~01. 집무실의 올가미
모항 - 집무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아침 준비를 하고 집무실로 발을 옮겼는데…….
→ 문을 연다.
팡! 드륵드륵드륵드륵…. 쾅! 따닥따닥따닥따닥…….
집무실 안쪽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다.
→ 주변을 관찰한다.
주의 깊게 살펴보았지만, 아무런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다.
치, 침착하자, 어제 일어났던 일을 생각하는 거다…….
알바코어: 맞아 맞아! 지휘관의 집무실에~ 아주 살~ 짝, 서프라이즈를 준비해뒀지!
알바코어: 헤헤헤~! 기대해 줘!
대체 무슨 서프라이즈가…….
(툭)
선반에 놔두었던 인형이 떨어졌다.
→ 줍는다.
인형을 줍기 위해 쭈그리고 앉았다.
……잠깐! 이건 혹시……. 피, 피타고라 스위치의…….
(솨아~!!)
머리 위에서 물이 든 양동이를 뒤집어써 버려,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었다.
알바코어: 지휘관, 굿모닝~!
모포와 대걸레를 든 알바코어가 내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알바코어: 이름하여, '지휘관을 일찍 일어나게 하는 스위치'! 어때? 꽤 효과 있지? 헤헤헤~~.
알바코어: 장치의 타이밍과 위치, 각도는 전부 철저히 계산했으니 지휘관의 머리 말고 다른 데를 적실 염려는 No!
역시 이 녀석 짓이였나아아아!!!!
큭, 어떻게든 이 녀석의 약점을 하나 둘 파악하지 않으면…!
~02. 잠수 체조!
모항 - 연습전 해역
오늘은 잠수함들의 연습전을 시찰하러 연습전 해역에 오게 되었다.
알바코어: 원, 투~! (쭉~쭈욱~)
이26 & 데이스: 원, 투~! (쭉~쭈욱~)
알바코어: 쓰리, 포~! (바들바들)
U-81 & 이19: 쓰리, 포~~~! (바들바들)
알바코어: 파이브, 식스~! (빙글빙글)
이58 & U-557: 파이브…… 식스…….(빙글빙글)
아무래도 잠수 전에 하는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알바코어: 허리 운동!
알바코어: 우선은 이렇게…, 다음은 이렇게…….
알바코어: 피니쉬! '서브마린 체조', 끝!
이26: 오오! 워밍업이 된 거 같아!
이58: 빨리 잠수하고 싶어…….
알바코어: 어라? U-47은?
U-81: U-47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니까! 훈련 때도 비번일 때도 보통은 따로 있어!
알바코어: 흠흠…….
알바코어: 내가 함께할 수 있도록 설득해둘게!
U-557: 그건 …좀 어려울지도…….
알바코어: 이 알바코어 님이라면 괜찮다니깐! 트러스트 미~!
알바코어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아까 그 수수께끼의 스트레칭도 알바코어가 리드하고 있었지.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모항의 잠수함들과 사이가 좋아졌다는 건가…….
~03. 알바코어의 멱살 캐리
모항 - 숙소
라피: 스킬 발동…….
알바코어: 라피, 위험해!
라피: …응?
롱 아일랜드: 우왓, 또 짤렸네……. 게임오버야~.
숙소에서 게임기 주변에 모여 다 함께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벤슨: 으엑, 이 피격판정, 완전 사기 아니야…….
롱 아일랜드: 으으윽…. 이 롱 아일랜드님의 스킬을 맞고도 쓰러뜨릴 수 없는 보스가 있을 줄은……. 레이드 게임, 만만히 볼 게 아니네!
알바코어: …….
알바코어: 아직 포기하긴 일러.
알바코어: 보스의 패턴을 대충 알 것 같아!
알바코어: 다들 제대로 호흡만 맞추면 반드시 쓰러뜨릴 수 있어!
알바코어: 이번엔 내가 이니시를 걸 테니까 한 번만 더 해보자!
롱 아일랜드: 오오오…. 알바코어 왠지 믿음직스러워! 이게 바로 리더의 카리스마란 건가?!
라피: 찬성…….
벤슨: 알바코어, 굉장한 자신감이네……~.
알바코어: 그럼 한 번만 더……. 퀘스트 스타트!
