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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탑의 장미 中

킹루클린 2025. 5. 24. 23:01

 ~14. 미지의 탐색

 

빛이 사라지자 황폐한 세계가 눈에 들어왔다.
검푸르고 거대했던 고래는 검노란색으로 변했고, 크기도 2m 정도까지 줄어들어 놀이공원의 어린이용 놀이 기구처럼 되었다.

미스 D: 와아~! 조수, 봐봐! 이거 탈 수 있어!
미스 D: 타고 날 수도 있어!
미스 D: 껌딱지도 없어졌고, 신나는 나들이다~!
미스 D: 야호~! 고래야, 날아라~!

미스 D는 이 위기 상황을 '나들이'로 인식한 것 같았다.
한편, 컴파일러는…….

지휘관: 벌써 임시 지휘부를 지은 거야?!
지휘관: 엄청난 건설 속도네…….

컴파일러: 이 정도는 평범. 현재 주변 구역의 정보를 확인 중.
컴파일러: 지형도로 보아 현재 위치는 로열 본섬 웨일스 남부의 베일 오브 글러모건 지역.
컴파일러: 토양 성분 분석 결과, 과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흔적이 있음.
컴파일러: 또한 '나', 즉 컴파일러가 남긴 시그널도 검출.
컴파일러: 다만 본체나 유사한 시설의 존재는 감지되지 않음.
컴파일러: 이곳은 어딘가의 실험장. 다만 실험 기관은 이미 궤멸된 것으로 추정됨.

지휘관: 짧은 시간에 그 정도까지 알아낸 거야? 대단하네.

컴파일러: 이 정도는 평범. 아직 상황을 확인 중. 건물 내에서 휴식을 권장.

지휘관: 아니. 이런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컴파일러가 일하는 걸 보고 싶어.

컴파일러: 마음대로 해.

대화를 나누면서도 컴파일러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무수한 마이크로 드론이 의장을 떠나 일부는 하늘로, 일부는 지하로, 또 일부는 물속으로 향했다.

지휘관: 지금은 뭐하는 거야?

컴파일러: 지금 사용 가능한 것은 로컬 자원뿐. 본체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적.
컴파일러: 따라서 복구할 가치가 있거나, 혹은 휴면 상태인 시설을 찾아 내 성능을 향상시킬 거야.
컴파일러: 가능하다면 최대한 빨리 본체를 재건하고 싶어.
컴파일러: ……찾았다.
컴파일러: 인근에서 복구 가능한 연안 해군용 집적 모듈을 발견. ……아직 조립되지 않은 모듈형 기지라고 생각하면 돼.
컴파일러: ……방어 모듈, 양산형 생산 모듈 모두 이상 없음.
컴파일러: 양산형 호위함대를 건조해 수비를 굳힌다.


→ 이게 세이렌의 메커니즘인가……
컴파일러: 평범.

→ 정말 타고난 전쟁 기계구나….
컴파일러: 당연. 그게 우리가 태어난 이유.


컴파일러: 이동 수단은…….

미스 D: 고래!!!!
미스 D: 내 고래에 타! 타!

컴파일러: ………….

컴파일러는 아무 말없이 의장 구조를 바꿔 호버크래프트 장갑차 같은 것을 만들었다.

컴파일러: 고래? 트럭?

미스 D: 내 고래만큼은 아니지만 이것도 멋있네!


→ 트럭!
컴파일러: 현명한 선택. 그럼 출발한다.

→ 고래!
미스 D: 야호~! 고래 기사 출발이다!!



 ~15. 경계를 넘는 통찰

 

엘리자베스 META는 허무를 거닐었다.

퀸 엘리자베스(META): 내가 함정에 빠진 건지, 아니면 진범이 장치를 파괴했을 때 남긴 흔적인지…….

엘리자베스 META는 허무를 관찰했다.
그리고 마치 운석처럼 대지에 충돌했다.
그리고 외부의 짐승 떼와 함께 날뛰었다.
군함의 저항도, 함선의 저항도, 세이렌의 저항도 뭉개졌다.
세계는 죽음의 정적에 휩싸였고, 공간은 허무로 돌아갔다――

퀸 엘리자베스(META): ……아니야.
퀸 엘리자베스(META): 더 집중해야 돼……. '부정확 동기 장치'를 잃은 순간에 초점을 맞추고…….

엘리자베스 META는 다시 허무를 관찰했다.
그러자 허무가 변했다.

하이테크 느낌의 시설 안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고,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퀸 엘리자베스(META): 찾았다. 여기야.

엘리자베스 META는 인파와 벽을 뚫고 동기 장치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장치 앞에서 어떤 존재를 목격했다.

 

???: ………….

퀸 엘리자베스(META): 네가 파괴한 거야……?
퀸 엘리자베스(META): 너, 대체 누구야?!
퀸 엘리자베스(META): 큭…… '통찰'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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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세계. 외부의 짐승들이 떼를 이루고, 보름달의 봉오리 또한 꿈틀거리고 있었다.
짐승 무리는 거세게 몰아쳤다. 셰필드 META 일행에 전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META는 계속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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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짐승: RUVD FVBY WSHJL(주제를 모르는군.)

고차원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엘리자베스 META는 주의를 돌렸다. 그러자 눈앞의 세계는 순식간에 산산조각 났다.

퀸 엘리자베스(META): ……별의 짐승?
퀸 엘리자베스(META): 흥. 넌 아까 그거랑 무슨 관계야?

별의 짐승: NV IHJR(떠나라.)

퀸 엘리자베스(META): …네가 뭔데 감히 나에게 명령해?
퀸 엘리자베스(META): '통찰'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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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세계. 보름달의 봉오리가 꽃받침을 펼쳤다.
도시, 전원, 대지, 산천……. 꽃받침의 표면에 수많은 풍경이 비춰졌다.

퀸 엘리자베스(META): (……봉오리 하나하나가 인공 특이점?)
퀸 엘리자베스(META): (수백 개의 인공 특이점이 하나의 세계에서…… 동시에 가동됐다는 거야?)
퀸 엘리자베스(META): (잠깐만. 저 금빛은 카멜롯…? 게다가 뱀파이어 META까지 있어…?)
퀸 엘리자베스(META): (저기는 엘리자베스의 세계인가?)
퀸 엘리자베스(META): (저 반짝이는 커다란 등대는…… 라이언의 세계?)
퀸 엘리자베스(META): (설마 여기 온 모든 사람이 있던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거야……?)
퀸 엘리자베스(META):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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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짐승: AOL SPNOA VM H MPYLMSF(반디의 빛은.)
별의 짐승: JHUUVA JVTWHYL AV AOL YHKPHUJL VM AOL ZAHYZ(하늘의 별에 비길 수 없다.)
별의 짐승: NV IHJR(떠나라.)

고차원의 압박이 다시 들려왔다.

퀸 엘리자베스(META): (……반드시 계속 지켜봐야 해.)
퀸 엘리자베스(META): (……모험을 해 보자.)

