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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비치는 얼음꽃 폭풍

킹루클린 2023. 3. 16. 20:27
 ~01. 비밀 영역
북방연합. 어느 곳.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예정보다 빨리 올 줄이야…. 고생했어 벨로루시야. 재촉해서 미안하다. 입은 손상은 괜찮은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최전선에서 최대 속력으로 돌아왔으니 다소의 손상은 불가피하지. 동력 계통과 포탑은 점검이 필요하겠지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번 행동에는 지장 없을 거야. 그런데 나를 부른 장본인은 누구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소유즈라면 회합에 참여하러 피츠버그로 떠났다. 지금 이곳의 책임자는 나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또 이 시기가 온 건가. 그런데 그 소유즈 님이 빠져도 전선은 괜찮은 건가? 키로프?
 
키로프: 대양에서 세이렌이 후퇴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고 해서, 차라리 이참에 반격 작전을 실시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 북방연합은 어디까지 참가할 것인지도 포함해서 대화를 해봐야겠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싸우는 것과 동시에 이런 정치 이야기도 해야 한다니.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렇다면 지휘관 동지를 「그 장소」로 데려가는 임무는 내가 대신 해야 하는 건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그래. 북방연합에 체류하는 동안 지휘관 동지의 지휘 능력과 사상에 관한 조사는 끝났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진영을 초월하여 함선들을 이끄는 도량. 그리고 바다를 되찾기 위해 진력하는 바가 아주르 레인의 설립 목적과 합치한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유즈와 아브로라 씨가 말하길, 멘탈 큐브와의 친화성이나 「그 장소」에서 관측된 현상.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모든 면에서 지휘관 동지는 북방연합의 비밀을 알려줄 존재에 적합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원래는 소유즈가 직접 데려갈 셈이었던 것 같지만, 피츠버그 회합에 참가하러 떠났으니 우리끼리 할 수밖에.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건 잘 이해가 안 되는군. 앞으로 2~3일 내에 꼭 끝마쳐야 하는 일인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그건 나도 동감이지만, 각 진영… 특히 4대 진영이 반격 작전을 실시하게 될 경우 지휘관 동지의 힘을 필요로 하게 된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철혈과 중앵까지 지휘관 동지의 참가를 요구한다고?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아니,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 하지만 로열과 유니온의 압력이 점점 높아져 가는 것은 현실이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언제까지고 사랑스러운 지휘관님을 북방연합에서 놀리게 놔둘 수는 없다, 인가.
 
키로프: 이미 지휘관을 데려갈 함대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풀어줄 수밖에 없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흠. 언제 도착하지?
 
키로프: 이번 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한시가 급하군. 그럼, 내가 해야 할 일은 뭐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지휘관 동지를 「그 장소」에 데려가 줘. 세이렌은 내 극지함대에서 처리하지. 놈들도 우리의 목적을 알아차리고 급히 방어 태세를 갖추는 것 같았어.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키로프. 너도 벨로루시야와 함께 지휘관 호위에 참가해.
 
키로프: 마지막 찬스…. 아무래도 모두 진심을 다해야 할 것 같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알고 있어.
 
 
          「레이, 보물찾기 게임은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있어?」
          「보물 말고도, 게임을 성립시키기 위해선 배역이 빌요해」
          「『탐색』하는 자, 『관찰』하는 자」
          「보물을 숨길 장소를 『만드는』 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을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는 거야」
 
 
 ~02. 별도 행동
아브로라: 지휘관님. 북방연합에서의 생활은 이제 익숙해지셨나요?
 
눈 내린 거리, 새하얀 풍경, 춥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따뜻한 실내, 맛있는 식사, 그리고……
 
아브로라가 피우는 “피로시키”와의 공동 생활(?)…….
 
아브로라: 후후. 지휘관님이라면 분명 귀여운 피로시키하고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가끔씩 북방연합 함선들을 이끌고 최전선으로 출격하기도 했다.
 
아브로라: 북방연합의 전황은 항상 이런 식으로 좀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키로프: 그래. 극지의 세이렌과 수십 년간 계속되는 지구전. 그리고 그 지구전을 끝까지 버텨낸 북방연합의 끈질김.
 
키로프: 그것도 소유즈가 지휘관 동지에게 보여 주려고 했던 단편이다.
 
아브로라: 키로프. 이제 떠날 시간이에요?
 
사전 연락대로, 예전 빙산 요새 공략전에서 함께 싸웠던 키로프가 북방연합 함선들을 데리고 마중 나왔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본 작전의 함대를 인솔하는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다. 잘 부탁해, 지휘관 동지.
 
아브로라가 말하길, 북방연합의 총 기함 “소비에츠키 소유즈”가 내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래. 지휘관 동지를 그 보여 주고 싶은 것으로 안내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탈린. 「비밀 영역」 주변 해역의 상황은?
 
탈린: 아직은 괜찮지만 너희가 접근하면 틀림없이 습격할 거야.
 
아무래도 오늘 행동을 지원하기 위해 북방연합은 목표 장소 외에도 양동을 펼치는 것 같다.
 
차파예프: 탈린네라면 세이렌이 와도 대처할 수 있어. 로시야와 나도 지금부터 다른 장소에서 살짝 손봐 줄 거야.
 
탈린: 그렇게 해주면 고맙지. 양산형이라면 몰라도 그 오미터라는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면 우리도 힘들어.
 
탈린: 「비밀 영역」에서 싸우게 되는 일 없도록 얼른 출발해.
 
키로프: 그래. 당장 출발하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와 동행하는 것은 나와 키로프. 그리고 그리먀시는 탈린과 합류하여 「비밀 영역」으로 들어간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로시야의 극지함대가 「왕관」 방향으로 세이렌에게 공세를 가해 적의 주의를 끌어 이쪽의 작전 행동을 지원한다. 다들, 알겠지?
 
그리먀시: 지휘관 동지를 지킨다. 응.
 
차파예프: 오미터의 동향은 확실히 걱정되긴 하지만, 온힘을 다해서 지휘관보다 우리 쪽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네.
 
타슈켄트: 무계획적으로 보이지만, 착실히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작전이야. 동지.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우리도 동시에 출발한다. 지휘관 동지, 가는 길 조심해.
 
아무래도 북방연합에 머물러 달라던 요구는 이 작전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아브로라: ……모두와 지휘관님이 무사하기를 빌게요.
 

 

 
 
 ~03. 역사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직 상황을 잘 파악하지 못한 얼굴이군. 왜 그러지?
 
이번 작전에서 함선들을 이끄는 전함,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의 질문에 작전 전에 건네받은 정보를 떠올렸다.
 
…분명 「비밀 영역」이라는 장소를 조사한다, 라는 것이 본 작전의 목적이지만, 받은 정보에는 그 이상 자세한 내용은 쓰여 있지 않았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과연. 지휘관 동지에게는 그 정도 정보밖에 전달되지 않은 건가. 뭐, 그것도 무리는 아니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최고 레벨의 기밀 자료니 말이다. 북방연합 소속이 아닌 지휘관 동지에게 서면으로 알려줄 수는 없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하지만 구두로라면 얼마든지 설명해주지. 글쎄, 어디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키로프: 「멘탈 큐브」로 만들어진 최초의 함선, 부터 시작할까.
 
……갑자기 터무니없는 화제가 튀어나왔다.
 
키로프: 일반적으로는 “인류가 멘탈 큐브를 발견. 아주르 레인을 결성하고, 멘탈 큐브를 사용하여 함선을 만들어냈다.”라고 되어 있지만
 
키로프: 만약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어떨 것 같나?
 
북방연합에 와서(키로프가 나를 시험하기 위해 정체를 숨기고 있었던 것도 포함해) 여러 가지 새로운 것을 발견했었지만, 역시 지금 발언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멘탈 큐브」로 만들어지지 않은 함선도 있다고?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하하하! 역시 놀랐군. 아니. 함선은 멘탈 큐브로 만들어졌다. 그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그렇다면 왜 이 이야기를…?
 
키로프: 소유즈가 지휘관 동지에게 보여 주려는 「비밀 영역」. ……우리가 그렇게 부르고 있는 영역에는 「함선」의 출생에 관한 정보가 있다.
 
키로프: …정확하게 말하면, “있다고 보고 있다.”
 
키로프: 이유는 간단하다. 지휘관 동지도 알다시피 수십 년 전, 세이렌의 침공으로 인류를 대부분의 제해권을 빼앗겼다.
 
그리고 4대 진영을 중심으로 그 동안의 다툼은 잊고 「아주르 레인」을 결성해 세이렌에게 대처하기 시작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래. 하지만 인류의 전력이 이렇게 빨리 세이렌에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갖춰진 것은 각 해역의 「비밀」을 발견하고부터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세이렌에 대한 초보적인 정보와, 과학 기술의 진보를 촉구하는 자료를 입수한 인류는, 급속하게 기술 혁신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마침내 세이렌에 대항할 비장의 카드인 「멘탈 큐브」의 개발에 성공하여……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흐름으로 보면 동지가 말한 그대로다. 하지만 「비밀 영역」과 「멘탈 큐브」와의 관계성은 아직도 밝혀진 바가 없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것은 그 「비밀 영역」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되어있는지다.
 
…………재밌는 여정이 될 것 같다.
 
 
 
 ~04. 호위
----!!
 