(30분 후)
알바코어: 이걸로 막타다! 받아랏! 합체 오의……. 이터널 포스 크래셔~!!
모두: 오오오오오오!!!
라피: 보스……. 쓰러졌어…….
벤슨: 우오오오오! 깼다아아아아아아!!
롱 아일랜드: 깨, 깼어……. 이 초고난이도 퀘스트를 공략 사이트도 안 보고…….
알바코어: 크하하하하하! 투 이지~! 이 알바코어가 못 깨는 보스는 없다고~!
알바코어는 굉장히 기뻐보인다.
모항의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구나…… 가 아니지, 흠 잡을 데가 없잖아……!
~04. 악마와의 계약
모항 - 집무실
요 며칠간 계속 관찰한 결과(의도하지 않은 관찰도 포함해서), 알바코어는 모항의 모두에게 장난을 치지는 않는다는 것과, 모두와 굉장히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관계에 문제는 없는 것 같아 반대로 안심했다.
알바코어: 지휘관!
알바코어: 있잖아, 나 지휘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거든?! 괜찮아?
뭐지, 왜 앙탈부리면서 얘기하지….
나쁜 예감이 든다. 이 녀석, 대체 무슨 꿍꿍이냐……!
알바코어: 지휘관, 혹시…… 요 며칠 동안 알바코어를 스토킹 했었어?
→ 솔직하게 인정한다.
알바코어: 아~ 역시~ 그랬구나~~
→ 어떻게든 부정한다.
알바코어: 지휘관, 거짓말은 하면 안 되지~
어떻게 대답하든, 내가 뒤에서 관찰하고 있었다는 걸 알바코어에게 걸렸다는 건 확실하다.
알바코어: 헤헤헤~ 이 사실이 모항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알바코어: "흥! 역시 변태 지휘관이네!", "그, 그럴 리가, 지휘관은 어째서 그런 짓을…! 설마 저도…….", "지휘관님은 역시 갈기갈기 찢은 다음에 옆에 두는 편이 좋겠네요……."
…알바코어는 동료들의 성대모사를 했다.
알바코어: 어쨌든, 지휘관은 뭘 하면 좋을 거 같아?
→ 알바코어에게 이유를 설명한다.
알바코어: 그랬구나……. 저번에 했던 얘기는 일단 접어두고, 인간관계에 대해 걱정해주고 있었구나.
알바코어: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말하는 걸 두 가지 들어주면, 없었던 일로 해줄게!
알바코어: 첫 번째는…, 지금 나 조금 피곤하니까, 지휘관의 무릎 위에서 오후엔 푹 낮잠 자고 싶네~. 그렇게 하면 나 다시 기운이 날지도!
알바코어: 그리고 또 하나는…, 일단 보류야! 생각나면 다시 얘기해줄게! 헤헤헤~.
알바코어: 응? 오후는 업무라고? 흠흠……. 내 알 바 아니지~~.
결국 업무를 마쳤을 땐, 다리가 저려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05. 두 사람의 해변 上
모항 - 해변
알바코어: 아! 두 번째 생각났다!
알바코어: 내일, 바다에 가고 싶은데……. 그때 지휘관이 나랑 놀아줬으면 좋겠어!
그렇게된 연유로ㅡ 오후엔 알바코어와 함께 해변에 오게 되었다.
알바코어: 오늘의 모래사장은 우리들 밖에 없는 것 같네! 헤헤헤~. 어떤 짓을 해볼까나~지·휘·관♡
→ 바다에서 헤엄치길 제안해본다.
알바코어: 어라? 헤엄만 치는 거야? 딱히 싫진 않지만.
→ 근처의 무인도까지 시합하길 제안해본다.
알바코어: 좋아!
알바코어: 잠수함의 자존심을 걸고! 지휘관, 승부다아아아!!
알바코어: 라고, 멋있는 대사를 날리고….
첨벙!
알바코어: 방심한 틈에 스위밍 스타트! 바이바이~!
나의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알바코어는 먼저 바다에 뛰어들었다.
→ 쫓아간다.
무인도까지 진짜로 헤엄쳐 도착했지만, 알바코어가 도착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나의 승리군.
알바코어: 서프라이즈!!
