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촬영, 스타트!
알프레도 오리아니: 앨라배마, 몸을 살짝 바깥쪽으로…… 응, 그대로 있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타카오는 준비됐어? 가장 자신 넘치고 우아한 느낌으로 부탁해~!
알프레도 오리아니: 응응…… 아주 좋아! 이 정도면 되겠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다들 주목~! 그럼 지휘관 전용 프라이빗 사진 특집, 촬영 시작한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오케이! 다들 포즈 완벽해.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바쁘게 지시를 날리며 촬영을 하고 있는 알프레도의 모습이 보였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흐으음…….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다 완벽한데, 왜 뭔가 빠진 기분이 들지…….
옆에 있던 젠우도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것 같았다.
젠우: 무엇이 부족한지는… 저쪽을 잘 봐봐.
지휘관: 이런… 촬영 중이었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아! 지휘관! 마침 잘 왔어! 내가 찍은 사진 좀 봐줘!
알프레도 오리아니: 모항 제일의 저널리스트로서 최고의 장면을 찍을 자신이 있는데…… 뭔가 이상한 거 같아.
젠우: 맞아요. 구도도 포즈도 흠잡을 데가 없는데…….
젠우: 지휘관님은 어디가 문제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알프레도가 찍은 사진을 확인했다. 조명에 비친 동료들의 모습은 우아함 그 자체로, 자연스럽고 독특한 기품이 배어 있었다.
앨라배마: ……아. 지휘관, 뭔가 알 거 같아.
타카오: 알았다니, 무엇을……?
앨라배마: '프라이빗'이 주제라면 더 안쪽 옷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알프레도 오리아니: 오! 맞아! 겉에만 정신이 팔려 있어서 본래 전해야 할 내면을 간과하고 말았어!
타카오: 앨라배마……. 그 '안쪽 옷'이란 설마……!?
앨라배마: 도와줄까?
타카오: ……윽!?
타카오는 입술을 살짝 깨물더니, 각오를 다진 듯 상의 밑단을 손끝으로 잡고 그대로 확 올렸다.
그 기세에 압도되어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눌렀다.
알프레도 오리아니: 이거야말로 최고의 순간이야!
타카오: 지, 지휘관공?! 정말로 찍은 건가……. 너, 너무 부끄럽군…….
지휘관: 엄청 느낌 좋았어.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럼 디자이너의 견해도 들어 볼까~ 지휘관이 찍은 이 사진, 완벽하지 않아?
젠우는 사진을 보며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젠우: 특집 기사의 표지는 이 사진으로 결정이네요.
알프레도 오리아니: 에헤헤. 다들 이거다! 라는 반응이네.
알프레도 오리아니: 설마 지휘관이 촬영에도 소질이 있을 줄이야~ 그 찰나의 타이밍을 잘도 포착했네!
지휘관: 그냥 우연일 뿐이야.
알프레도 오리아니: 또 또 겸손하긴~ 완벽한 순간이란 날카로운 감성이 없으면 포착할 수 없는 법이라구?
알프레도 오리아니: 그런 의미에서 지휘관. 패션 특집의 남은 촬영은 맡길게!
젠우: 괜찮은 생각이네요. 의상은 제가 미리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런데 지휘관님.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젠우: 분명 지휘관님만을 위한 특집이고, 스스로 촬영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지만…….
지휘관: 당연히 협력해야지. 그보다…… 아까부터 중금했는데 왜 이 테마로 정한 거야?
젠우: 최근 모항에서 이런 장르의 옷이 팔리고 있다길래, 우연히 견본이 포함된 주문서를 손에 넣었습니다만…….
젠우: 솔직히 말해서 무엇 하나……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는 것들뿐이었어요.
젠우: 디자이너로서 불평보다는 작품으로 승부하고 싶었고, 이 기회에 당신에게 정말로 가치 있는 디자인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지휘관: 그렇구나…….
알프레도 오리아니: 자, 지휘관! 다음 촬영도 계속 가 보자!
알프레도 오리아니: 지휘관이라면 분명 모두의 최고의 매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우리가 한창 이야기하던 그때, 촬영 스튜디오 문틈으로 녹색 고양이가 몰래 엿듣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카시: 훗훗후. 원래는 이 특집을 통해 지휘관의 취향을 파악해서 추가 발주를 넣을 생각이었는데…….