그리먀시: 양산형 세이렌을 쓰러트렸어. 이제 앞으로 가도 돼.
 
소유즈와 아브로라가 알려준 항로를 따라 동료들과 함께 「비밀 영역」으로 향했다.
 
→ 나를 호위하는 함선은……
→ 철구를 휘두른 함선은……
 
그리먀시: 북방연합 소속 구축함, 그리먀시. 응. 그런 거야.
 
키로프: “근위함”이라는 수훈의 함력을 가지고 있으니 만큼 전력은 북방연합 구축함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지.
 
빙산 요새에서 처음 북방연합 동료들을 만난 뒤로 꽤 시간이 흘렀다….
 
→ 아직 모르는 동료들이 많네.
→ 새 동료들이 많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세이렌과의 싸움이 일상처럼 계속되고 있으니 지휘관 동지가 최전선에 얼굴을 몇 번 내민 정도로 모든 함선을 만날 수는 없지.
 
싸움에 참가한 덕에 몇몇은 알게 됐지만 아직도 모르는 함선이 많겠지.
 
그리먀시: (찌릿………)
 
키로프: 사실 지휘관 동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아. 그리먀시도 동지를 보고 싶어서 이번에 호위를 자청한 거니까.
 
그리먀시: 따, 딱히…… 그런 건….
 
평소에는 어디서 싸우는지 물어봤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리먀시는 평소에는 다른 전선에서 싸우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임무에 참가시켰다. 본인이 저렇게 원하는데 들어줘야지. 하하하.
 
키로프: ……즉 벨로루시야의 독단이다. 뭐, 그 정도 인원 이동으로 전선이 무너지는 일은 없을 거야.
 
경위야 어쨌든 내 호위를 맡아줘서……
 
→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네.
→ 지금은 고맙게 받아들이자.
 
………
 
 
 
 ~05. 공동
「비밀 영역」 근해.
 
무르만스크: 「비밀 영역」 경계를 맡고 있는 북방연합 소속 무르만스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지휘관님~
 
멀리서 교전 소리가 들리는데도 묘하게 긴장감 없어 보이는 함선이 통신으로 맞아줬다.
 
무르만스크: 지휘관님이 와서 그런 걸까요~ 세이렌들도 이 근처로 모이기 시작했네요.
 
무르만스크: 지금 탈린이 대응하고 있으니까 공세가 커지기 전에 와주시면 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키로프: 빙산 요새 일로 지휘관 동지에 대한 경계가 격상되었다는 거로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녀석이 날뛰기 시작했다는 건 그만큼 이 작전이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키로프: 그건 동감이지만, 그저 자기 쪽으로 오는 함대를 요격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이는군.
 
키로프: 로시야 쪽도 공격하고 있으니 만큼 우리 쪽으로 향하는 것은 적의 총력은 아니야.
 
키로프: 일단 여기서 집결 중인 함대를 치면 「비밀 영역」 탐색 시간도 확보할 수 있을 거다.
 
→ 동의한다.
 
무르만스크: 탈린도 같은 의견이네요~ 멋있게 “여기는 맡겨줘”라고 하고 싶지만 지금 다른 곳에 힘쓸 여력이 없다고 할까….
 
무르만스크: 음~ 이대로 세이렌이 집결하면 고전할 게 틀림없네요~
 
→ 그렇다면 여기서 세이렌을 칠 수밖에.
→ 전투를 선도해줘.
 
무르만스크: 알겠습니다~ 비밀 풀이 탐험도 기대해 주세요~
 
 
 
 ~06. 위장
타슈켄트: 타슈켄트네는 작전 해역에 도착했어. 지금 세이렌한테 양동 공격을 하는 중이야.
 
타슈켄트: 오미터는 아직 못 봤지만, 이대로 계속 싸우면 분명 끌어낼 수 있을 거야.
 
타슈켄트: 동지네는 어때?
 
타슈켄트 일행 덕분에 우리 쪽 세이렌은 아직 집결을 끝내지 못했다.
 
타슈켄트: 아 그래. 동지네는 별로 걱정할 필요 없겠네. 타슈켄트, 통신 끊을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오미터가 나오지 않았다면 우리도 안심할 수는 없겠군.
 
키로프: 세이렌 본진 근처에서의 싸움이니 그리 쉽게 뜻대로 움직여 주진 않겠지.
 
그리먀시: 그치만 가끔 엄청 바보 같은 행동을 하잖아. 세이렌.
 
그리먀시: 예를 들면 그리먀시가 흥! 하고 철구를 휘두르면 그대로 돌진하다가 맞거나. 응, 그런 거야.
 
무르만스크: 그건 양산형과 인간형의 차이가 아닐까요…?
 
무르만스크 쪽과 합류하는 도중, 지금까지의 세이렌의 행동 패턴을 떠올렸다.
 
확실히 양산형 세이렌은 지휘 계통만 건재하면 잘 통솔된 전술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무르만스크: 대체로 인간형 세이렌을 쓰러트리면 다른 세이렌도 통제를 잃어버리죠.
 
반대로 말하면 지휘 계통만 없으면 이 양산함이나 다름없는 그냥 기계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러니 인간형을 저쪽으로 끌어낼 필요가 있는 거야. 이쪽으로 오면 세이렌의 전력이 몇 배로 강해지기 때문에 위험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뭐, 실전에서는 인간형이 어딘가에 숨어서 양산형을 조작하고 있는 경우도 많지만.
 
무르만스크: 지휘관님은 인간형 세이렌 개체와 몇 번 만났던 적이 있죠?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렇다고 하더군. 유니온에서도 “퓨리파이어”라던가.
 
그리먀시: 그치만 같은 인간형인데도 말을 못하는 애가 대부분. 응, 그런 거야.
 
키로프: 그리고 경면해역에서 만든 카피도 있지.
 
……
 
→ 인간형 개체는…
→ 함선과의 공통점은…
 
무르만스크: 여자라는 것과, 「의장」을 갖추고 있는 거군요…? 세이렌이 가지고 있는 걸 「의장」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해양생물과 비슷하지만, 그 구조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졌다고는 도저히 상상이 안 가는데.
 
만약 세이렌도 함선처럼 「만들어진 존재」라면, 그 창조주는 상당한 기술력을 지녔을 것이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나저나, 함선과의 공통점이라…….
 
아마 「사람」이라는 존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겠지.
 
키로프: 같은 「언어」를 말하고, 「사람」의 얼굴과 몸을 가지고, 「의장」을 장비하고 싸우기 위해 태어난 존재.
 
키로프: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공통점을 찾자면 솔직히 끝이 없군.
 
무르만스크: 그리고, 완전한 기계인 「양산함」을 다룰 수 있다는 점도 있죠.
 
그리먀시: 응. 그런 거도.
 
무르만스크: ………………흐름으로 볼 때 여기서 “세이렌은 우리의 친구”라고 말하는 건 별로 좋지 않겠네요….
 
무르만스크: 아, 그러고 보니 「세이렌」은 어째서 「세이렌」이라고 불리는 걸까요?
 
그리먀시: ? 세이렌은 「세이렌」이잖아?
 
키로프: 우리도 계속 그렇게 인식해왔지. 상층부의 자료에도 그렇게 쓰여 있었고, 단순한 코드네임일 테지.
 
무르만스크: 갑자기 궁금해진 건데 왜 「리바이어던」이나 「어비스」가 아니라 「세이렌」일까요?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인간형이니까?
 
(뭐, 그렇겠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나저나 오늘의 무르만스크는 질문이 많군. 관찰 대상이 작은 동물에서 백과사전으로 바뀐 걸까?
 
무르만스크: 책과 눈싸움? 응~ 그것도 재밌을지도 모르겠네요~
 
무르만스크: 책을 쌓거나 흩트리거나, 껴안고 냄새를 맡거나….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니, 독서 말인데.
 
(이 화제는 「비밀 영역」에 도착하고 나서 이어가기로 하자….)
 
 
 
 ~07. 뜻밖의 수확
탈린: …후우. 네가 지휘관이구나. 북방연합 소속 중순 탈린이야. 오늘은 네가 아니라 벨로루시야 휘하에 들어갈게.
 
탈린: 얘는 무르만스크. 이미 통신으로 만났겠지만.
 
무르만스크: Здравствуйте, 지휘관님~ 후후, 역시 통신보다 직접 보는 게 훨씬 낫네요~
 
탈린: 그리고 얘는 그롬키. 오늘 우리하고 동행할 거야.
 
그롬키: 안녕, 지휘관 동지! 북방연합 소속 그롬키야! 오늘은 잘 부탁해!
 
탈린: 로시야 쪽이 움직이고 있는데 아직 이렇게 진력을 넘겨주다니…. 뭐, 「비밀 영역」 쪽에 피해는 없어.
 
탈린: 간접적으로 듣긴 했지만, 일단 네 지휘 능력은 알고 있어. 합류를 결정한 건 현명한 판단이었어.
 
나는 의견을 냈을 뿐이지만, 이렇게 인정받으니 솔직히 기쁘다.
 
탈린: 들뜨지 마.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역시 무섭군.
 
나는 「비밀 영역」이 어딘지 물어봤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아, 「비밀 영역」은 여기다.
 
……주위를 둘러봤지만, 북방연합 극지 해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유빙에 빙산, 미약하게 내리는 눈, 새하얀 하늘.
 