퀸 엘리자베스(META): LCLU H DLHR MPYLMSF(반디는 약하지만)
퀸 엘리자베스(META): JHU WBYZBL AOL SPNOA(빛을 쫓을 수 있어.)
퀸 엘리자베스(META): PUZPNOA('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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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세계. 보름달의 봉오리 아래에는 무수한 잔해가 쌓여 있었다.
외부의 짐승 떼들은 끊임없이 봉오리로 돌진했지만, 모두 특이점 입구 부근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퀸 엘리자베스(META): (……특이점은 통과할 수 없는 건가?)

짐승 떼는 끝이 없고, 쌓여 가는 시체 또한 끝이 없었다. 황폐한 세계는 짐승들의 무덤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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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짐승: P HT AOL ZAHY ILHZA(나는 별의 짐승.)

퀸 엘리자베스(META): ZOBA BW DPAO FVB(닥쳐.)
퀸 엘리자베스(META): PUZPNOA('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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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한 세계는 이내 시체의 세계로 변했다.
짐승들의 무수한 잔해가 바다를 하얗게 물들였다.
그리고 변화가 나타났다.
잔해 속에서 새로운 적이 태어났다.
그것들은 외부의 짐승의 잔해 속에서 기어나와 보름달의 봉오리를 향해 계속 돌진했다.
이번엔, 그것들은 순조롭게 통과했다.
보름달의 봉오리에 비친 무수한 풍경은 하나둘씩 죽음의 정적에 휩싸였다.

퀸 엘리자베스(META): (……저게 뭐야…. 신종 의태물…?)
퀸 엘리자베스(META): (의태물은…… 외부의 짐승의 잔해에서 태어난 거야…?!)
퀸 엘리자베스(META): (이게 이 세계의 미래……?)
퀸 엘리자베스(META): (동기 장치가 파괴된 시점에서 확정되어 있었던 건가……?)
퀸 엘리자베스(META): (엑스……. 설마… 어떻게……!?)
퀸 엘리자베스(META): PUZPNOA('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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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순식간에 허무로 변했다.
느낄 수도, 생각할 수도 없었다. 자신의 존재조차 희박해지고, 매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퀸 엘리자베스(META): ……JBYZLZ(이런.)
퀸 엘리자베스(META): ……YLABYU AV AOL XBLLU'Z SPNOA(여왕의 빛에 다시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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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 중이던 엘리자베스 META는 갑자기 쓰러졌다.

셰필드(META): 폐하!? 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상태가…… 안 좋아…!

퀸 엘리자베스(META): …….

셰필드(META): 죄송합니다, 폐하. 방금 뭐라고……?

퀸 엘리자베스(META): ……어, 얼른 퇴각해…….
퀸 엘리자베스(META): 열차에 타……. 장미탑으로…….



 ~16. 든든한 컴파일러
컴파일러가 말했던 "복구할 가치가 있는" 시설에 도착했다.
겉보기에는 파괴된 해안 공장 폐허에 불과했다.
컴파일러는 스웜봇을 지휘해 잔해를 해체하고, 땅고르기 작업을 실시한 뒤, 차례차례 새로운 영역을 꾸리기 시작했다.
공장, 공항, 군항, 레이더 기지, 두꺼운 방어벽에 거대한 포대, 그리고 무수한 용도 불명의 시설들.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자 소형 로봇들이 줄줄이 튀어나왔다.
일부는 잔해를 분해하는 대군에 합류했고, 일부는 지하 깊숙이 배관을 매설했으며, 일부는 해안에서 제방과 인공 수로를 건설했다.
드디어 익숙한 제어탑형 구조물이 기지 중심부에 완성되었다.

지휘관: (배관은 자원 보급용…. 제어탑은 경면해역의 제어를 위한 건가.)
지휘관: (컴파일러는 경면해역을 기지의 방어 시설로 만들 생각이군.)

내 추측은 틀리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컴파일러를 얕보고 있었던 것 같다.
첫 번째 제어탑이 완성된 후, 컴파일러는 두 번째 제어탑을 건설했다.
경면해역 안에 경면해역을 중첩시키고, 이중 경면해역 사이에 해무를 채운 뒤에야 컴파일러는 겨우 작업을 멈췄다.

컴파일러: 지휘관. 임시 거점의 방어와 은폐를 모두 확보했어.
컴파일러: II형 양산형 생산 라인 5개, II형 인포서 생산 라인 2개 가동 개시. 이를 통한 기초 전력 확보.
컴파일러: 이러면 당장은 안전해.


→ 든든하네!
컴파일러: 칭찬 고마워.

→ ……네 목적은 시간 벌기야? 아니면 세계 정복이야?
컴파일러: 이상한 질문. 당연히 시간 벌기야.


컴파일러: 현재 대부분의 자원을 본체 재건에 사용하고 있어.

지휘관: 본체 복구까지 시작했어…?!

컴파일러: 약 72시간 후에 핵심부 재가동 가능. 본래의 10%의 출력으로 사용할 수 있어.

지휘관: …….

컴파일러: 그리고 본체의 잔존 데이터베이스에서 이 실험장에 관한 자료를 회수했어. 지휘관이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을 정리하는 중.

지휘관: 고마워. 확실히 정보가 더 필요해.
지휘관: 그래서 분석 결과는 나왔어?

컴파일러: 응. 이 실험장의 번호는 SQ-4577486으로 확인.
컴파일러: 본체 붕괴의 원인은 외부의 짐승 떼의 습격.

지휘관: 외부의 짐승 떼!?

컴파일러: 외부의 짐승은 이미 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

지휘관: 다른 생존자는?

컴파일러: 있어. 시스템 제어에서 벗어나 있는 떠돌이 양산형의 순찰 흔적을 검출.

지휘관: 루메이 같은 저항 세력인가…….
지휘관: 흔적이 밀집된 지역을 특정할 수 있어?

컴파일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스캔은 아직 불가능. 현재 탐지 범위 내에서 말하면, LD항에서 밀집된 신호를 확인.
컴파일러: ……? 지휘관. 상황이 변했어.
컴파일러: 외부의 짐승이 대거 집결 중. 대규모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음.

지휘관: 이 기지를 지킬 수 있어?

컴파일러: 우리가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현재 적의 탐지 수준으로는 이곳을 발견할 수 없어.

지휘관: 헬레나와의 통신은 언제 회복되지?

컴파일러: 불명확.

지휘관: 그럼 LD항은 지금 위험한 상황이야?

컴파일러: 그럴 가능성이 높아. 접근 중인 다수의 무리를 탐지. 외곽 진지에서 이미 전투가 발생했어.

지휘관: 가서 도와야 해.

컴파일러: 내가 받은 명령은 반드시 지휘관을 지키는 것. 지휘관의 안전이 최우선.

지휘관: 그럼 나를 지키면서 싸워줘. 도와주고 싶어.

컴파일러: 꼭 가야 한다면 72시간 후에 출발할 것을 제안.
컴파일러: 그러면 본체의 10%의 출력을 끌어내서 보다 강력한 전투 병기를 배치 가능. 이곳에서 LD항으로 직행하는 통로도 만들 수 있어.