아카시: 설마 지휘관이 직접 카메라를 잡다니, 이건 최고 중의 최고다냐!
아카시: 이제 특집 기사 의상대로 물건을 들여오기만 한다면…….
아카시: 불티나게 팔릴 게 틀림없다냐! 대박은 따 놓은 당상이다냐!
~02. 당신에게 바치는 진실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마음이 가라앉는군.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역시 너였구나, 지휘관.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일부러 촬영을 위해 이렇게 와 주다니…… 고마워.
소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가 천천히 나를 돌아봤다.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사진은 그 사람의 '본모습'을 담아낸다고 들었어.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당신의 렌즈에 비치는 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네.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하지만…… 이런 촬영은 나도 처음이어서…….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나를 지도해 주겠어……?
지휘관: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우선 연습 삼아 몇 장 찍어 볼까?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물론……. 어떻게 하면 될까……?
지휘관: 우선 포즈를 바꿔 보자……. 바닥에 앉아서 소파에 기대 봐…… 그래 지금 좋아.
지휘관: 고개를 조금만 더 왼쪽으로…… 아, 조금 너무 갔어……. 살짝만 다시 돌려줘.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이렇게…… 하면 될까?
지휘관: 그래. 각도 아주 좋아.
나는 뷰파인더 너머로 프란체스코를 화면 중앙에 포착했다. 몸에 딱 붙는 의상이 그녀의 라인을 따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읏……. 네가 쳐다보고 있으니…… 상상 이상으로 가슴이 설레네…….
지휘관: 마음 편하게 먹어. 지금은 그냥 평범하고 조용한 오후고, 우리는 평소처럼 대화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지휘관: 몸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가장 편한 자세를 찾아봐.
그녀의 눈동자는 망설임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천천히 다리를 뻗으며 발끝으로 탐색하듯 나를 살며시 건드렸다.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평소처럼…….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지휘관에게 마음을 연다……라는 느낌이면 될까?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프란체스코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맞춰 나도 카메라를 들어 그녀의 느긋한 모습을 포착하려 했지만…….
다음 장면은 내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프렌체스코는 천천히 옷자락을 걷어올렸다. 곱고 매끄러운 피부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다.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당신이 봐줬으면 해…….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더 '진실한' 나를.
옷깃이 스치는 소리와 함꼐 옷자락은 더욱 위로 올라가, 이내 가슴팍 부근에서 멈췄다.
그녀는 뺨을 붉히면서도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지휘관……. 내 마음…… 이제 제대로 보여?
나는 생각보다 먼저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이 각도로…… 이 포즈로…….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을 당신에게 전하고 싶어.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제대로…… 닿았어?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그렇다면…… 조금 더 가까이에서 찍어 줄래?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조금 더…… 친밀한 어필을 해도 될까?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네 마음에 더욱 깊게 새겨지고 싶어.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 밤의 장막이 내리기 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진실'을, 전부 당신에게 바칠게…….
~03. 두근두근 내기
알베르토 다 주사노: 오~호호호♪ 친애하는 지휘관님, 드디어 오셨군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당신의 전속 모델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마치 우아하게 날아오르는 나비처럼, 알베르토는 나를 그녀만의 세계로 안내했다.
알베르토 다 주사노: 제 '스튜디오'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꽤 괜찮은 분위기죠?
알베르토 다 주사노: …한정된 공간과 조명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지휘관님께 어울리는 장소랍니다~
알베르토 다 주사노: 물론 도전을 받아주신 지휘관님께는…… 제가 특별한 포상을 준비해 두었어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자, 제가 정성껏 고른, 지휘관님의 마음을 설레게 할 비밀 병기를 확인해 보세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는 다양한 의상이 줄지어 옷걸이에 걸려 있었다.
섬세한 레이스가 우아한 실루엣을 그리고, 안쪽이 비치는 얇은 직물이 많이 있었다.
알베르토 다 주사노: 오늘은 지휘관님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최고의 한 장을 찍어 보자구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아, 찍기 전에…… 내기 하나 제안드려도 될까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내용은 바로, 제가 오늘 지휘관님을 설레게 할 수 있느냐 없느냐예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만약 제가 이긴다면…… 내일은 저만의 수행원이 되어 어디든 함께 가주셔야겠어요.