「연구 시설」이라고 들었지만, 인공적인 건축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비밀 영역」이 「여기」라니 대체….
 
탈린: 지휘관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우리가 처음 여기 들어왔을 때의 임팩트를 느껴봤으면 해서 말이야. 탈린, 지휘함은 준비됐나?
 
탈린: 이쪽이야. 슬슬 나올 거야.
 
전용 지휘함이 필요하다는 건가? 하지만 그런 건 어디에도….
 
그롬키: 지휘관 동지! 하늘이 아니라 얼음 밑을 봐봐!
 
얼음 밑…?
 
------!!!
 
타고 있던 양산함에 무언가 거대한 존재가 떠오르는 듯한 충격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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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잠수함!?
 
 
 
 ~08. 잠수지휘함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하하하, 잠수함 지휘함은 처음 보지? 지휘관 동지!
 
잠수함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두꺼운 얼음을 뚫고 부상한 그 모습에 압도당했다.
 
압도적인 크기, 그리고 검은 고래를 연상시키는 듯한 형태에서 북방연합의 미학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강철의 거수? 아니, 거어(巨魚)가 「비밀 영역」으로 인도하는 지휘함이라는 건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북방연합은 기후 관계로 잠수함을 잘 다루진 못하지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평범한 양산함보다 이 쇄빙 기능을 가진 특수 잠수지휘함으로 지휘관 동지를 북방연합의 「비밀 영역」으로 데려가기로 했지.
 
쇄빙 기능이 있는 잠수함은 확실히 다른 진영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뭐, 이렇게나 큰 건 북방연합 잠수함의 노하우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사실 「비밀 영역」은 수심이 깊은 곳에 있어서 보통 잠수함으로는 그곳까지 도달할 수 없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번처럼 여러 명을 동시에 태울 수 있을 것, 수압에 견딜 수 있는 강도에 승객의 거주성, 자위용 병장, 그리고 동력 장치를 고려한 결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런 형태가 된 것이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나는 북방연합다워서 좋다고 생각하는데, 지휘관 동지의 마음에도 들지는 모르겠군.
 
……잠깐, 지금 “여러 명을 태운다”라고 들었는데, 설마….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래. 우리도 탄다.
 
………….
 
탈린: 깊은 심도까지 가는 건 아무리 함선이라도 무리야. 이 의장은 수면 위 행동만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거니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자, 지휘관. 얼른 지휘함에 타라. 출발한다.
 
 
 
 ~09. 미러 언더 씨
키로프: 지휘관 동지. 도착했다.
 
잠수지휘함에 타고 얼마나 지났을까. 아무래도 목표 지점에 도착한 것 같다. 이제 잠수복으로라도 갈아입어야 하나…?
 
키로프: 환경 확인…, 좋아. 해치를 열겠다.
 
……엥.
 
키로프: 괜찮다, 지휘관 동지. 금방 알 거야. 아무튼 이곳은 바닷속의 「경면해역」 같은 거니까.
 
바닷속의…… 「경면해역」!?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 우리 북방연합의 「비밀 영역」에 온 것을 환영한다!
 
해치를 빠져나오자, 마치 영화나 소설에 나올 법한 해저 유적이 눈에 들어왔다.
 
정확하게는 “해저에 있는 수상 빙산”이라고 해야 할까? 이상한 구체가 주위의 바다와 격리된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산맥”을 통째로 바다 위에 띄워 놓은 것 같은…
 
……한 마디로 “뭐가 뭔지 모를” 장소다.
 
키로프: 변함없는 경치로군. 여기는.
 
탈린: 지휘관도 역시 말문이 막혔나봐?
 
무르만스크: 응응. 언제 봐도 질리지가 않네요~ 임무만 아니라면 계속 여기서 여러 가지 관찰해보고 싶어요~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봐. 한가롭게 감상을 내뱉고 있을 때가 아냐.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연구 시설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다. 다들 지휘함을 중심으로 호위 진형을 갖추고 연구 시설로 향한다.
 
 
 
 ~10. 피난처
해치에서 몸을 내민 채 늘어선 산맥을 바라봤다.
 
탈린: 여기 빙산은 가장 높은 게 100미터 정도는 되는 것 같아.
 
탈린: 밖으로 드러난 게 이 정도 높이라면, “바다” 아래까지 포함하면 얼마나 클까? 분명 무슨 힘으로 윗부분만 둥둥 떠 있는 거겠지.
 
고찰해 보고 싶었지만 이내 여기가 「경면해역」만큼이나 비정상적인 공간임을 떠올렸다.
 
그롬키: 응응! 경면해역이라서 세이렌 방어 장치 같은 이상한 녀석도 나와!
 
그롬키: 정기적으로 조사 겸 부수고 있긴 한데, 이상하게도 수가 전혀 줄지 않아!
 
그롬키: 그리고 저 빙산도 공격하다가 유탄에 맞았는데도 다음에 오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있어!
 
……자가복구 한다고…?
 
무르만스크: 연구의 일환으로 빙산 그 자체도 공격해 봤어요. 그랬더니…
 
무르만스크: 빙산을 “침몰”시켜도, 다음에 왔을 때는 원래대로 돌아가 있었어요~
 
키로프: 세이렌의 경면해역은 모든 바다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전부 파악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키로프: 북방연합에 한해 발생한 경면해역으로 말하자면, 이 「비밀 영역」의 경면해역은 어느 해역과도 달라.
 
키로프: 진입도 탈출도 비교적 자유롭고, “바다 위”라고 생각하면 기상 정보 자체에는 이상이 없다. 무엇보다. 이 해역에서 「실험」이 행해진 기미도 없어.
 
키로프: 가설에 지나지 않지만, 이 경면해역은 버려진 것일까, 아니면 실험장도 공장도 아닌 다른 「무언가」일까.
 
버려진 경면해역……?
 
탈린: 사실 북방연합도 우연히 이곳을 발견했을 뿐이야.
 
탈린: 아무것도 없는 바닷속에 이런 거대한 공간이 있고, 주위에는 세이렌도 출몰해.
 
탈린: 평범한 조사대라면 도착하기도 전에 당하고 말 거야.
 
탈린: 뭐, 어쩌면 다른 진영에도 비슷한 곳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키로프: 철혈 말인가? 철혈의 연구는 세이렌 함선의 리버스 엔지니어링만으로는 그치지 않았어.
 
키로프: 세이렌이 처음 나타난 그 대전에서도, 철혈은 세이렌의 첫 공세에는 별 피해가 없었지만 결국 세이렌에게 시비를 걸다가 큰 타격을 입었지.
 
탈린: 그 애들은 세이렌 기술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야. 어쩌면 경면해역 그 자체를 손에 넣었을지도 모르지.
 
탈린: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지만.
 
하긴 「실험」이 행해지는지 어떤지로 보자면, 확실히 버뮤다나 운하 요새에서 벌어진 일은 「실험」이냐면 또 그렇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경면해역」은 대체 왜 존재하는 것인가.
 
탈린: 혹시 단순히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닐까? 아틀란티스나 수수께끼의 대륙이나, 오컬트 마니아가 달려들 법한 거.
 
그것도 일리가 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소유즈의 의견도 같다. 그래서 지휘관 동지에게 보여 주기로 한 것이고, 또 지휘관 동지가 “보여 줬으면”하는 것이다.
 
내가 “보여 준다”고……?
 
의문을 가슴에 품고 함대는 더욱 안쪽으로 향했다.
 
 
 
 ~11. 방어 시설
그리먀시: 세이렌 방어 장치야.
 
무르만스크: 정말로 수가 줄어들질 않네요….
 
세이렌의 양산함이 주변에서 속속 나타났다.
 
키로프: 이곳의 양산함은 수십 년 전부터 변함없이 계속 그대로였다.
 
키로프: 이놈들과 싸우자니 어쩐지 이전 대전에서 분투했던 함선들이 생각나는군.
 
키로프: ……지금은 감상에 젖을 때가 아니지. 해치우자!
 
 
 
 ~12. 소용돌이
세이렌 방어 장치를 격파하고 어느 거대한 빙산의 밑에 다다랐다. …아무래도 연구 시설은 이 얼음 산맥의 안에 있는 것 같다.
 
 
키로프: 여기다. 소유즈가 네게 보여 주고 싶어했던 「장소」.
 
키로프: 지금은 함선의 힘으로 방어 장치를 격파하면서 안전하게 나아가지만…
 
키로프: 예전에는 이 심도로 잠수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고생을 했지. 북방연합 선조들을 생각하면 감상적이 되기도 하는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여기서 회수한 정보와 기술로 인해 지금의 북방연합이 있는 것이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니, 그뿐만 아니라 어쩌면 지금의 인류도 이곳 덕분에 살아남았을지도 모르지.
 
…………그렇게까지 중요한 장소인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금부터 드러나는 모든 것은 모두 우리 북방연합의 최고 기밀이며, 소비에츠키 소유즈, 아브로라, 그리고 함선의 총의에 의해 지휘관 동지에게 공개한다.
 