지휘관: ……아니, 그러면 너무 늦어. 저항 세력이 버티지 못할 거야. 만약 버틴다고 해도 큰 피해를 입겠지.
지휘관: LD항으로 가서 그곳에 방어선을 다시 세워야 해.

컴파일러: 이동 과정에서 위험성이 너무 높아. 비추천.

미스 D: 하아? 조수 말 안 들어? 네가 대장이야, 조수가 대장이야?
미스 D: 조수. 이 알비노 건축가가 안 간다고 하면 내가 고래로 데려가 줄게!
미스 D: 어디든지 말만 해! 데려가 줄게!

컴파일러: ……건축가.

미스 D: 메롱이다~~~

컴파일러: ……꼭 가야 한다면, 가자.
컴파일러: 그래도 두 시간만 기다려. 이동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야.

지휘관: 그래. 고마워.

컴파일러: ……딱히. 해야 할 일이니까.



 ~17. 다른 로열
LD항. 장미탑

라이언은 일행을 메세케테트에 태워 장미탑으로 귀환했다. 글로리어스 META는 곧바로 지휘통제실로 가서 각 전역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와 라이언은 이 세계의 로열은 자신들의 인식과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체감했다.

라이언: 산속에는 공장이 숨겨져 있고, 평야에는 인공 수로가 많이 파여 있어…….
라이언: 장기말과 양산함의 동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 구역은 인위적으로 침수시켰고…….
라이언: 정말 만신창이로군…….

글로리어스(META): 지금도 우리는 계속 저항하고 있습니다.
글로리어스(META): 로열의 영광으로서, 적들이 로열의 땅에서 마음대로 행동하게 놔둘 수는 없어요.
글로리어스(META): 엘리자베스 님. 제5무선통신연구소 방면으로 적의 대군이 접근 중입니다.
글로리어스(META): META 엘리자베스 님 쪽은 아직 연락이 없나요? 제가 증원 부대를 보내겠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아직 연락은 없어.
퀸 엘리자베스: 그래도 걱정 마. 거기 남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정예 병력이니까. 지금 밀리는 것처럼 보이는 건, 단순히 정보가 부족해서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야.
퀸 엘리자베스: 부대는 더 우선 순위가 높은 전역으로 보내.
퀸 엘리자베스: 우리가 도울 일이 있으면 뭐든지 말해줘. 원래 그러려고 온 거니까.

라이언: 그래. 사양할 필요는 없다.
라이언: 적의 숫자는 상당하지만 연계가 되지 않고 있어.
라이언: 장미탑 안에 틀어박혀 있느니 차라리 나가서 싸우는 게 나을 거다.

글로리어스(META): 이해했습니다. 실은 지금 웨일스 전역에서 이상 사태가 발생하여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하던 참이었습니다.
글로리어스(META): 현재 로열 섬은 12개의 전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곳의 전력은 장미탑과 인접한 제1~6전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글로리어스(META): 제9―웨일스 전역의 상황을 처리하는 데는 솔직히 다소 역부족입니다.

라이언: 안심해. 우리에게 맡겨라.
라이언: 그런데 그 이상 사태라는 건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글로리어스(META): 외부의 짐승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쪽에서 세이렌 함대가 활동을 재개한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라이언: ……세이렌이라고? 이 세계에서는 100년도 넘게 자취를 감췄다고 하지 않았나?

글로리어스(META): 네. 세이렌 폐공장을 드론을 이용해 수리하고 있는 모습도 촬영했으니까, 틀림없습니다.
글로리어스(META): 최신 정보에 따르면 그 세이렌들은 함대를 편성해 외부의 짐승 사이를 건너고 있는 중입니다.
글로리어스(META): 브리스톨 해협을 거쳐 침수 지대를 통해 장미탑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트라팔가: 여러분 세계의 세이렌이라며 아군이겠죠?

글로리어스(META): 아마도 그럴 겁니다. 도중에 제 감시소를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파괴하지 않았으니까요.
글로리어스(META): 이것이 은폐 감시소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글로리어스 META는 작전실 화면에 여러 장의 사진을 띄웠다.

트리니다드: 확실히 세이렌 함대네.
트리니다드: 모델로 보면 II형 양산함과 인포서 시리즈 같아.

갤런트: 어!? 안에 작은 고래 한 마리도 섞여 있는데? 귀엽다~!

뱅가드: ……작은 고래?
뱅가드: 폐하. 저거 생긴 게…… 미스 D의 고래 인형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뱅가드: 그리고…… 조금 흐릿하긴 하지만 저 실루엣은… 미스 D죠?

퀸 엘리자베스: ………………?
퀸 엘리자베스: …………큰일이야.
퀸 엘리자베스: 라이언. 얼른 메세케테트를 준비시켜! 지금 당장 지원하러 가야 해!

라이언: 흠? 그렇게 당황한 모습은 처음 보는군.
라이언: 저 작은 고래하고 아는 사이인가?

퀸 엘리자베스: 가면서 설명할게. 얼른 출발하자.

라이언: 뭐, 상관없다.

트라팔가: ……이번 목적지는 전장입니다. 정말로 메세케테트를 타고 가는 겁니까?

라이언: 전장에 들어서기 전에 착수할 거다. 싸우려면 우리 홈그라운드에서 결판을 내야지.

트라팔가: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라이언: 클레오파트라, 준비해라! 출발이다!

클레오파트라: 알겠습니다.



 ~18. 너무 든든한 컴파일러
컴파일러가 세운 계획은 의외로 간단했다.
우리는 두 시간 동안 전력을 다해 준비한 뒤, 최단 경로를 따라 적을 뚫고 LD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외부의 짐승 대군과 대치하게 되었다.

미스 D: 야, 알비노 건축가! 한참을 싸웠는데 왜 아직도 제자리걸음만 하는 거야!
미스 D: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컴파일러: 적이 집결한 후, 개개의 전투력이 강화되었어.
컴파일러: 적의 규모와 전투력 증가폭 사이의 관계식을 계산 중.
컴파일러: 적의 증세는 예상 이상. 안전을 고려하여 전진 속도를 줄이고, 더 많은 생산 라인이 가동될 때까지 대기해야 해.

미스 D: 그렇다고 왜 갑자기 포대를 짓기 시작한 건데!

컴파일러: 전진 템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건설이야.

미스 D: 아 진짜……. 느려! 너무 느려!
미스 D: 이 속도로 대체 언제 도착하겠다는 거야!

컴파일러: 72시간 내에는 반드시 도착 가능.

미스 D: ……그럼 이전하고 똑같잖아!!!

컴파일러: 부정. 72시간 경과 후 출발하는 것이 이전의 계획. 목적지 도착까지의 소요 시간은 불명. 현재 계획은 72시간 내에는 반드시 도착 가능.

미스 D: ……!!!!!!!!