지휘관: 그럼 진다면?
알베르토 다 주사노: 그때는…… 이 우아하고 매력적인 알베르토가 완벽한 하루를 함께 보내드리겠어요♪
지휘관: 결국 똑같은 거 아닌가…….
알베르토 다 주사노: 아뇨, 전혀 다르답니다! 주도권을 쥐는 것과 빼앗기는 것은 천지 차이라구요.
그녀는 빙글 한 바퀴 돌더니, 의상 두 벌을 가슴팍에 대며 짓궂은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알베르토 다 주사노: 지휘관님, 이 옷은 어떠세요? 파란색이 저의 기품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죠?
알베르토 다 주사노: 아니면…… 보라색 쪽이 더 두근거리시나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후후……. 제가 이 옷을 입은 모습을 상상하고 계시는 거죠?
알베르토 다 주사노: 자, 친애하는 지휘관님……. 당신이 더 보고 싶은 것은 어느 쪽인지 말씀해 주세요♪
그녀는 미소와 함께 나를 응시했다. 그 미소가 얼마나 밝고 사랑스러운지는 본인도 알지 못할 것이다…….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고, 그 순간의 그녀를 뷰파인더 속에 가두었다.
알베르토 다 주사노: 어머? 지휘관님, 벌써 찍으신 건가요? 아직 대답도 듣지 못했는데!
→ 둘 다 좋아
지휘관: 옷이 다 좋아서 우열을 가릴 수가 없어.
→ 알베르토의 미소가 제일 좋아
지휘관: 의상도 좋지만 알베르토의 미소가 훨씬 더 좋아.
알베르토 다 주사노: 제, 제 미소…… 말씀이신가요? 어머…….
알베르토 다 주사노: 지휘관님도 참♪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방금 전 기습 촬영은 용서해 드리겠어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하지만 지휘관님…… 방금은 살짝 두근거리셨죠? 분명 설레셨던 거죠?
알베르토 다 주사노: 오~호호호♪ 그렇다면 이번 내기는…… 저의 승리네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내일은 하루 종일 제 말을 들어주셔야겠어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후후. 그럼…… 이 촬영 장비들을 정리하는 것을 도와주시겠어요? 내일을 위한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알베르토 다 주사노: 아니면…… 누가 먼저 정리를 마치나 한 번 더 내기하시겠어요?
내 쪽으로 다가온 알베르토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알베르토 다 주사노: 진 사람은…… 이긴 사람의 소원을 무엇이든 하나 들어주는 것으로요♪ 네… 뭐든지 말이에요♪
~04. 서프라이즈 고저스 프라이즈
우골리노를 위해 준비된 따스한 분위기의 세트장에 도착했다.
세트 중앙에는 눈길을 끄는 인형 뽑기 기계가 몇 대 놓여 있었고, 안에는 다양한 인형들이 들어 있었다.
우골리노는 그중 한 대 앞에서 유리에 양손을 대고 안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지휘관: 뭐가 갖고 싶어? 뽑아 줄게.
우골리노 비발디: 히익…… 지, 지휘관님……!
우골리노 비발디: 아,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조금…… 그…… 이, 일단 촬영부터 시작할까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녀의 시선은 분홍색 토끼 인형에 고정되어 있었다.
지휘관: 괜찮아. 나도 뽑을 수 있을지 실력 발휘 좀 해 보고 싶어서 그래.
우골리노 비발디: 그, 그러시다면…… 지휘관님, 조심하세요. 이 기계, 그다지 '건강'해 보이지 않거든요….
지휘관: 고장이 잘 난다는 뜻인가……. 걱정 마. 나한테 맡겨.
나는 코인을 넣고 기계를 조작했다. 그러나 집게 힘이 약해 들어올리는 도중 인형이 툭 떨어지고 말았다.
우골리노 비발디: 앗……! 아까워라!
지휘관: 괜찮아. 한 번 더 해 볼게.
두 번째, 세 번째…… 그리고 열 번째. 전부 간발의 차이로 실패하고 말았다.
우골리노의 표정은 점점 진지해졌고, 미간에도 작은 주름이 잡혔다.