알바코어: 아하하하! 지휘관, 깜짝 놀랐어?
알바코어: 사실은 한참 전에 도착했었다고~. 이 승부, 내가 이겼지롱!
알바코어: 그럼……, 제2 라운드, 스타트!
알바코어는 또 다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이겨야……!
~06. 두 사람의 해변下
수평선 쪽을 바라보니, 하늘은 이미 석양으로 인해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알바코어: 최종 결과는 10승 0패. 후후~ 내게 이기려면 아직 100년은 이르다고~.
알바코어: 확실히 좀 지치는군……. 하아…….
내가 모래사장 위에 털썩 주저 앉자, 알바코어가 내 옆으로 쪼르르 다가와 옆에 앉았다.
알바코어: 그래도 이렇게 마음껏 헤엄쳐본 건 또 오랜만이네.
알바코어: 전엔 언제 이렇게 마음 놓고 헤엄쳐봤더라….
알바코어: …기억이 안 나.
알바코어: …….
알바코어: 아무튼, 오늘은 지휘관과 함께 놀아서 정말 즐거웠어! 두 번째 약속도 이걸로 오케이야!
→ 나도 즐거웠다고 대답한다.
알바코어: 응……?
알바코어: 후, 후후후후, 다, 당연하지! 누가 같이 놀아줬는데!
알바코어: …….
알바코어: 나나나나도 참 뭐라는 거야~!!
알바코어: 몰라! 지휘관 때문에 분위기 이상해졌잖아!!
알바코어는 갑자기 일어나자, 파도가 갑자기 밀어닥쳤다.
알바코어: 받아라! 체인 웨이브 어택!
알바코어: 아하하하! 이제 도망칠 덴 없다고~!
결국 해가 질 때까지 알바코어와 해변에서 놀게 되었다.
~07. 굿나잇, 그리고…… 굿모닝!
모항 - 지휘관 침실
하루 종일 놀아서 피곤했는지,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난 침대에 쓰러졌다.
(쿡…쿡…)
볼을 누군가가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작은 목소리로) 지휘관, 벌써 자는 거야?
이 목소리는…… 알바코어인가.
→ 자는 척을 한다.
알바코어: 진짜 자는 거야? 혹시 자는 척하는 거 아냐?
알바코어: ……정말이지, 잠들어버린 거라면 별수 없지…….
알바코어: ……(문질문질)
알바코어: 있잖아, 지휘관……. 나, 지휘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다구.
알바코어: 우선은 고마워. '약속' 이란 걸 이용해서 나랑 함께 있게 한 거지만, 지휘관이 함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해줬을 때, 나 진짜로 기뻤다?
알바코어: 그리고 함대 사람들한테도 고마워. 다들 정말 친절하게 나한테 마음을 열어줬거든. 같이 훈련하고, 수다 떨고, 게임 하고…. 나, 정말 행복한걸.
알바코어: 혹시…, 혹시 말이야, 어뢰를 누군가를 가라앉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친구를 놀래주기 위해 띄우는 날이 온다면…….
알바코어: 그런 날이 꼭! 언젠가는 오겠지?
알바코어: ……아무튼 나, 함대의 모두가 너무 좋아.
알바코어: 그리고 지휘관, 늘 괴롭히기만 하지만, 사실은…….
볼에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져왔다.
알바코어: 좋아해.
알바코어: 그리고, 내일도 서프라이즈를 잔뜩 준비할 테니까 기대하라고~♪……왜냐면 내가 모처럼 좋은 얘길 해줬는데, 계속 자는 척이나 하고 있으니 말야! 혼 좀 나야겠어~! 헤헤헤♪~.
다음 날.
재블린: 지, 지지진짜로??! 지휘관이 알바코어랑 같은 방에서 하룻밤을 보냈다고?!
아야나미: 같은 방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 는 건 무슨 뜻인가요?
Z23: 지휘관, 아무리 그래도 같은 방에서 자는 건 좀……!
라피: 지휘관, 혹시 로리콘…….
다, 당했다…….
결국, 모두의 오해를 푸느라 오전 내내 진땀을 흘렸다.
앞으로도 이렇게 소란스러운 날들이 계속 될 것 같지만, 즐거우니까 뭐…, 나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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