지휘관: (이런 전술을 택하는 건 확실히 컴파일러답다고 할까…….)
지휘관: (그래도 이렇게 느리면 안 되는데…….)
지휘관: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해. 역시 현지 저항 세력과 연락을 취해야겠어.)
지휘관: (전투 지원은 바랄 수 없겠지만, 최소한 진로 정보는 받을 수 있겠지…….)

 

----

쾅――!

컴파일러: 지휘관. 상황이 변했어. 북동쪽에서 제3세력이 이곳으로 접근 중.

지휘관: 응? 저항 세력인가?
지휘관: 네가 준 자료에 따르면 이 실험장의 세이렌은 현지 세력과 동맹 관계였어. 틀림없지?

컴파일러: 틀림없어.

지휘관: 어쩌면…… 과거의 동맹이 깨어난 줄 알고 도와주러 온 걸지도 몰라.
지휘관: 먼저 연락해 볼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겠네.

미스 D: 조수, 봐봐! 하늘에 금빛 사자가 날고 있어!

지휘관: ……금빛 사자?

하늘을 올려다봤지만 그곳에는 교전 중인 비행 유닛만 있엇고 금빛 사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어떻게 찾은 거야?
→ ……고래로 발견했어?

미스 D: 음…… 어쨌든 보였어!
미스 D: 조수는 안 보여도 괜찮아! 내가 가서 불러올게!
미스 D: 고래야, 날아라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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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D: 사자!
미스 D: 날개 달린 빛나는 사자!

갤런트: 어라……? 트리니다드. 아래에서 고래가 이쪽으로 돌진하고 있는데?

트리니다드: ……그러네. 게다가 위에 누가 타고 있어.
트리니다드: 무기도 없어 보이는데 이렇게 파고들면 너무 위험해!

갤런트: 빨리 도우러 가자!

 

미스 D: 저어어어어어엄프~!

트리니다드: 조심해!

갤런트: 괜찮아 괜찮아~ 나이스 캐치!

미스 D: 오오~! 날고 있어 날고 있어~!
미스 D: 응? 사자 위에 호루라기하고 전갈 소녀가 타고 있잖아!

갤런트: ……뭐?

트리니다드: 전갈 소녀……?

미스 D: 너네 말야!
미스 D: 맞다. 조수를 데려와야 돼!

갤런트: ……누구?

트리니다드: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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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D가 금빛 사자에 올라탄 후, 메세케테트를 타고 뒤따라온 엘리자베스와 무사히 연락이 닿았다.
간략한 정보 공유를 통해 이 세계의 기본 정보를 대략 알게 되었지만… 역시 한동안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가령 라이언 일행은 엘리자베스가 없는 세게에서 왔다는 것….
그리고 내가 엘리자베스 일행과 같은 세게에 왔다는 것….
게다가 이세계인 세 그룹은 서로를 현지 저항 세력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
물론 엘리자베스는 고래의 변화, 그리고 컴파일러와 동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컴파일러가 방어선을 재배치한 뒤, 우리는 함께 메세케테트를 타고 LD항의 장미탑 구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미스 D는…… 날아다니는 사자를 타고 가는 걸 선택했다.

지휘관: 그러고 보니… 저 날아다니는 사자는 대체 뭐야?

라이언: 그건 메세케테트에 탑재된 비밀 병기다. 미안하지만 자세한 구조는 알려 줄 수 없어.

미스 D: 세이렌 양산형이랑 똑같아! 약간의 솔리드 홀로그램만 더한 거야!

라이언: 으흠…….
라이언: 그럼 클레오파트라, 출항하라!

클레오파트라: 총독님. 트라팔가 님께서 아직 탑승하지 않았습니다….

라이언: '광익의 사자'를 한 놈 보내도록 해. 하늘을 나는 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지만…….
라이언: 잊지 못할 비행 경험을 선사해 줘야지! 자, 출발이다!

클레오파트라: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19. 침공 계획

 

메세케테트는 장미탑에 착륙했다.
급박한 전황으로 인해 엘리자베스가 언급했던 장기말 의장대는 보이지 않았다.
글로리어스 META는 이에 대해 사과하려 했지만, 나는 지금은 그럴 처지가 아니라고 전했다.
돌아오는 길에 엘리자베스는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공유해줬다. 컴파일러가 수집한 정보와 대조하여 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앙을 대강 파악할 수 있었다.
외부의 짐승의 습격, 세이렌의 붕괴――여기까지는 루메이의 세계와 똑같았다.
그러나 이 세계에는 별의 짐승이 나타나지 않았다.
아까 컴파일러와 함께 싸웠을 때, 이 세계의 외부의 짐승들은 루메이의 세계의 놈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짐승들만으로 이곳의 세이렌은 궤멸되었기 때문에, 별의 짐승은 굳이 자신이 나설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지휘통제실에서 전황도를 확인하며 이 세계의 로열은 특이한 방식으로 전역을 구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열의 현재 영역이 아니라, 과거 7왕국 시절의 영역을 바탕으로 전역을 구분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묻자 글로리어스 META는 "이렇게 나누면 장미탑이 모든 전역의 중심이 되니까요."라고 대답했다.
장미탑은 로열 저항 세력의 핵심이니, 이곳을 중심으로 전역을 구분한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글로리어스 META는 이렇게 해서 100년 동안 계속 싸웠고, 결국 그녀 혼자만 남게 되었다.
글로리어스. 그녀는 로열의 마지막 영광이었다.

잠시 후, 엘리자베스 META를 태운 퀸즈 라이트호도 장미탑으로 귀환했다.
엘리자베스 META는 상당히 우려될 만한 정보를 가지고 돌아왔다.
보름달의 봉오리는 언젠가 피어나 무수한 세계와 연결되는 특이점의 터널을 열게 된다.
그리고 엑스의 의태물이 외부의 짐승의 잔해에서 태어나, 특이점을 통해 수많은 세계에 파멸을 가져온다.
그 세계 중에는 실험장β, 그리고 라이언이 있는 세계도 포함된다.
부정확 동기 장치를 훔친 존재나, 별의 짐승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META는 능력을 한계 이상으로 써 버렸기 때문에 한동안 열차 안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제는 우리끼리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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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항. 장미탑
지휘통제실

글로리어스(META): 짐승 무리가 보름달의 봉오리를 에워싸고 있습니다. 마치 꽃받침이 펼쳐지길 기다리는 것처럼요….
글로리어스(META): META 엘리자베스 님께서 보신 광경은 진짜일지도 모릅니다….
글로리어스(META): 설마 외부의 짐승 위에 더욱 무서운 적이 있을 줄은…….
글로리어스(META): 더구나 보름달의 봉오리를 거쳐 여러분의 세계에도 파멸을 가져온다니…….
글로리어스(META): 여러분을 이런 재난에 말려들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라이언: 사과할 필요 없다. 우리는 이미 맹우니까.
라이언: 그 봉오리를 파괴할 수 없는 것도 아니잖나.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그 전에 부수면 돼.
라이언: 과거에는 폭발로 인한 부수적인 피해가 두려워 파괴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지. 오히려 그 녀석의 파괴력을 이용하면 적의 숫자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거야.