우골리노 비발디: 지휘관님……. 이 인형 뽑기, 분명 '병'에 걸린 거예요……. 제가 한번 진찰해 볼게요.
우골리노는 청진기를 꺼내더니 잠기지 않은 유리창을 능숙하게 열고는 인형 더미 속으로 슥 파고들었다.
지휘관: ……그, 그런 방법이…….
우골리노 비발디: 이, 이건 진찰이니까요! ……으음. 정말로 병에 걸린 것 같아요……. 얼른 치료해야 해요.
우골리노 비발디: 어디 보자…… 집게 관절에 문제가 있나 봐요……. 그래서 귀여운 토끼를 잡지 못했던 거군요?
우골리노 비발디: 이러면…… 됐다!
우골리노 비발디: 지휘관님, 한 번 더 해 보세요!
나는 다시 버튼을 눌렀다. 집게가 천천히 내려가더니――인형이 아니라 우골리노의 왼손을 낚아챘다.
우골리노 비발디: 엣……? 왜, 왜 인형이 아니라 저를……?
집게가 천천히 올라가며 우골리노의 손도 함께 들어올렸다.
게다가 이번에는 집게가 벌어지지도 않고 단단히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있었다.
우골리노 비발디: 지, 지휘관님…… 이게 대체……?
우골리노 비발디: 설마…… 지휘관님이 정말로 뽑고 싶었던 건…… 저였나요……?
지휘관: 맞아……. 아무래도 치료가 정말 효과가 있었나 봐.
집게에 매달린 소녀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뺨을 발그레 붉히고 있다. 이건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나는 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우골리노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셔터를 눌렀다.
우골리노 비발디: 지휘관님, 지금 찍고 계실 때가…… 앗!
셔터 소리가 울린 직후, 집게는 툭하고 힘이 풀리며 우골리노의 손을 놓아주었다.
나는 서둘러 그녀에게 달려갔다. 품에 안긴 우골리노는 신기한 듯 집게를 올려다봤다.
우골리노 비발디: 사, 살았나요……?
우골리노 비발디: 방금은…… 왠지 지휘관님께 잡힌 느낌이었어요…….
우골리노 비발디: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지휘관님이라면…….
우골리노 비발디: 조금 기뻤어요……. 에헤헤.
우골리노 비발디: ……저, 계속 이런 식으로…… 지휘관님께 '잡히고' 싶었거든요.
우골리노 비발디: 지휘관님의 특별한…… 사진 속의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고 싶어요…….
우골리노 비발디: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분명…… 너무 행복해서 가슴이 터질지도 몰라요…♪
~05. 이레귤러 수행 지도
스튜디오. 타카오는 단색 배경 앞에서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지휘관: 그럼 시작해 볼까.
타카오: 그래. 준비됐다.
카메라를 들고 조명을 켜자, 즉시 타카오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셔터 소리에 맞춰 팔짱을 끼거나, 뒤를 돌아보거나…… 모든 동작에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지휘관: 타카오, 잠깐 멈춰봐.
타카오: 지휘관공. 소인의 포징이 허술했나?
지휘관: 그건 괜찮은데…… 너 발목 아파?
타카오: ……역시 지휘관공의 눈은 속일 수 없군. 오늘 아침 수행 중에 발목을 살짝 삐었다. 하지만 촬영에는 지장 없어…….
타카오: 이대로 계속하지. 오늘의 수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타카오: ……컨디션 조절도 수행의 일환? 흠. 그 말도 일리가 있군…….
타카오는 잠시 망설이더니 바닥에 주저앉았다.
타카오: 지휘관공. 혹시 괜찮다면…… 소인의 발목 상태를 봐줄 수 있겠나?
타카오: ……읏! 지, 지휘관공, 손가락이…….
타카오: 아, 아무것도 아니다……. 단지…… 이렇게 타이즈 너머로 만져지니…… 묘한… 감촉이…….
타카오: ……히익! 거, 거기는…… 큭…….
타카오: 미, 미안하다, 지휘관공!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군! 소인의 기강이 해이해진 탓에…….
타카오: 지휘관공은 그저 마사지를 해 주고 있을 뿐인데…… 어찌하여…… 숨이 가빠지는 것인지…….
타카오: ……하, 하아……. 발바닥을……. 지휘관공, 그, 그렇게 강하게…….