……!!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 행동은 상층부의 의지가 아니라 북방연합 함선의 의지이며, 함선과 지휘관의 정보 취급 원칙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인류에게 봉사하고 푸른 항로를 지키는 우리 존재 의의로서의 최고 사명에 근거한 것이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따라서 지휘관 동지에게는 보고 듣고 입수한 모든 정보의 적절한 취급을 요청한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좋아. 마지막으로 지휘관 동지에게 이것을 알려 주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우리 북방연합은, 세이렌이 바다가 아니라 다른 장소 내지는 「세계」에서 왔다고 추정한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놈들은 이전 대전부터 어둠 속에 숨어 사회에 동화되어 각 진영 사이의 분쟁을 야기해 왔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철혈과 중앵의 레드 액시즈 결성, 아이리스의 분쟁. 이 모든 것을 세이렌이 뒤에서 조종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리고 북방연합도 틀림없이 세이렌의 빠져 있을 터. 이대로는 파멸의 길을 걷게 되겠지.
 
엔터프라이즈나 엘리자베스, 비스마르크, 아카기. 어쩌면 그녀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함선들… 아니, 인류는 애초에 서로 싸워선 아니 된다. 세이렌에게 놀아나는 지금의 상황은 결코 옳지 않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 상황을 바꾸는 열쇠는 이 연구 시설의 안쪽에 있고, 그리고 그 열쇠를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 오직 그대뿐이다.
 
 
 
 ~13. 제어실
「비밀 영역」의 연구 시설 안쪽에 있는 비밀을 획득한다. ……그것이 소유즈와 아브로라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목적.
 
키로프: 그래. 이 연구 시설 안쪽에 있는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지휘관 동지뿐이다.
 
키로프: …뭐, 이 시설을 발견하고 나서 수십 년 동안, 눈앞의 제어 장치와 「문」이 있는 시설 말고는 대부분 조사를 마쳤다.
 
키로프: 남은 단서가 있다면 지휘관 동지, 너와 멘탈 큐브다.
 
키로프: 키로프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거기에는 의문의 받침대가 있었다.
 
탈린: 마치 “멘탈 큐브를 이곳에 놓아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은 장치네.
 
받침대를 살펴보니, 멘탈 큐브가 딱 들어갈 법한 홈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저나 이 영문 모를 장치를 갑자기 움직여 달라고 해도 말이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무리를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여기서 속수무책이어서 말이지.
 
속수무책?
 
탈린: 시설 내부 스캐닝, 장비 파괴, 빙산 해체 등 별별 방법을 다 써봤어.
 
탈린은 그렇게 말하면서 멘탈 큐브를 홈에 박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키로프: 보다시피 남은 방법은 “지휘관 동지가 직접 조작하는” 방법밖에 없다.
 
키로프: 억지로 이런 일을 시켜서 미안하지만, 멘탈 큐브와 이어져 있고,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기대의 시선을 받으니 어깨의 짐이 순식간에 무거워 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따.
 
하지만 멘탈 큐브라는 미지의 존재에 내가 이어져 있을지는…….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렇게 어려워할 것은 없다. 우리는 멘탈 큐브로 인해 만들어진 존재. 그리고 우리는 지휘관 동지와의 인연으로 강해진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리고 이 상승폭은 컨디션의 영향을 넘어, “이론상의 최대치”를 상회하여 세이렌이 말하는 「각성」에 가깝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큐브… 그리고 그녀들과의 「인연」에 의해 무언가의 영향을 주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알겠다.
 
탈린: 그래도 모르겠다면 북방연합이라는 존재가 이 문 앞에서 얼마나 연약한지 보여 줄게.
 
탈린: 그롬키. 그 「문」을 주포로 쏴봐.
 
그롬키: 응! 이게 얼마나 단단한지 지휘관 동지한테 보여 줄게~
 
------!!!
 
지근거리에서의 주포 사격. 아무리 단단한 문이라도 무사할 수는……
 
탈린: 자, 봤지? 흠집도 안 나.
 
탈린: 물론 다른 방법도 시도해봤어. 폭약을 직접 설치하거나 화학 효과를 이용하거나 고열원을 가까이 해서 어떻게든 녹이려고 해봤지만
 
탈린: 전부 실패.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 장치를 어떻게든 하는 수밖에 없어.
 
역시 여긴 내가 해야 하는 거로군.
 
무르만스크: 어? 이 받침대에 이런 이상한 무늬가 있었나…?
 
탈린: 무늬? 어디 봐봐. 저번에 여기 왔을 때는 이런 건 없었는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즉 지휘관 동지의 존재가 이곳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건 방증과는 한없이 거리가 멀어. 우리 기억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다른 요인이 있을지도 모르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하지만 지휘관 동지! 그래도 좋다면…!
 
마음을 다잡고 벨로루시야에게 멘탈 큐브를 받았다.
 
→ 멘탈 큐브를 받침대에 끼워 넣는다.
 
그리먀시: !!!
 
그롬키: 받침대가 빛나기 시작했어!
 
끼워 넣은 멘탈 큐브가 받침대 위로 떠올라, 희미하게 들리는 기계 잡음과 함께 빛의 덩어리로 변했다.
 
탈린: 멘탈 큐브의 실체가 사라지고 「빛」으로…?
 
키로프: 소유즈의 예상이 맞았군. 벨로루시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하하하! 지휘관 동지. 어서 「문」에 변화가 있는지 보러 가자!
 
 
 
 ~14. 비밀 도시
「문」이라고 불렸던 얼음 덩어리가 녹고, 마침내 널찍한 통로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까지 이어진 통로를 따라가 얼음 산맥 바깥쪽 빙산을 지날 때쯤…….
 
……빙산 안쪽에는 「빛」으로 구성된 도시가 펼쳐져 있었다.
 
키로프: 이건……… 예상 밖이군….
 
그롬키: 예쁘다………….
 
무르만스크: 오는 길에 있던 빙산은 이걸 감추기 위해서 있는 거군요….
 
무르만스크: 설마 빙산 속에 도시가 숨겨져 있을 줄이야.
 
탈린: 그러네. 이건 소유즈도 상상 못했겠지.
 
탈린: 지휘관을 데려오길 잘했어. 정말.
 
빛의 마천루를 바라봤다. 세이렌 시설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도시에 있을 법한 모습의 건물이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거 놀랍군. 유니온조차 이런 장관에 미치진 못할 텐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더군다나 실체가 없는 그냥 빛이라니! 신기루 어트랙션이라면 좋은 취미로구나!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러면, 이제 미지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내게 제안이 하나 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 여기서부터는 네가 모두를 지휘했으면 한다! 우리를 인도해, 이 장소의 비밀을 밝혀줘!
 
……물론이다. 여기까지 온 이상 뒤로 물러설 수는 없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모두, 지휘관 동지를 따르라!
 
 
 
 ~15. 스트링Ⅰ
요란하게 울리는 경보음. 초연 냄새. 열을 머금은 탁한 공기.
 
……NY시티 바로 옆까지 온 건가.
 
왜 내가 여기 있는지, 애초에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 그녀들과 같이 사모스로 가는 거 아니었어? 왜 혼자 남아 있는 거야.
 
→ 나는……
 
그리운 「박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 반격은 실패로 끝났어. 여기가 함락되는 것도 시간문제야.
 
??: …억지 부리지 마. 그래서 널 사모스에 보내는 거잖아….
 
??: …지금은 그냥 임시방편이야. 그래도 더는 못 버텨. 녀석들이 곧 다시 공격해 올 거야. 그러면 다 끝이야. 계획대로긴 하지만.
 
??: 계획이 뭔지는 너도 알잖아. 아마 찬성… 아니, 반대였나? …으으, 요즘 좀 바빠서 건망증이 심해….
 
??: 아무튼 여기 있으면 안 돼. 너는 저쪽에 있어야 해.
 
??: 나 같은 것보다는 저쪽이……. 후우. 마지막 배편이 남았는지 확인할게.
 
「얼른 가. 여긴 이제 무리야」
 
「콜록콜록…. 너와의 약속도… 여기까지인 것 같군……」
 
………………?!
 
??: 아 진짜, 배까지 안내해 줬잖아. 얼른 타! 전투에 휘말린다고!
 
………………
 
→ 분명 그녀들이 구하러 돌아올 거야.
 
??: 그래? 계획대로라면 그 애들은 적과 싸우면서 그대로 다른 합류지점으로 가겠지….
 
그녀들이 돌아가면, 당신은…….
 
??: 싫어. 애초에 그 애들한테 보여 주기 싫어서 그렇게 한 건데.
 
그러니…………
 
→ 같이 도망치자.
 
 
 
 ~16. 빛의 성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 괜찮나?
 
……아무래도 순간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공기가 희박해진 탓이겠지. 함대는 지금 「빛의 도시」로 향하고 있다.
 
어? 아까까지는 다른 곳에 있었던 거 같은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래. 그 도시까지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모두 뿔뿔이 흩어져버렸어. 그래도 지금은 다시 모두 합류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다행히도 지휘관 동지는 이 잠수함 갑판에서 발견해냈지.
 
→ 신세를 졌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신경 쓰지 마. 오히려 이런 위험한 곳으로 데려온 우리야말로 사과를 해야겠지.
 
지휘를 맡은 이상, 함선… 그녀들과 함께 있고 싶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방금은 나도 반할 정도로 멋진 대사였어. 하하하하.
 
탈린: 지휘관만 그런 게 아냐. 우리도 아까 순간 정신을 잃었어.
 
그롬키: 아직도 어질어질해…. 아까는 대체 뭐였지….
 