지휘관: 로열 섬 주변의 보름달의 봉오리는 몇 개지? 애초에 봉오리는 정말로 로열 섬 주변에만 존재하는 거야?

글로리어스(META): 적어도 과거 각 진영이 서로 연계를 취할 때, 보름달의 봉오리는 정말로 로열 섬 주변에서만 나타났었습니다.
글로리어스(META): 수량은…… 저도 정확한 수량은 모릅니다. 8번부터 12번 전역에 설치한 감시소의 수가 매우 적어서….
글로리어스(META): 다만 지금 있는 데이터로 추측하자면 이번에 출현한 것은 약 400개 이상으로 보입니다.

지휘관: 400개 이상……. 전부 부술 수는 없겠군.

라이언: 당연한 것 아닌가?
라이언: 설마 모든 봉오리를 파괴할 생각이었나?

지휘관: 봉오리 하나하나가 다른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니까.

라이언: 우리의 힘은 한정되어 있다.
라이언: 모두를 구할 수는 없어.

지휘관: ……네 말이 맞아.
지휘관: 하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들의 세계와 연결된 두 개의 봉오리만은 파괴해야 해.
지휘관: 엘리자베스. 그 두 봉오리의 위치를 기억해?

퀸 엘리자베스(META):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
퀸 엘리자베스(META): 돌아온 뒤로 계속 좌표를 정리하고 있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다 끝났으니까 지금 보내줄게…….

통신: ――――

글로리어스(META): 잘 수신했습니다. META 엘리자베스 님.
글로리어스(META): 음…. 한쪽은 웨일스 전역 남서부, 베일 오브 글러모건 근해…. 다른 쪽은 웨식스 전역 와이트 섬 남부…….
글로리어스(META): 여러분께서 처음 오셨을 때 위치와 가깝네요.

지휘관: (글러모건 지역이라……. 컴파일러가 그쪽에 시설을 많이 지어 놨었지.)
지휘관: (실험장β로 통하는 봉오리는 너무 걱정할 필요 없겠군.)
지휘관: 위험은 빨리 해결할수록 좋지. 두 팀으로 나누자.

라이언: 동감이다. 각자의 세계로 통하는 봉오리를 파괴하는 거지?

지휘관: 아니. 그렇게 하면 전력이 편중되어서 라이언 쪽이 너무 힘들어질 거야.

라이언: 음. 동감이다.

지휘관: ………….

라이언: 아하하하……. 그쪽 전력을 좀 빌려줄 수 있겠나?

퀸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META의 부하를 데려가. 나는 내 부하와 컴파일러, 하인하고 같이 갈게.

퀸 엘리자베스(META): 안 돼…. 너는 라이언과 같이 가. 내가 지휘관과 같이 갈게.
퀸 엘리자베스(META): 퀸즈 라이트호는 나만 운행할 수 있어…. 우리가 떨어져 있는 편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도 많아져.

퀸 엘리자베스: 맞아…. 내가 소홀했어.
퀸 엘리자베스: 그럼 하인은 엘리자베스 META하고 같이 가. 나는 부하들을 데리고 라이언을 도울게.

지휘관: 좋아. 이러면 양쪽 전력의 균형이 맞겠군.
지휘관: 장미탑도 수비를 강화해야 해. 별의 짐승이 기습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없으니까.

퀸 엘리자베스(META): 헌터. 너는 여기 남아.

헌터(META): 알겠어. 글로리어스, 도움이 필요하면 뭐든지 말해줘.

글로리어스(META): 감사합니다.

이렇게 두 부대는 각각 퀸즈 라이트호와 메세케테트에 탑승해 장미탑을 떠났다.
엘리자베스, 벨파스트, 뱅가드, META 리나운 및 리펄스가 라이언을 지원했다.
META 엘리자베스, 셰필드, 에레버스, 그렌빌, 미스 D 및 컴파일러는 나와 동행하게 되었다.

지휘관: (META와 세이렌의 연합 함대를 지휘하는 건 처음인데.)
지휘관: (이사회도 이런 멤버로 엑스와 싸우고 있던 걸까…….)
지휘관: (좋아. 의태물의 실력을 정면으로 확인해 주지…!)



 ~20. 영원한 태양의 이름으로
웨식스 전역은 장미탑 인근 전역으로, 글로리어스 META의 완전 지배하에 있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외부의 짐승 무리는 보름달의 봉오리를 향해 접근하고 있어, 장미탑에서 와이트 섬까지의 항로는 비교적 안전해 보였다.
따라서 라이언 일행은 메세케테트의 출력을 높여 최대한 빠르게 와이트 섬에 도착한 후, 해상에서 전투 진형을 갖춰 적을 정면 돌파하는 작전을 선택했다.

라이언: 휴우…. 보름달의 봉오리 밑까지 도착하면 META 엘리자베스 각하가 제공한 고성능 폭약을 설치할 수 있겠군.
라이언: 만약을 대비해서 양도 넉넉히 챙겨왔고, 글로리어스의 함재기 지원 편대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이중 보험인 셈이지.

퀸 엘리자베스: 엘리자베스 META의 폭약만으로도 충분할 거야. 걔 성격을 생각하면 다 고려했겠지.

라이언: 음. 중요한 작전이니까. 우리도 이번 탐색을 위해 폭약을 잔뜩 가져왔지.
라이언: 원래는 산 등을 날려 버리고 거점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거지만, 설마 이런 거물을 처리하는 데 사용하게 될 줄이야.
라이언: 우리는 인공 특이점을 하나 만드는 데도 상상을 초월한 자원을 사용했어. 그런데 여기서는 400개 이상의 자연 발생 특이점이 굴러다니고 있군….
라이언: 게다가 지금 내 손으로 그중 하나를 파괴하려 하고 있어. 그렇지 않으면 소중한 모든 것을 단번에 잃어버리게 될 테니까.
라이언: 후후……. 어제까지만 해도 나일 강변에서 신시대의 개막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라이언: 지금은 알 수 없는 적과 사투를 벌이고, 세계 존망의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니….
라이언: 뭐랄까, 기묘한 꿈이라도 꾸고 있는 기분이야…….
라이언: 사표라도 내고 싶은 상황이군. ……돌아가면 보고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어…….

퀸 엘리자베스: 이런 때에도 보고서를 생각하는 거야? 너 일에 열심이구나.

라이언: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일 생각이라도 하지 않으면 진정할 수가 없어.
라이언: 그나저나 엘리자베스 각하는 이런 긴박한 상황에 익숙한 것 같군. 뭔가 들려줄 만한 경험담은 없나?