타카오: 짜릿한 느낌이…… 종아리에서 위로…… 이, 이런 수행……, 소인은, 더는…….
타카오: ………….
타카오: ……핫! 미, 미안하다, 지휘관공! 소인의 불찰로 인해 번거롭게 해서…!
타카오: 하지만…… 훨씬 편해진 것도 사실이군…….
지휘관: 좀 더 쉴래?
타카오: 거, 걱정할 것 없다. 계속 촬영할 수 있어.
지휘관: 아니, 역시 이대로 가자. 방금 영감이 떠올랐거든.
지금 타카오는 순백의 배경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다. 그녀는 뺨을 붉게 물들인 채 평소답지 않은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찰칵!
타카오: 지휘관공! 소인, 아직 포즈를――
지휘관: 괜찮아. 꾸밈없는 매력이 드러난 타카오를 찍고 싶었거든.
나는 카메라를 타카오에게 보여줬다. 그곳에는 가식 없이 온화한 얼굴의 타카오가 나와 있었다.
타카오: 이것이…… 편안한 모습의 소인인가…….
지휘관: 오늘 수행은 여기까지야. 돌아가서 푹 쉬어.
타카오: 알겠다. ……저기, 지휘관공…….
타카오: 괜찮다면 내일도…… 소인의 수행에 함께해줄 수 있겠나…!
~06. 프라이빗 촬영을 위한 첫걸음
나는 앨라배마의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그녀는 진지하게 조명 각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앨라배마: 음……. 렌즈에 더 가까이 대면 조명이 더 부드러워질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등이 내 몸에 부딪히자 그녀는 움직임을 멈췄다.
앨라배마: ……지휘관?
앨라배마: 마침 잘 왔어. 조명 좀 봐줄래?
지휘관: 괜찮은 거 같은데. 오른쪽에 옅게 빛이 있으면 더 좋겠어.
앨라배마: 응, 알겠어.
앨라배마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어째서인지 스타킹 가장자리에 손가락을 걸고 스르륵 내리기 시작했다.
지휘관: 가, 갑자기 왜 벗는 거야……?
앨라배마: 이번 촬영…… 스타킹은 별로 필요 없을 거 같아서……. 영차…….
지휘관: 일단 한 번 찍어 보자. 스타킹이 시선을 유도할 수도 있으니까.
앨라배마: ……그래?
앨라배마는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는 중간까지 내렸던 스타킹을 살며시 원래 자리로 되돌리고, 주름이 남지 않도록 정성껏 매만졌다.
앨라배마: 그러니까…… 이렇게 신고 있는 편이 시선을 끌어서 오히려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거지……?
그녀는 살짝 몸을 비틀어 빛이 천의 무늬에 닿도록 했다.
앨라배마: 응……. 조명을 받으니 따뜻해……. 스타킹도 녹아 버릴 거 같아…….
앨라배마: 지휘관, 좀 가까이 갈까? 더 잘 보이게…?
지휘관: 괜찮아. 이대로도 충분해.
부드러운 빛 속에서 그녀는 자연스럽게 포즈를 바꿨고, 이에 화답하듯 셔터 소리만이 고요하게 울렸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자, 앨라배마는 가볍게 기지개를 켜며 가느다란 한숨을 내뱉었다.
앨라배마: 후우……. 왠지 덥네. 지휘관, 손 좀 빌려 줄래?
앨라배마는 내 팔에 살며시 손을 얹고 그대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순식간에 거리가 좁혀졌고, 서로의 체온이 또렷하게 전해졌다.
앨라배마: 지휘관…… 이 각도가 더 예쁘게 찍혀?
앨라배마: 초점이 안 맞아? ……그럼, 이렇게 하면?
내 대답보다 빠르게 그녀는 삼각대의 카메라를 셀프타이머로 바꾸더니, 내 손을 잡아끌어 조명 아래로 데려갔다.
앨라배마: 지휘관, 가만히 있어. 투 샷 찍을 거니까.
나는 앨라배마가 시키는 대로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었다.
그러자 앨라배마는 무릎을 살짝 들어올리고, 스타킹 가장자리를 돌돌 말 듯 내리기 시작했다.
앨라배마: 같이 찍는 거니까…… 주인공은 우리 둘로 충분해.