키로프: 아직 본성에 들어간 것도 아닌데 거친 환영인사로군. 나 참.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경면해역이니까, 라는 말로 일축하는 것도 뭣하지만, 역시 모르는 곳에서 오는 공격을 그냥 방치할 수는 없어.
 
무르만스크: ……아. 이건…….
 
탈린: 빙산이 복원되어 있네?
 
그리먀시: 진짜다. 그 이상한 빛을 받았더니 원래대로 돌아갔어.
 
그롬키: 저 이상하게 꿈틀거리는 기계가 빛을 조종하나봐!
 
키로프: 잘 이용하면 이곳의 방어 장치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겠군.
 
키로프: 뭐, 몇 번이고 이용하다보면 적도 우리를 눈치채겠지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조심히 가자. 지휘관 동지. 지시는 신중하게 부탁하지.
 
 
 
 ~17. 포톤 수프림
그롬키: ♪~
 
그롬키는 기분이 좋아 보인다.
 
그리먀시: ………(찌릿---)
 
그리먀시는 여전히 가늘게 뜬 눈으로 나를 관찰하고 있다.
 
그리먀시: 아까부터 또 힐끔힐끔 보고 있네. ……할 말 있어?
 
그롬키: 그리먀시. 지휘관 동지한테 너무 차가워! 왜 친하게 안 지내는 거야?
 
그리먀시: 그리먀시는 호위 담당일 뿐이니까 딱히 친하게 지낼 필요 없는데. 응, 그런 거야.
 
그롬키: 매정해~ 지휘관 동지!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봐! 그리먀시에 대한 것도 괜찮아!
 
그리먀시: 흥. ……뭐, 그런 거지.
 
그롬키: 또 부끄러워하긴~
 
그롬키: 그리먀시도 사실 지휘관 동지하고 친해지고 싶지?
 
…………두 사람은 사이가 좋구나.
 
그롬키: 당연하지! 원래부터 같은 함대에서 서로 열심히 했으니까. 이번에도 또 같은 작전에 참가할 수 있어서 기뻐!
 
그롬키: 그리먀시도 기쁘지! 응! (포옥)
 
그리먀시: 아, 알겠으니까 갑자기 안기지 마…(몰캉)
 
그롬키: 싫어! 오랜만에 만난 거니까 폭신폭신한 그리먀시한테 안기고 싶은걸!
 
그리먀시: ……………(복슬복슬)
 
…………뭔가 끝이 없네.
 
 
키로프: 오. 돌아왔군, 지휘관 동지.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
 
무르만스크: 이곳의 제어실? 같은 장소를 발견했어요~ 어쩌면 보물이 있을지도 몰라요~
 
키로프: 아아. 잘만 된다면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길도 찾아낼 수 있겠어.
 
 
 
 ~18. 스트링Ⅱ
???: 이 방안으로 가면 분명 잘 될지도 몰라.
 
???: 하지만 작전을 완수하려면 교란 장치가 계속 가동되어야만 해. 그 사이에 인원 철수와 방어를 병행하는 것은
 
???: ………….
 
????: 우리는 다 알고 제안한 것일세. 「심판자」. 아니, 오스타 박사.
 
오스타: ……아아. 하지만 연산 기계의 손상도 무시할 수 없다. 군의 협조는 고맙지만 남은 전력으로 과연 얼마나 시간을 벌 수 있을지.
 
오스타: 「서광」이 무너지면 시간도약장치의 작동도 멈춘다. 「쐐기」에 보내둔 단말의 수가 부족하면 연산 결과에 영항을 끼치게 돼.
 
??: ……나도 도와줄게.
 
오스타: ……안쥬 박사?
 
안쥬: 그 애들에게 말을 전해뒀는데, 벌써 저쪽이 눈치를 채고 말았어.
 
안쥬: 그러니까 내가 저쪽에 접촉하면 분명 저쪽의 주의를 끌 수 있을 거야. 그 동안 장군의 작전을 하도록 해.
 
오스타: ……그러다 죽는다.
 
안쥬: 후우…. 그런 큰 실패를 저질렀으니 어차피 살아남아도 책임을 지게 될 테지?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싶어.
 
오스타: 알았다. 네 KAN-SEN들은 원하는 만큼 데려가라. 하지만 가능하다면 코드 G는 내 안티 엑스와 동행해 줬으면 하는군.
 
안쥬: 알겠어. 엔터프라이즈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모두를 네게 맡길게.
 
안쥬: 대신 합류지점은 가능한 NY시티에서 멀리 설정해. 절대 돌아오지 못하게.
 
오스타: 그래. …너 없이 나 혼자서 그녀들을 잘 제어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구나.
 
안쥬: 그건 우리 총명하고 냉철한 심판자님답게 그 아이들에게 대의와 책임을 주입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안쥬: ……그런 일이 일어나긴 했지만, 우리 목적은 같아. 그리고 당신이 하는 일은 옳다고 생각해.
 
안쥬: 그 아이들이 그걸 받아들일 시간은 부족했지만, 분명 언젠가 너를 이해해 줄 거야.
 
안쥬: 그래. 분명 그럴 거야…….
 
 
 
 ~19. 시선
그롬키: 어쩐지 분위기가 많이 변했네.
 
탈린: 이곳이 「제어실」…. 틀림없어. 세이렌 시설과도, 지금까지 봤었던 그 어떤 시설과도 전혀 다른 구조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우리 북방연합의 군사시설 같다고 할까? 솔직히 나도 동감이다. 무엇이냐고 하면 여기는 「제어실」이라기보다 「사령부」 같군.
 
키로프: 벨로루시야. 이 심볼을 본 적이 있나?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니, 전혀. …볼수록 재미있는 장소로군, 이곳은.
 
그롬키: 이 앞에도 방이 엄청 많아! 안에 들어가서 탐색해볼까?
 
무르만스크: 아무도 없을 것 같고, 살짝 실례해도 안 혼나겠죠~?
 
무르만스크: 그리고 이곳을 탐색하지 않으면 돌아갈 길도 못 찾는 거고… 우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나도 탐색에 동의한다. 이렇게나 엄중히 지켜진 시설이니 기밀 정보가 산처럼 쌓여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어쩌면 이 경면해역의 제어 장치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몰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나저나 전부 조사하는 것은 힘들겠군….
 
넓어 보이는 곳부터 조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키로프: 사령부라면 회의실이나 자료실, 그리고 작전을 내리는 지휘실이 있겠지.
 
그롬키: …그래 보이는 방이라면 이 앞에 있어!
 
의문의 시설의 넓은 방에 발을 들여놓았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건…….
 
탈린: 어떤 전투의 배치도네. 이 「섬」을 지키는 쪽에서 작성한 것 같아.
 
키로프: 그래. 안에 별 마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몇 겹이나 해상방어선을 펼치고 있군. 아무래도 필사적으로 사수할 생각이었던 것 같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작은 섬에 해상 전력으로 방어전을 펼친다라…, 그다지 좋은 작전 같지는 않은데.
 
키로프: 동의한다. 주위에도 작은 섬이 몇 개 있지만,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낙관하기는 힘들겠군.
 
키로프: 같은 수라면 이 배치도의 마크로만 보건대, 공격해 오는 적의 수는 적게 잡아도 몇 배는 될 테니까.
 
무르만스크: “이번 작전의 요지는 섬 시설의 『절대 방위』이며, 적의 상륙을 근해에서 저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무르만스크: “설령 몇 배의 적이 덮쳐오더라도, 결코 한 발짝도 물러서지 말고, 항복하지도, 철수하지도 말고 방어선을 사수하라…….”
 
무르만스크: “함대의 속력을 살려 반격을 계속한다. 비록 수의 열세를 뒤집을 수 없다 하더라도 시간을 벌 수는 있다…….”
 
무르만스크: “작전 진행 상황은 뜻밖에도 순조롭다. 일방적으로 압살당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적의 전력의 일부가 다른 전선으로 돌려진 것이 행운이었다.”
 
무르만스크: “이제 남은 전력으로 마지막 일초까지 버틸 수 있다.”
 
무르만스크: “우리는 전력을 다했다. 제군의 건투와 희생에 감사를 표한다.”
 
무르만스크: …………큰일, 이었네요…….
 
키로프: 추이를 보면 대체로 그런 느낌이었겠지. 무르만스크가 진지하게 읽어 내리는 모습을 보니 위화감이 들긴 했지만.
 
무르만스크: 그런가요…?
 
무르만스크: ……응? 그리먀시, 왜 그래요?
 
그리먀시: ……………읏.
 
그리먀시: 뭔가가 보고 있는 거 같지 않아?
 
그롬키: 어!? 나나나나나는 별로 그런 것 같진 않은데! …그런 말 하니까 진짜로 누가 쳐다보고 있는 것 같잖아!
 
무르만스크: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그러고 보니 이 방은 확실히 좀 「위화감」이 든다…….
 
무르만스크: 아, 그렇구나~
 
무르만스크: 아무도 없는데 왠지 모르게 기계는 계속 돌아가고 있어서 마치 “사람이 갑자기 없어졌다~”같은 느낌이네요~
 
무르만스크: 뭐랄까… 귀신의 집 같은?
 
키로프: 놀이공원도 아니고 그럴 리가. 귀신과 마주친다 해도 북방연합의 혁명전사는 겁먹지 않아.
 