퀸 엘리자베스: 흐응? 내가 이런 위기 상황에 익숙한 것처럼 보여?
퀸 엘리자베스: ……뭐, 그럴지도 모르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격전을 헤쳐 나왔고.
퀸 엘리자베스: 인생 경험이란 환경에 따라 다른 법이니까 참고할 만한 내용은 없지만, 깨달은 것 정도라면 조금 가르쳐 줄게.
퀸 엘리자베스: 내가 있는 세계는 세이렌의 실험장이자, 동시에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었어.
퀸 엘리자베스: 감옥 안에서는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지만, 감옥 밖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
퀸 엘리자베스: 그러면 우리는 평생 감옥 안에서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라이언: …우리는 감옥의 간수를 쓰러트리고 제한적이나마 자유를 손에 넣었다.

퀸 엘리자베스: 그래. 하지만 이번에는 봉오리로 연결된 각 세계처럼 정체불명의 위기 속에서 멸망할지도 모르지.
퀸 엘리자베스: 감옥 밖은 위험하지만, 우리는 자유를 얻었어.
퀸 엘리자베스: 자유가 있으면 선택할 권리도 생겨.
퀸 엘리자베스: 적을 조사할 수도 있고, 힘을 비축할 수도 있고, 미지의 세계를 탐색할 수도 있고…… 희망을 좇을 수도 있어.
퀸 엘리자베스: 그리고… 언젠가 정말로 위기를 극복하고 찬란한 미래를 쟁취하는 것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닐 거야. 그렇지 않아?

라이언: ……귀중한 마음가짐이군. 고맙다.
라이언: 네 덕분에 이번 원정 보고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알 것 같아.

퀸 엘리자베스: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이네.

라이언: 구조 신호에 대해서 말인데…….

퀸 엘리자베스: 그게 왜?

라이언: 우리가 받은 구조 신호에는 "영원한 태양의 이름으로"라는 언급이 있었다.
라이언: "영원한 태양"…… 너희 동맹의 암호인가?

퀸 엘리자베스: 그런 셈이지. 나는 세계 바깥에서 동맹 상대를 모색하는 계획을 꾸미고 있어. 그게 바로 '영일 계획'이야.

라이언: 그렇다면 나도 정식으로 참여하고 싶다. '영일 계획'에 가입시켜줘.

퀸 엘리자베스: …그건 로열 대표로서야? 아니면 나일 총독으로서야?

라이언: 지금은 아직…… 나일 총독을 대표해서라고 말할 수밖에 없군.

퀸 엘리자베스: 그래도 상관없어. 미래의 동맹 상대고, 너희 세계의 로열에 분열을 일으킬 생각은 없으니까.
퀸 엘리자베스: '영일 계획'에 가입시켜 줄 수도 있지만, 임시 맹약을 맺을 수도 있어.
퀸 엘리자베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너희 로열 전체와 정식으로 맹약을 맺기를 바라.
퀸 엘리자베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어?

라이언: 아아, 물론이지. 좋은 관계를 꾸려 보자고.

퀸 엘리자베스: 그러면 이제 동맹이니까 그동안 마음에 걸렸던 거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퀸 엘리자베스: 세이렌에게 이겼다고 하던데…… 본체는 전부 파괴했어?
퀸 엘리자베스: 가령 남극 대륙 빙하 밑의 본체라든가……. 확실히 파괴한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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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때.
라이언이 통과한 웨식스 전역과는 달리, 웨일스와 콘월은 글로리어스 META의 전력이 거의 배치되지 않은 구역이었다.
따라서 이곳의 전투는 매우 위험했고, 퀸즈 라이트호로 목적지까지 직행할 수도 없었다.
다만 다행히 우리의 화력은 충분히 갖춰져 있었다.

세이렌과 META 연합 함대의 맹공 앞에 외부의 짐승 떼는 속수무책으로 제압되었다.
우리는 순식간에 작전 목표인 봉오리 아래에 도착했다.

지휘관: (철혈 레지스탕스와 함께 싸웠을 때와는 달리 여유가 있네…….)

미스 D: 이번엔 훨씬 빨랐어! 좀 하잖아, 건축가!

컴파일러: ………….

미스 D: 그리고 엘리자베스, 너도 아주 잘했어!

퀸 엘리자베스(META):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이 이상 기어오르면 간식은 압수야.

미스 D: 히이익! 미안해! ……엘리자베스. 상처는 괜찮아?

퀸 엘리자베스(META): 괜찮아. 아직 봉오리가 개화할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방심하지 마.

그렌빌(META): 폐하. 컴파일러가 고성능 폭약 설치를 시작했어!

지휘관: 폭약만으로 정말 단번에 파괴할 수 있어?

퀸 엘리자베스(META): 꽃받침은 차폐력이 우수해서 자세한 내부 구조까지는 파악할 수 없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하지만 이전 파괴 작전에 사용된 컴파일러의 무장 데이터와 대조하면, 충분히 가능할 거야.
퀸 엘리자베스(META): 그리고 열차에 탑재된 무기로 원거리 공격을 가하는 예비안도 준비되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지휘관: 중요한 일이니까… 완전히 파괴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지.

 

나는 공중에 떠 있는 보름달의 봉오리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때 꽃받침이 서서히 벌어지면서 꽃봉오리가 만개했고, 그 안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을 보게 되었다.
다음 순간 미스 D가 타고 있던 고래가 갑자기 5m…, 10m…, 100m로 점차 커져 갔다.
고래는 하늘 높이 치솟아 나와 미스 D를 태운 채 보름달의 봉오리 중심으로 곧장 뛰어들었다.



 ~21. 외부의 다리
어둡고, 깊고, 끝없는 세계.
무중력감과 함께 나와 미스 D는 고래에 의해 이 공간에 휩쓸렸다.

지휘관: (여긴 어디지…….)
지휘관: (……미스 D는!?)

주위를 둘러보니, 멀지 않은 곳에 미스 D는 데스 섀도우와 함께 허공에 떠 있었다.

지휘관: (나도… 허공에 떠 있네?)

우리는 고래와 함께 허공을 달렸다.

지휘관: (의식이 찢어지거나 허무에 녹아들지도 않아……. 고래가 지켜주고 있는 건가?)
지휘관: (그나저나… 어디로 향하고 있는 거지?)

나는 미스 D를 불렀지만, 그녀는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이내 허공 속에 점점 별빛이 켜지기 시작했다.
차례차례 봉오리가 피어나고, 여러 가지 조각들이 하나씩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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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조각 속에는 프리츠 루메이의 모습이 있었다.
정화 장치 복구가 완료되고, 별의 짐승도 격퇴한 후, 그녀는 레지스탕스 함대를 이끌고 잃어버린 고향을 하나씩 수복하고 있었다.

프리츠 루메이: 좋아. 적이 무너지고 있다…. 공세를 늦추지 마라! 단숨에 밀어붙여!

지휘관: (……이 봉오리는 프리츠 루메이의 세계하고 연결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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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조각 속에는 라파엘로의 모습이 있었다.
사르데냐 동맹이 원래 모습을 회복한 후, 그녀는 피렌체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된 캔버스에는 라파엘로가 꿈에서 본 수많은 정경이 그려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검은 관을 쓴 소녀의 초상화가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라파엘로: 마르코 폴로 교황의 특종을 알고 싶어? 그럼 라파엘로의 개인전으로 와~

지휘관: (……이 봉오리는 라파엘로의 세계하고 연결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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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이어지는 꿈처럼 조각들이 연이어 비춰졌다.