앨라배마: 시선 유도가 필요 없다면 포인트를 줄 필요도 없지……. 오직, 우리 둘뿐…….
스타킹을 무릎 아래까지 내렸을 때쯤, 그녀는 어느새 완전히 내 품에 기대고 있었다.
앨라배마: 지휘관…… 벗는 거 도와줄래?
앨라배마: 찍는 건, 서로 껴안고 있는 우리 모습이니까…….
~07. 하나부터 열까지 개인 레슨
젠우의 디자인 스튜디오 앞에 도착했다.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 그녀가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연필이 종이 위를 사각사각 달리며 부드러운 곡선을 새겼다.
젠우: 왔으면 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들어오세요. 기척으로 다 들켰으니까.
젠우: 부탁했던 커피는 가져오셨죠? ……뭐, 그보다 우선 중요한 것부터 확인해야겠네요.
젠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더니 다짜고짜 내 손목을 잡고 천장의 조명 아래로 끌어당겼다.
젠우: 완벽한 의상에는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솔직한 피드백이 필수적이에요.
젠우: 자, 제 신작을…… 지금 입고 있는 이 '조광의 그림자'를 봐주시겠어요?
그녀는 두 팔을 들어올려 몸에 딱 맞는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젠우: 라인에 의한 시선 유도에 집중해 보세요. …신비한 여백을 남기면서도 모델의 프로포션을 돋보이게 만들었거든요.
젠우: 자. 10점 만점에 몇 점인지 점수를 매겨 보세요.
지휘관: 훌륭한 디자인이라 좀 어렵네. 좀 더…… 세부적인 디테일을 보고 싶은데…?
젠우: 어머? ……후후, 그렇게 나오시겠다?
젠우: 걱정 말아요. 의상도, 나 자신도…… 찬찬히 보여줄 테니까.
젠우는 몸을 살짝 비틀었다. 그러자 원단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우아한 곡선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젠우: 그런데 지휘관님. 옷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요소가 뭔지 아시나요?
지휘관: 형태… 색상… 소재?
젠우: 아뇨. 정답은 모델, 모델, 그리고 모델이에요.
마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실을 설명하는 것처럼, 젠우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젠우: 뛰어난 의상은 코디 이상의 가치가 있어요. 착용자의 독특한 기질이나 매력, 떄로는 욕망까지도… 일깨워 주죠.
젠우: 하지만 그러려면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입고 있다'라는 전제가 필요해요.
젠우: ……이해할 수 있나요?
지휘관: 즉 이 옷을 입고 있는 젠우 너도 옷의 점수를 좌우한다는 거야?
그녀가 어딘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 순간――
찰칵.
젠우: ……훌륭해요. 디자인의 진수를 깨달은 모양이네요, 지휘관님.
지휘관: 이 사진에 '디자이너와 세 요소'라는 제목을 붙이는 건 어때?
젠우: 나쁘지 않네요. 그럼 답례로…….
젠우는 한 걸음 다가오더니, 내 소매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고는 즐겁게 내 반응을 관찰했다.
젠우: 이번에는 다른 각도에서…… 찬찬히 이 디자인을 '관찰'해 봐요.
젠우: 비주얼에 대한 감상을 더 자세히 들려줘요……. 그리고 원단의 촉감에 대한 평가도. 알겠죠?
지휘관: 잠깐만. 원단의 촉감까지……?
젠우: 물론이죠.
젠우: 카메라맨이라면 피사체를 가까이서 관찰하고, 직접 만져 보며 확인하는 것쯤은 당연한 일이잖아요?
젠우: 자……. 원단의 질감, 신축성…… 그 아래의 온도까지도…….
젠우: 말해 봐요, 지휘관님. 몇 점이나 주시겠어요?
젠우: 서두를 것 없어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확인하고…… 그 다음에 결론을 들려줘요.
~08. 촬영 삼십육계
어드미럴 나히모프: 삼각대 고정, 광학 보정, 좋아. 설비는 전부 베스트 컨디션…….
어드미럴 나히모프: 남은 건…… 실제로 촬영해서 검증하는 것뿐.
어드미럴 나히모프: 하지만 그건 지휘관밖에 할 수 없어……. 으음…….
지휘관: 불렀어?