키로프: 하지만 그리먀시뿐 아니라 지휘관 동지도 같은 느낌이라면 역시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모두 집단행동이다. 이럴 때 분산되어 있으면 한 명씩 위험에 처할 것이 분명해.
 
 
 
 ~20. 계획함
의문의 시설을 계속 탐색했다. 꽤 큰 시설이지만, 커다란 방으로만 한정한다면 어떻게든 다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롬키: 지휘관 동지, 여기도 보물이 있어!
 
→ 수고했어.
 
그롬키: 별 거 아냐! 좋아! 다음은 저쪽 방을 찾아봐야지!
 
무르만스크: 오~! 보물찾기 출발~♪
 
 
키로프: 보물이라…. 결국 이 인쇄가 잘못되어서 남아 있는 종이 뭉치 말고는 대단한 수확은 없었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어디 보자. …계획……흠. 「계획함」?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니, 「계획함」이라고 쓰여 있는 게 맞긴 한 건가? 인쇄가 잘못되어서 알아볼 수가 없군.
 
「계획함」…….
 
분명 「용골」을 편찬해서 건조된 아이들을 그런 이름으로 부르고 있지.
 
키로프: …로열이나 철혈의 정보에서도 이 단어를 본 것 같다. 비스마르크를 대신해서 대표로 나선 프리드리히라는 놈도 계획함일 테지.
 
그 「재현」 이후, 비스마르크의 보좌를 자처하며 철혈을 이끄는 함선,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말인가.
 
키로프: 그나저나 「용골」이라…. 꽤 좋은 선이군. 함선… 용골… 계획함…….
 
키로프: 지휘관 동지. 갑작스럽지만 생각을 좀 해보자.
 
키로프: 함선의 건조에는 「함력」, 우리가 「이 함선」이기 위한 정보. ……즉 「용골」이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키로프: 이에 따라 함선이 만들어지고, 함선의 정보를 바탕으로 「양산함」이 만들어졌다.
 
키로프: 그 「함력」이라는 것은, 비록 계획뿐이라 할지라도 「존재」의 증명이 될 수 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렇지. 소유즈와 로시야, 그리고 나도 「함력」이라곤 계획밖에 없었으니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런 의미에서는 프리드리히도 마찬가지지만, 그렇다고 우리를 계획함이라고 부르진 않아.
 
확실히 그러고 보니 「계획함」이라는 존재 자체가 매우 드문 것 같다.
 
키로프: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우리의 「용골」을 만들어낸 멘탈 큐브야말로 우리가 「계획함」인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존재인 것은 아닐까?
 
키로프: 함선의 정보가 무언가의 형식으로 미리 멘탈 큐브에 들어가 있고, 그것을 꺼내는 것이 「건조」가 된다.
 
키로프: 그리고 그 정보가 부족하거나 혹은 보강이 필요해서 「용골」의 편찬까지 이용하는 것이 「계획함」이다. ……지휘관 동지의 생각은 어떻지?
 
……조금 혼란스럽다. 즉 함선들이 미리 「멘탈 큐브」 속에 「소체」 같은 형태로 존재하고 있고, 그리고 「건조」를 거쳐서 실체화한다.
 
그리고 「계획함」은 약간 특수한 「용골」을 가진 것…… 응? 「소체」……?
 
키로프: 결론이 너무 빠르군, 지휘관 동지. 나는 그 비스마르크 같은 전문가도 아니고, 어디까지 수집한 정보로 추측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키로프: 우리 「함선」은, 대체 어떤 존재인가?
 
………………………………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탈출 경로에 상층부의 암약 증거, 세이렌의 정체에 더하여 우리의 정체……. 찾아내야 할 것이 상당히 늘어났군, 지휘관 동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뭐,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도 봐도 나쁘지 않겠지. 지금까지 조사한 것으로 봐도, 이것만으로 모두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아.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렇게나 뒤져봤는데도 결국 찾아낸 건 이 종이 뭉치뿐이니까. 보통 이미 철수한 시설에 가치 있는 정보가 남아 있을 리가 없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뭐, 이 종이 뭉치도 우리에게는 지고의 보물 그 자체지만. 하하하.
 
 
 
 ~21. 피크
 
아까 지휘실보다 더 넓은 방에 들어섰다.
 
높이가 수십 미터에 달하는 이 홀은 좌우로 백 개가 넘는 좌석이 늘어서 있었고, 홀 안쪽에는 의장석이 있었다.
 
연설대 뒤로는 거대한 모니터가 몇 개 있었는데, 무엇 하나 화면은 나오지 않았다.
 
탈린: 지휘실과 자료실 다음에는 홀이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여기가 시설의 중심부인가. 아까 지휘실에는 조명이 들어왔는데 여기는 별 반응이 없군.
 
탈린: 인원을 거의 다 철수시켰으니 홀의 조명도 필요없어진 거 아냐?
 
무르만스크: 소유즈는 지금쯤 이런 멋진 홀에서 회합을 하고 있겠네요~
 
무르만스크: 저도 언젠가 참가해보고 싶어요~
 
키로프: 언젠가 기회가 있을 거야. 뭣하면 소유즈가 돌아오면 바로 축하연을 열 수도 있는데?
 
무르만스크: 그거 좋네요! 그리먀시는 어때요?
 
그리먀시: 좋아. 응, 그런 거야.
 
그리먀시: 근데 이런 데서 연설하면 많이 떨리겠다…. 모두가 지켜보는 거니까.
 
그리먀시: 지휘관은 그런 거 많이 해봐서 잘 알고 있겠지?
 
무르만스크: 그러네요~ 그치만 모두 동료니까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분명 여기 있는 북방연합 동료들보다는 내가 이런 환경에 설 기회가 많겠지.
 
탈린: 고생하네. …지휘관이니 당연한 거지만.
 
매정한 말과 함께 탈린의 다정한(?) 눈길을 받았다.
 
탈린: 공감은 못하겠지만, 지휘관이 만약 단상에 서는 일이 있으면 주목하고 박수 정도는 쳐 줄게.
 
실제로 각 진영 사이를 절충하는 등의 일에서는 아슬아슬한 상황도 있으니까 가끔씩 이런 아군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르만스크: 저도 지휘관님이 단상에 서 있는 모습을 관찰해 보고 싶어요~
 
키로프: ……탈린의 말은 그런 뜻이 아닐 거야. 아마도.
 
이 이상한 화제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홀에 있는 자리들을 조사해 보자.
 
무르만스크: 지휘관님은 그렇게나 노력하고 계시는데 별로 잘 알려져 있지 않네요~
 
무르만스크: 일단은 군인이니까 어려운 건 알지만, 좀 더 북방연합처럼……
 
무르만스크의 말을 한 귀로 흘리고 뒷줄을 건너다봤다.
 
분명 예전에 참석했었던 본부 회의에서 여기하고 비슷한 자리를 본 것 같다. 아마 이 버튼을 누르면……
 
(지금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
 
 
 
 ~22. 스트링Ⅲ
 
오스타: ……또 재밍인가. 대체 왜? 이 지하 지휘본부의 재밍 대책은 완벽할 텐데?
 
 
오스타: 「제로」. 센서 출력을 높여라. 주변에 적이 접근하고 있나?
 
오스타: 이상 없나. …알겠다. 착하구나.
 
아무래도 장치가 오작동 한 것 같다.
 
→ 복구 버튼을 누른다.
 
오스타: 돌아왔나. 후우… 그냥 고장이었나 보군.
 
오스타: 바로 어제 점검했었는데 갑자기 문제가 생기다니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 주위가 떠들썩하다.
 
오스타: 후우… 그래. 고장은 나중에 살펴보자.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과도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고.
 
 
오스타: 미안. 그냥 오작동이었던 것 같다. 방금 문제가 해결된 것을 확인했다.
 
오스타: 이 홀의 재밍·도청·ABC 대책은 완벽하며, 주변 해역에도 안티 엑스 부대가 배치되어 있다.
 
오스타: 그럼 회의를 계속하지. 여기는 멘탈 큐브와의 감응 현상이 관측되었으며, 동시에 멘탈 큐브 관련 연구의 제일인자.
 
오스타: 「META화」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
 
 
 
 ~23. 경보
그리먀시: 지휘관, 이쪽이야! 자료는 다 회수했으니까 얼른 철수하자!
 
→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그리먀시: ……지휘관은 용감한 건지 바보인 건지 모르겠어.
 
그리먀시: 어흠. 아까 전 건물 밖에서 갑자기 방어 장치로 보이는 녀석들이 모여들었어.
 
그리먀시: 벨로루시야 쪽이 요격에 나섰고, 지휘관하고 그리먀시는 여기서 발견한 자료들을 회수하던 중이었어.
 
그리먀시: ……기억나?
 
----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탈출로를 아직 찾지 못한 상황에서 또 포위되다니! 틀림없는 위기 상황이군!
 
키로프: 어쩔 거지? 여기 계속 머물러 있으면 당하고 말 거야.
 
키로프: 아니면 들어온 방향과 반대쪽으로 가볼까?
 
→ 일단 자료를 회수하고 도망치자.
 
무르만스크: 빨리 탈출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키로프: 서두르지 마라. 도망친다 하더라도 먼저 퇴로를 만들어 놓아야 해.
 