지휘관: 아니…. 이건 꿈이 아냐.
지휘관: 각각의 봉오리가 연결된 세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야!
지휘관: 일단 봉오리가 피면 의태물이 침입할 거야. 그러면…… 전부 끝장이야.
지휘관: ……400여 개의 봉오리, 400여 개의 세계.
지휘관: 전력을 둘로 나누면 하나는 루메이의 세계로 통하는 봉오리를 파괴하고, 다른 하나는 라파엘로의 세계로 통하는 봉오리를 파괴할 수 있지만…….
지휘관: …그 다음은?
지휘관: …다른 세계가 멸망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봐야 하나?
지휘관: 모든 세계에는 각자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가 있는데…….
지휘관: …내버려둘 수는 없어.
지휘관: 하지만…….

"봉오리는 언제 피지?“
"시간은 충분한가?“
"전력은 충분한가?“
"얼마나 더 희생을 감내해야 하지?“
"얼마나 구출할 수 있지?“
"얼마나 포기해야 하지?“
"어느 세계를 구해야 하지?“
"어느 세계를 버려야 하지?“

지휘관: ………….
지휘관: 너무 무력해…….
지휘관: 내가 가진 모든 자원, 모든 힘, 모든 지식이…….
지휘관: 진짜 위기 앞에서는, 너무 무력해…….

"포기할 거야?“

지휘관: 그럴 리가 없잖아…….
지휘관: 이런 건 용납할 수 없어…… 어떻게든 해야 돼……!

 

???: "이런 건 용납할 수 없어.“
???: "어떻게든 해야 돼.“

지휘관: ……?!

→ 미스 D……?
→ 이건……?
→ 너희는……?

???: 뚜뚜뚜――
???: '데스 브리지' 기동 중.
???: 뚜뚜뚜――
???: 실시간 통신 모드로 전환.
???: 뚜뚜뚜――
???: 통신 시도 중.

지휘관: ……너희들…… 뭐하는 거야?

대답은 없었다. 미스 D와 데스 섀도우는 기계적인 어조로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 딩딩딩――
???: 동동동――
???: 삐삐삐――

 

????: ……여보세요? 데스? 갑자기 데스 브리지로 연락하다니, 왜 그래요?
????: ……무슨 일이라도 있어요? 지금 그리로 갈까요?
????: ……왜 아무 말도 없어요? …혹시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 ……뭐, 됐어요. 진정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바로 갈 테니까.

???: ……통신 완료. '데스 브리지'를 종료한다.

지휘관: 방금 목소리…… 어디서 들어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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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 누가 버튼을 눌렀네……?
????: 하이어로팬트? 당신 또 무슨 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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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생각났어.
지휘관: 이 목소리는….
지휘관: 아비터 채리엇VII!



 ~22. 보다 커다란 계획
어느새 나는 보름달의 봉오리 밑으로 돌아가 있었다.
미스 D는 여전히 작은 고래를 타고 있었고, 컴파일러는 고성능 폭약 설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컴컴한 공간에서 겪었던 일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지휘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지만…… 방금 본 모든 일은 분명 진실이야…….)

퀸 엘리자베스(META): 너…… 방금 어떤 '기묘한' 일을 겪었지?

지휘관: (……?!)
지휘관: 엘리자베스도 봤어?

퀸 엘리자베스(META): 아니……. 지금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서 감지 능력이 많이 떨어졌거든. 퀸즈 라이트호의 경고 덕분에 겨우 알아차린 정도야.
퀸 엘리자베스(META): 그래서, 뭘 봤어?
퀸 엘리자베스(META): 아. 아니, 말하지 마. 경험이나 체험은 생략하고 네가 내린 결론을 말해.
퀸 엘리자베스(META):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지휘관: 원래 정했던 두 개의 봉오리를 파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지휘관: 저 봉오리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파괴해야 돼.

퀸 엘리자베스(META): ……내가 본래 컨디션이라고 해도 그런 건 무리야.
퀸 엘리자베스(META): 몇 개 정도 더 파괴하는 거라면 아직 괜찮지만… 취사선택이 필요해.

지휘관: 괜찮아. 곧 지원군이 올 거니까.

퀸 엘리자베스(META): 지원군……?

미스 D: 으아아아아!! 조수, 엘리자베스! 봉오리가… 움직이고 있어!!

지휘관: ?!

미스 D의 말대로 보름달의 봉오리의 꽃받침이 점차 펼쳐졌다. 멀리 있는 짐승 무리도 그에 맞춰 동요하기 시작했다.

퀸 엘리자베스(META): 안 좋아……. 개화까지 이제 얼마 안 남았어.

지휘관: 우선은 예정대로 봉오리를 폭파하고, 곧바로 장미탑으로 돌아간다. …라이언 쪽에도 합류하라고 전해줘.
지휘관: 앞으로 상황이 크게 바뀔 거야.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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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작전의 첫 단계는 순조로웠다. 엘리자베스 META가 제공한 고성능 폭약으로 두 곳의 보름달의 봉오리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그 후, 모두는 봉오리가 완전히 피기 전에 장미탑으로 피신했다.
그러나 로열 섬을 둘러싼 무수한 봉오리들은 일제히 꽃받침을 펼쳐 다른 세계로 통하는 특이점의 통로를 완전히 개방했다.
외부의 짐승 무리는 물밀듯이 봉오리를 향해 몰려가다가 찢겨 겹겹이 쌓인 시체더미가 되었다. 모든 것이 엘리자베스 META가 본 광경과 같았다.
나는 동료들에게 모든 봉오리를 파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아비터 채리엇VII이 곧 안티 엑스 군단을 이끌고 이 세계로 올 거라는 사실도 알렸다.

라이언: 음……. 모든 봉오리를 파괴하고 세계를 구한다라….
라이언: ……꽤나 야심찬 목표로군.

트라팔가: 총독님… 설마 당신도…….

라이언: 아직 고민 중이다.
라이언: 지휘관. 확실히 그것은 위대한 목표다. 허나 네가 제시한 정보만으로는 아직 모두를 설득할 수 없어.
라이언: 나는 두 가지 질문을 하겠다.

지휘관: 그래.

라리언: 세이렌과 안티 엑스, 아비터와 실험 기관과의 관계성에 대해서는 이해했지만….
라이언: 채리엇은 언제 오는 거지? 의태물이 나타나기 전에 도착할 수 있나?
라이언: 그리고 채리엇은 믿을 만한 상대인가? 우리도 함께 처리하려 드는 것은 아닌가?

지휘관: 언제 올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채리엇과 연락할 때 사용된 건 긴급 통신 채널이었어.
지휘관: 아비터의 업무 효율성을 생각하면 절대 늦지 않을 거야.
지휘관: 그리고 두 번째는…… 엑스와 안티 엑스는 누구 하나가 죽을 때까지 계속 싸우는 적대적인 관계야.
지휘관: 만약 우리에게 총구를 돌리더라도, 그건 엑스의 위협을 완전히 배제한 후일 거야. 우리가 철수하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어.