나히모프의 케이블이 움찔하며 반응했다. 그녀가 빠르게 몸을 돌리는 바람에 손에 든 도구가 하마터면 미끄러져 떨어질 뻔했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아, 지휘관.
어드미럴 나히모프: 그럼…… 촬영, 시작해도 될까?
지휘관: 그래. 우선 레이아웃부터 정해 보자.
어드미럴 나히모프: 지금까지의 촬영 경험을 토대로…… 아까 서 있는 위치랑 포즈를 몇 가지 테스트해 봤어.
나히모프는 배경판 앞에 서서 무의식적으로 양손을 앞에 모은 채 살짝 어색한 자세를 취했다.
나는 셔터를 눌렀다. 플래시가 터지자 그녀는 미세하게 어깨를 움츠렸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플래시…… 역시 좀 눈부셔.
어드미럴 나히모프: 하지만 괜찮으니까. 지휘관, 계속해줘.
어드미럴 나히모프: ……윽. 미안…… 또 포즈가…….
어드미럴 나히모프: 아, 눈 감았어? 알겠어……. 안 감게 노력해 볼게…….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나히모프가 반사적으로 눈을 가늘게 뜨며 몸을 뒤로 젖히는 바람에 촬영은 좀처럼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지휘관: 나히모프, 일단 좀 쉴까?
어드미럴 나히모프: 지휘관……. 나히모프가 잘 못 했어? 아니면 설비 튜닝이 필요해?
지휘관: 아니, 실력이나 설비 문제가 아니야.
지휘관: 긴장했을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해 온 게 있으니까 괜찮아.
나는 옆에 있는 자재 선반에서 촬영 가이드 한 권을 꺼냈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이건……?
지휘관: 『촬영의 비결 36가지』라는 책인데, 한번 같이 해 볼까?
지휘관: 우선은…… 고양이, 가 아니라…… 어흠. 모델이 카메라를 똑바로 보게 하지 말고, 살짝 옆으로 비껴서 보게 한다.
나히모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살짝 기울였다. 그러나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다시 내 쪽을 향하고 말았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이렇게?
지휘관: 다음은…… 장난감으로 주의를 끈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장난감?
나는 상자에서 깃털 장식을 꺼내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러자 나히모프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깃털을 따라 움직였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지휘관……. 뭔가 기분이 이상해…….
어드미럴 나히모프: 도저히…… 집중이 안 돼…… 으응…… 냐아앙…….
지휘관: 이것도 해 보자. …주변을 조용하게 하고, 소음을 내지 않도록 한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응……. 조용한 편이 마음이 놓여…….
지금까지의 소란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나히모프의 표정도 점점 더 자연스러워졌다.
나는 찰칵 하고 셔터를 눌러 멋진 순간을 포착했다.
지휘관: 좋아, 이걸로 완료.
어드미럴 나히모프: ……벌써 끝났어?
나히모프는 아쉬운 듯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가이드북의 표지로 향했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고양이 촬영의 비결 36가지』……?
지휘관: 들켜 버렸나. 그래도 효과는 만점이었잖아. 한번 결과물을 같이 확인해 볼래?
카메라를 건네주자 나히모프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살며시 화면을 들여다봤다.
어드미럴 나히모프: ……응. 잘 찍혔어…….
어드미럴 나히모프: 하지만 다음에는…… 제대로 된 매뉴얼로 부탁해…….
어드미럴 나히모프: 뭐…… 지휘관이라면…… 이런 특별 취급도…… 괜찮을지도…….
~09. 결정적인 모습은 아름다운 노출에 있다
오전 촬영을 마치고 대기실의 불을 켜려던 순간,
누군가 소리 없이 등 뒤로 다가와 나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모가도르: 지휘과안…… 드디어 찾았다아……♥
모가도르는 얇은 타월 한 장만 걸친 모습으로 다짜고짜 휙 거리를 좁혔다.
모가도르: ……오늘은 모가도르를 찍어 준다고 약속했었지……?
지휘관: 모가도르……? 촬영은 오후 아니었어?
모가도르: ……스튜디오에서는 얌전히 기다려야 하니까……. 촬영 준비하는 소리밖에 안 들리고…….
모가도르: 지휘관이 찍어 주는 걸 상상했더니…… 몸이 점점 달아올라서…… 만나러 와 버렸어…….