키로프: 이런 좁은 공간에서 난전이 벌어진다면 지휘관을 지켜낼 자신은 없다. 적어도 양산함을 불러낼 수 있는 안전 구역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적의 수를 줄여야 해.
 
그리먀시: 응. 그런 거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내가 나가지! 그리먀시. 지휘관 동지와 함께 자료를 회수하고 내쪽으로 탈출해라!
 
----
 
그리먀시: 기억났어?
 
방금 전까지 홀에서 자료를 모으고 있었다는 기억은 분명 있다.
 
그리먀시: 벨로루시야의 신호가 있었어. 지휘관, 빨리……
 
→ ……그리먀시?
 
자료를 껴안고 홀을 나서려던 그리먀시도, 어렴풋이 밖으로 보이는 포화의 불빛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홀 안쪽에 있는 모니터에 불이 들어왔다. ……거기 비치는 것은 이형의 적과 싸우는 북방연합 함선들의 모습이었다.
 
소녀들을 습격하는 흑철의 괴수는, 스크린 너머로는 그 모습이 희미해 잘 보이지 않았다.
 
북방연합 함선들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았지만, 낯선 윤곽으로 보아 벨로루시야나 키로프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벨로루시야 쪽은 괜찮은 건가……!?
 
→ 벨로루시야에게 연락한다.
 
통신기: …………………………
 
응답 없음.
 
이 상황은 대체…….
 
 
 
 ~24. 기록 장치
「비밀 영역」 안 의문의 홀에 갇힌지 얼마나 지났을까…….
 
기록 장치: 연산 시스템 에러 탐지. 보안 모드가 작동하였습니다. 해제까지 1,147초.
 
고요한 공간 속에 실루엣 하나가 나타났다.
 
→ ……세이렌…!!
 
기록 장치: 부정합니다. 본 기기는 이 시설의 관리 및 정보 기록·시뮬레이션·재생을 담당하는 관리 단말입니다.
 
……모니터에 비치는 함대는 뭐지…?
 
기록 장치: 「전선」 소속 KAN-SEN들입니다.
 
……「전선」……?
 
기록 장치: 그 기록은 본 기기에는 없습니다.
 
……저들이 싸우고 있는 상대는……?
 
기록 장치: 적입니다.
 
……세이렌……?
 
기록 장치: 부정합니다. 모니터에 비치고 있는 것은 기록의 연산·시뮬레이트 결과를 영상화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세이렌」은 대체 어떤 존재지?
 
기록 장치: 그 기록은 본 기기에는 없습니다.
 
……「안티 엑스」는?
 
기록 장치: 그 기록은 본 기기에는 없습니다.
 
……이 함대를 지휘하고 있는 건 누구지?
 
기록 장치: 그 기록은 본 기기에는 없습니다.
 
……그녀들은 어떻게 됐지?
 
기록 장치: 그 기록은 본 기기에는 없습니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었던 건가?
 
기록 장치: 네.
 
……즉,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과 비슷한 건가…?
 
기록 장치: 당신이 지휘하고 있는 함대는 기록 속의 함대보다 한참 소규모입니다.
 
기록 장치: 당신이 싸우고 있는 적은 기록 속의 적 규모보다 한참 소규모입니다.
 
……이 시설… 아니, 이 「섬」에서 탈출할 방법은?
 
기록 장치: 없습니다.
 
………….
 
기록 장치: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싸우십시오.
 
 
 
 ~25. 재현의 빛
――――!
 
그롬키: 이 적들, 강해!
 
무르만스크: 뭐랄까, 묘하게 연무에 휘감긴 것 같은 느낌이….
 
탈린: 세이렌처럼 보이지만 세이렌이 아닌 무언가처럼 느껴지는 상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렇다면 똑같다! 어차피 세이렌이든 이놈들이든 우리가 잘 모르는 존재이지 않나!
 
키로프: 나도 동감이다! 한데 모아서 샅샅이 조사해주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런 점이 키로프답군! 하하하!
 
키로프: 우리의 혁명(레볼루치야)이 끝날 때까지, 나는 쓰러질 수 없다!
 
키로프: 공격이 먹히지 않는 상대도 아니고 맞지 않는 상대도 아니다! 그렇다면 쓰러트릴 뿐!
 
키로프: 다들 계속 쏴라! 지휘관 동지와 그리먀시가 탈출할 때까지 전선을 지켜라!
 
무르만스크: 지휘관님! 그리먀시!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딱 맞춰서 정보 회수가 끝났구나! 나중이 기대되는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무르만스크! 탈린! 후퇴한다!
 
무르만스크: 네!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혼나겠네요…!
 
무르만스크: 지휘관님, 이쪽이요!
 
 
 
 ~26. 잔광
――――!!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좀처럼 떨어지질 않는군. 이대로 가다간 위험해.
 
키로프: 그리먀시와 그롬키는 쉬고 있다. …나도 슬슬 탄약이 떨어져 가는군.
 
탈린: 나하고 무르만스크도 꽤 대미지를 받긴 했지만 아직 움직일 수는 있어. 지휘관의 지휘 덕분이야.
 
탈린: 양산함은 잠수지휘함을 제외하고 전멸. …뭐, 애초에 수도 적었고 이놈들은 우리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으니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어쩔 수 없지. 설마 이런 곳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으니. 양산함을 많이 데리고 왔으면 그거대로 문제였을 거다.
 
탈린: 결국 예상 밖 사건들의 연속으로 사전 준비는 전혀 소용없었네. 이럴 줄 알았으면 차파예프네 전력을 우리 쪽으로 좀 더 돌리는 거였는데.
 
키로프: 세이렌 쪽이 한 수 위다. 인정할 수밖에 없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렇다고 해도 지휘관 동지를 이 지경까지 몰아넣은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우리 북방연합의 실수다. 우리야 어찌됐든 지휘관 동지만은 여기서 쓰러지게 둘 수 없어.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키로프, 탈린, 그리먀시. 지휘관 동지와 잠수지휘함을 입구까지 데려가라. 나머지 함선은 나와 함께 이곳에서 적을 막아낸다.
 
탈린: 미안하지만 벨로루시야. 아직 반대편 빙산도 조사하지 못했는데 누군가 빠지는 건 사양이야.
 
키로프: 나도 전원이 함께 반대쪽을 조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휘관 동지의 의견은 어떻지?
 
→ 양측 의견에 모두 반대한다.
 
키로프: ……지휘관 동지가 헛된 희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반대하는 이유를 들려주겠나?
 
이것이 「재현」이라고 한다면 도망칠 길은 어디에도 없을 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재현」이라고…? 지휘관 동지, 그 정보는 확실한가?
 
……꿈이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잔혹하다. 게다가 자료 속에 있던 이곳 지도도 확인해 봤지만, 탈출할 수 있는 경로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았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런가. 끝까지 버텨 보려고 했지만, 경면해역의 제어 장치를 찾아낼 수 있는 전력은 이제 남아 있지 않은 건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 정말 미안하다.
 
→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다.
→ 한번 더 생각해 본다.
 
----
 
……이 시설… 아니, 이 「섬」에서 탈출할 방법은?
 
기록 장치: 없습니다.
 
………….
 
기록 장치: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싸우십시오.”
 
----
!! 「빛의 도시」가, 조금씩 어두워져 가고 있다…!
 
그롬키: 아, 진짜다! 이 빛이 전부 사라질 때까지 싸우면 되는 거야?
 
시설에서 탈출할 시간을 계산해 보면, 앞으로 몇 시간은 세이렌의 추격을 뿌리치며 싸워야 할 것 같다.
 
무르만스크: 다 사라질 때까지 우리가 버틸 수 있을까요….
 
키로프: 약한 소리 하지 마.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희망의 끈이 보였다. ……남은 건 우리가 그것을 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뿐이다.
 
탈린: 후퇴가 아니라 시간 벌기라면 싸우기 쉬워져. 지휘관, 계속해서 지휘 부탁해.
 
그리먀시: 이 철구만 남더라도 지켜줄게. 응, 그런 거야.
 
……………….
 
→ “같이 싸울 수 있어서 영광이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휘관 동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자, 이 거짓된 빛이 사라질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싸우고… 회피하라!
 
 
 
 ~27. 전과
 
……………………
 
여기는…멘탈 큐브를 끼워 넣었던 제단이 있는 입구…?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zZZZZZ
 
키로프: …………zZZZ
 
탈린: …………zZZZ
 
함께했던 북방연합 함선들은 내 주변에서 잠들어 있었다.
 
의장에 큰 피해도 없었다. 희미하게 들리는 숨소리가 동료들이 무사히 생환했음을 보여 주고 있었다.
 
분명 몇 시간 전에 함선들과 이곳에서 「빛의 도시」로 들어가서……
 
 
 
「문」이 있었던 빙산 쪽을 바라보니 빛의 도시로 가는 길은 더는 사라지고 없었고, 거울처럼 평탄한 표면도 잔뜩 금이 가 있었다.
 
의문의 시설 탐색, 관리 단말, 세이렌 상대의 「재현」. ……막 눈을 뜬 참이라 그런지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했다.
 
……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싸우십시오.”
 
그 싸움의 최후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시설에서 회수한 자료가 든 작은 상자가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료들이 무사하다.
 
지금은 그 밖의 일은 생각하지 말자.
 