모가도르: 그리고오…….
모가도르: 지휘관 같은 대단한 카메라맨이…… 가장 먼저 노리고 싶은 건…….
모가도르: 아무런 꾸밈도, 장식도 없는…….
모가도르: 있는 그대로의 가장 매력적인 모습…….
모가도르: 지휘관도 분명…… 그런 모가도르가 보고 싶지?♥
열기를 띤 숨결을 뱉으며 모가도르는 몸을 거의 통째로 밀착시켰다.
타월 아래로 부드러운 곡선이 드러나고, 달콤한 향기과 열기가 교차했다.
모가도르: 있지, 지휘과안……. 카메라 준비됐어?
모가도르: 모가도르…… 더는 뜨거워서 못 참겠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가도르는 타월을 잡고 천천히 벗기 시작했다.
모가도르: 자, 지휘관~…….
모가도르: 그 렌즈로 모가도르를…… 지휘관만의 순간을 포착해줘어…♥
하얀 타월이 몸을 따라 스르르 흘러내리며, 팔에 걸려 완전히 떨어지기 직전의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조준해 셔터를 눌렀다.
찰칵.
모가도르가 숨김없이 '알맹이'를 드러낸 순간, 그 모습이 화면에 새겨졌다.
지휘관: 어라…… 수영복…?
모가도르: 맞아……! 프라이빗 화보니까…… 땀 흘려도 괜찮고오…….
지휘관: 머리 좀 썼네…….
모가도르: 타이밍도, 각도도 완벽해…….
모가도르: 지휘관은 역시…… 모가도르를 제일 잘 이해해 주는구나♥
모가도르: 그치마안…… 옷에 묶여 있는 건 역시 답답하단 말야…….
모가도르: 촬영도 무사히 끝났으니까…… 으헤, 으헤헤헤…….
모가도르는 등 뒤로 손을 돌려 후크를 더듬으며 마지막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모가도르: 으응……? 뭐가 걸린 거 같은데…….
몇 번을 시도해 봐도 옷은 풀리지 않았고, 그 사이 모가도르의 호흡은 점점 더 가빠졌다.
모가도르: 이거…… 모가도르 혼자서는 도저히 못 벗겠어어…….
모가도르: 하아…… 하아…… 뜨거워…….
모가도르: 으헤헤헤…. 이제 지휘관밖에 믿을 사람이 없어…. 부탁이야아…… 도와줘어♥
모가도르: 자아…… 거기를……. 응, 거기~♥
~10. 패션의 진수
며칠 뒤. 젠우는 정성껏 마감한 사진집을 내밀었다.
두툼한 아트지에 모두의 모습이 완벽하게 담겨 있었다.
젠우: 지휘관님, 확인해 보세요. 당신이 찍은 것들이 전부 수록되어 있어요.
젠우: 현란하고 화려한 것도 있고, 소박하고 차분한 것도 있는데…… 어떤 게 가장 마음에 드나요?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며 대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지휘관: 전부 훌륭해서 고를 수 없다고 해야 할까……. 작품을 보는 것보다는 보여가 보여준 순간순간이 최고라고 생각해.
지휘관: 왜냐면 여기에는 모두가 표현한 생생한 감정이 담겨 있으니까.
젠우: 역시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움은 디자이너와 모델의 표현이 맞물릴 때 태어나는 법이군요.
젠우: 완벽한 디자인만을 쫓기 보다는, 각각의 작품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 방식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겠죠.
젠우: 후후. 지휘관님 덕분에 또 한 번,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어요.
창밖으로 석양이 모항에 얇은 금빛 베일을 씌우고 있었다.
나의 촬영 여행은 이것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젠우의 디자인을 향한 탐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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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카시의 창고에서는――
아카시: 말도 안 돼… 절대 있을 수 없다냐!
아카시: 왜 하나도 안 팔리는 거냥!?
아카시: 분명 블루오션이었는데! 모항에서 조사도 철저히 하고, 젠우의 디자인도 몰래 밀어줬었는데…….
아카시: 심지어 지휘관이 직접 촬영까지 했는데…!!
아카시: 왜…… 왜 한 벌도 안 팔리는 거냥?!
아카시: 설마…… 설마 모항 동료들의 니즈가 전혀 없다는 거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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