상자를 열어 「서광」이라고 적힌 서류를 들고, 평온의 「바다」에서 동료들이 눈뜨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28. 의견 교환
「비밀 영역」 상부 바다.
 
그롬키: 돌아왔다~! 신선한 공기야~!
 
그리먀시: 으으… 아직도 머리가 멍해…. 나만 그런 거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와 마찬가지로 기억에 애매한 곳이 있군. 「빛의 도시」에서 의문의 시설에 들어가 자료를 회수하고 적과 교전 상태에 들어간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마지막에 싸웠던 적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입구로 돌아온 건지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군.
 
탈린: 아까 확인해 봤는데, “우리가 빛의 도시에 들어갔다가 돌아올 때까지”의 기록은 아무것도 없었어.
 
탈린: 그뿐만 아니라 의장도 마치 전투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말끔하게 고쳐졌고.
 
키로프: 하지만 지휘관 동지와 그리먀시는 분명 자료를 회수했다. …흠. 이거 흥미롭군.
 
무르만스크: 키로프는 열심히 생각해 봐요~ 그럼 우리는 항구까지 돌아갑시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어이, 키로프만 여기 두고 갈 셈이야? ……잠깐. 전방에 그림자가 보인다.
 
수평선 너머에서 나타난 의장을 갖춘 소녀들. ……로열과 유니온의 혼성함대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탈린: 아주르 레인 공동 훈련이야?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키로프: 예정을 앞당겨 끝낸 건가. 꽤 하는군, 여왕 폐하. 완벽한 타이밍이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이렇게 빨리 오다니, 사전에 통보한 루트로 온 것이 아니군.
 
탈린: 어지간히 서둘렀던 모양이네. 마음은 이해하지만.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탈린?
 
탈린: 소중한 지휘관이잖아. 언제까지고 북방연합에 “억류”된 채로 놔둘 리가 없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비밀 영역」의 존재가 새어나간 것 같진 않아. 그렇다면 지휘관 동지가 있을 법한 장소를 조사해 온 건가.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리고 빠른 결단까지…. 진심이로군. 유니온과 로열.
 
키로프: 철혈이나 중앵도 엮여 있는 거라면, 설령 우리 북방연합이라도 4대 진영을 앞에 두고 지휘관이 있는 곳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지.
 
 
새러토가: 북방연합 여러분! 그리고 지휘관! 오랜만이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로열과 유니온 여러분이야말로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았다. 내가 아는 한 우리 북방연합이 구원 요청을 한 기억은 없는데 말이지?
 
새러토가: 응~ 지휘관하고 빨리 만나고 싶어서 일정을 좀 앞당겼어~ 그리고 여긴 북방연합 소속 해역이 아니잖아? 우리가 지나가면 안 돼?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물론 된다! 우리도 지휘관 동지를 항구까지 데려다 주고 있는 중이다. 너희도 함께 가지 않겠나?
 
새러토가: 항구로 가는 건 상관없지만, 일단 지휘관은 우리 쪽 양산함으로 옮겨주겠어?
 
워싱턴: 평범한 양산함이 아니라 그런 괴상한 잠수함에 타고 있다니, 어딜 봐도 수상하기 짝이 없잖아. 지휘관의 승함이라면 우리가 준비하겠어.
 
키로프: 뭐, 그렇게 열 내지 말라고.
 
키로프: 지휘관 동지가 북방연합에 머무른 것은 소유즈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지휘관 동지 스스로의 의지이기도 하다.
 
키로프: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납치”하는 것은 별로 신사적이지 못한 것 같다만.
 
호넷: 애초에 체류를 계속 연장시킨 건 너희 북방연합이잖아.
 
키로프: 로열의 의견은 어떤가?
 
셰필드: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이미 여왕 폐하께로부터 주인님의 거취에 대해 “하인은 당분간 유니온에 가 있도록 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그럼 남은 건 지휘관의 의지인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 유니온으로 간다.
→ 북방연합에 남는다.
 
(…라고 말하고 싶긴 하지만, 양쪽 다 순순히 물러날 것 같진 않은데.)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 자리는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소유즈!? 회합에 참가하고 있는 게 아니었나…?
 
소비에츠키 소유즈: 회합에서 지휘관의 지원 요청 건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새러토가: 폐하네가? 으음….
 
소비에츠키 소유즈: ……북방연합을 포함한 주요 진영은, 지휘관의 유니온 지원을 요청합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즉 지휘관 동지가 유니온으로 가 주었으면 하는 건가?
 
소비에츠키 소유즈: 벨로루시야. 자세한 것은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지휘관. 오랜 기간 동안 북방연합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함께 싸우게 되는 날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탈린: 어쩔 수 없네.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키로프: 작전이 아니라 여행으로 와도 환영이다.
 
……함께 싸울 수 있어서 다행이다.
 
북방연합 동료들과 헤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지금은 유니온의 지원이 먼저다.
 
새러토가: 지휘관. 같이 항구로 돌아가자!
 
 
 
 ~29. 「각성」
 
오스타: 연구는 잘 진행되는 것 같군. 안쥬 박사.
 
안쥬: 그래. 드디어 그 「각성」의 단서를 찾아냈어.
 
오스타: 또 그 이야기인가. 계속 말하지만, 네가 말하는 「감정」은 우리 인류의 것이다. 우리의 모방에 지나지 않는 인형들에게 감정은 존재하지 않아.
 
오스타: 아니면 그 「각성」이라는 현상을 실증할 수 있다는 건가?
 
안쥬: 아직은 아냐. …하지만 얼마 안 남았어. 조금만 더 시간을 준다면…!
 
오스타: ………그 말만 벌써 수십 번째다.
 
안쥬: 이번엔 진짜야! …콜록콜록.
 
안쥬: 그래. 멘탈 큐브 적성이 있는 인간…. 그 존재를 실증할 수 있으면…….
 
 
 
 ~30. 미래
북방연합. 어느 곳.
 
소비에츠키 소유즈: 「비밀 영역」 일로 지휘관의 특수성은 다들 인식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멘탈 큐브 적성」은 함선뿐만 아니라 멘탈 큐브 그 자체, 그리고 멘탈 큐브 기술을 응용한 기계에도 작용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지휘관이 조작한 멘탈 큐브는 이미 회수하여 현재 분석 중에 있습니다.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지휘관 동지가 정말 자료에 나와 있는 것처럼 할 수 있는 건가?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것은 알 수 없습니다. 회수한 자료에 그에 관한 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하지만 지휘관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 혹은 그렇게 될 수 있다……라고 판단해도 되겠지요.
 
소비에츠키 소유즈: 로시야. 벨로루시야. 당신들에게만 전하겠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알다시피 이대로 북방연합과 세이렌과의 싸움이 영원히 계속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함선과 지휘관의 호의에 의한 지원이 있더라도, 이대로는 세이렌의 적응 능력 앞에 북방연합 함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우리는 모든 수단을 강구했습니다. 아주르 레인의 지원, 레드 액시즈의 기술, 세이렌, 잔불.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지휘관」이 「비밀 영역」에서 「열쇠」를 가져와 준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제는 우리가 그 「열쇠」를 사용해서, 미래를 손에 넣읍시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지휘관 동지를 속이지 않고 끝나서 다행이군. …사실 조금만 더 머물러 줬다면 이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었겠지.
 
소비에츠키 소유즈: 유니온도 로열도, 지휘관의 가치를 모를 리가 없죠.
 
소비에츠키 소유즈: 지휘관 덕분에 우리는 모두 미래를 찾았으니까요.
 
소비에츠카야 벨로루시야: …………아아. 지휘관 동지가 직접 몸을 내던져서 가져다 준 것이니.
 
소비에츠키 소유즈: 북방연합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함선의 충실화가 필요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를 위해서는 지휘관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열쇠」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로시야, 벨로루시야. 기억해 두십시오. 북방연합의 미래는 이 프리즘처럼 빛나야 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지휘관이 가져다 준 빛을, 결코 허투루 하지 않도록 하십시오…….
 
 
 
 ~31. 관찰
 
옵저버 제로: 결론은?
 
아비터·엠프레스Ⅲ: 「지휘관」이라는 존재의 독특성을 확인.
 
아비터·엠프레스Ⅲ: 「지휘관」이라는 존재의, 동일 시간축에서 3회의 소실 현상을 확인.
 
아비터·엠프레스Ⅲ: 「지휘관」이라는 존재의, 동일 시간축에서 3회의 재출현 현상을 확인.
 
옵저버 제로: ……시간축 도약이 아닌, 「가지치기」….
 
아비터·엠프레스Ⅲ: 흥미롭군. 후후후.
 
옵저버 제로: 네.
 
아비터·엠프레스Ⅲ: 「옵저버」의 「재현」 실험의 교란에 성공.
 
아비터·엠프레스Ⅲ: 아비터에 의한 교란은 특정 불가능. …이 시간축의 「옵저버」도 내가 했으리라고는 생각 못 할 거야.
 
옵저버 제로: 계속 관찰할 것. 실험 간섭은 중지. 은폐 행동은 계속. 「코드 G」는 다른 아비터가 대처한다.
 
옵저버 제로: 이 시간축에서 자연 연산 시스템에 관측할 수 없는 정보가 대량 발생. 신중을 기하길.
 
옵저버 제로: …………………….
 
옵저버 제로: 「지휘관」은 대체, 「언제」로 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