라이언: ……결국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나.
라이언: 동료들의 목숨이 달린 문제다. 그런 식으로는 설득할 수 없어.
라이언: …하지만 그런 기백은 싫지 않아. 확실히 매우 큰 도박이지만…….
라이언: 이기면 수백 개에 달하는 세계를 구할 수 있고, 아비터와 연줄을 구축할 기회도 있겠지…….
라이언: 진다면…… 흥. 지휘관. 나는 승리의 성과는 원하지만 패배의 책임은 지고 싶지 않다.
라이언: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간다면 나는 내 부하들을 데리고 철수하겠다. 그때는 원망하지 말도록.

지휘관: 좋아. 만약 사태가 정말로 악화된다면 나도 동료들을 데리고 철수할 거야.
지휘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동료들을 희생시킬 생각은 없어.

라이언: 좋다. 그럼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 보지.
라이언: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단 하나. 채리엇이 안티 엑스 군단을 이끌고 의태물을 전멸시키는 것이다.
라이언: 허나 채리엇의 도착 시간은 알 수 없다. 또한 일정 수의 잔해가 쌓여 의태물이 출현하는 것도 통제 범위 밖이다.
라이언: 그럼 우리는 대체 뭘 할 수 있지?

지휘관: 외부의 짐승을 최대한 다른 곳에서 처리하는 거야.
지휘관: 놈들의 주의를 끌어서 보름달의 봉오리에 자살 돌격하는 걸 막고, 더 넓은 구역에서 죽게 할 수 있다면 의태물의 출현을 늦출 수 있을지도 몰라.
지휘관: 설령 의태물이 나타난다고 해도 봉오리 근처가 아닐 테니까 시간을 벌 수 있어.

글로리어스(META): 그렇다면 장미탑으로 유인하죠.
글로리어스(META): 로열의 상징인 이 장미탑이 우뚝 서 있는 한, 로열은 영원합니다.
글로리어스(META): 로열의 영토에 발을 들인 모든 침입자는 우리의 적입니다.
글로리어스(META): 만약 로열을 멸망시킬 생각이라면 먼저 이 장미탑을 파괴해야 합니다.

퀸 엘리자베스(META): 응……? 로열의 상징……?

라이언: 설마… 이 장미탑은 개념 무장인가?!

글로리어스(META): 네. 장미탑을 요격 모드로 바꾼다면 외부의 짐승들은 가장 먼저 이곳을 노릴 겁니다.
글로리어스(META): 그러면 우리는 적을 각 전역에 분산시켜 각개격파할 수 있습니다.

퀸 엘리자베스: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 같은데……. 하인은 어때?

지휘관: 장미탑 주변이라면 싸우기 좋은 전장이지. 방어전이니까 컴파일러의 힘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지휘관: 그 작전으로 하자.

글로리어스(META): 그럼 장미탑을 조정하겠습니다. 세 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글로리어스(META): 마지막 휴식 시간이니까… 여러분께서도 힘을 푸시고 조금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23. 미하일

 

실험장SQ-4577486
로열. 장미탑

장미탑이 에너지 충전 상태에 들어가자 건물의 외벽이 서서히 빛으로 뒤덮였다.
잠시 자리를 비운 글로리어스 META는 남은 시간을 활용해 다과회를 열어 다른 META들과의 교류를 도모했다.
긴급 철수하게 되었을 때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라이언은 엘리자베스를 데리고 향후 동맹에 관한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
나는 META 리나운과 리펄스를 찾아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해 듣기로 했다.
……결코 내가 두 사람을 다과회에 가지 못하게 막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추가해 두고 싶다.
"확실히 동정은 가지만, 지난 100년 동안 적어도 차는 마실 수 있었잖아."라고 중얼거린 리펄스 META는 다과회에 가는 것을 거부했다.
다른 사람이 듣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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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운(META): 세계α에서 일어난 일 말입니까…….
리나운(META):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릅니다만… 저희를 포함해 세계α에서 빠져나온 모든 사람들은 그곳에 대한 기억이 다소 결여되어…… 아니, 기억의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리나운(META): 그리고 스스로 의식하지 않는 한 그 차이를 전혀 인식할 수 없습니다.
리나운(META): 그래서…… 제 기억이 얼마나 정확한지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리나운(META): 하지만 지휘관님께서 알고 싶어하시는 그 일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리나운(META):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싸워라.”――당시 이사회에서 내린 명령은 분명 그랬습니다.
리나운(META):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잔불 중에 아직까지 북방연합 출신 생존자는 한 명도 없습니다.
리나운(META):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그녀들은 모두 전투 중에 희생되었으니까요.

지휘관: 전원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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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내가 집착하고 있다고? 너희도 만만치 않아!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서광 계획’이야말로 가장 큰 집착이야!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그걸 희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야! ……‘서광 계획’이야말로 모두를 파멸로 이끄는 지름길이야!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불행해진다고!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쿠우가 가르쳐 줄까? 이 계획에 관련된 사람이 마지막에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 알아?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관심 없다고 해도 가르쳐 줄 거지만♪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계획의 입안자는~ 실험 장치 검증 중에 데리고 있던 함대와 함께 통째로 행방불명!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그래서 계획은 동결되고, 점차 다른 계획의 부속품이 되어버렸지!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결국 그 계획이 실행됐을 때, 모든 함대. 그리고 마지막 해군 대장까지 모두 희생되고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어!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싸워라.”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그래서 다들 살 수 있는 기회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면서, 모두 죽을 때까지 싸웠어!
파먀티 메르쿠리야(META): 이게 바로 ‘서광 계획’이야! 이게 바로 계승된 ‘집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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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서광 계획'과 관련이 있는 거야? 북방연합 함대는 왜 철수를 포기했지?

리나운(META): ……누군가는 '극광 도시'를 방어하며 철수에 필요한 기상 조건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리나운(META): 서광 계획은 본래 북방연합이 주도하여 추진하던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작전도 그들이 자청해서 맡게 되었죠.
리나운(META): “마지막 빛이 사라질 때까지 열심히 싸워라.”라는 명령을 받고, 북방연합의 마지막 해군대장 미하일 장군은 함대를 이끌고 출격했습니다.
리나운(META): 이것이 제가 본 마지막 장면이며, 세계α의 북방연합의 결말입니다.

지휘관: 해군대장, 미하일……?
지휘관: (잠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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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타: 이 방안으로 가면 분명 잘 될지도 몰라.
오스타: 하지만 작전을 완수하려면 교란 장치가 계속 가동되어야만 해. 그 사이에 인원 철수와 방어를 병행하는 것은…
오스타: 즉………….

????: 우리는 다 알고 제안한 것일세, 오스타 박사. 이는 우리의 자발적인 의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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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회의는 이것으로 끝이다. 유감이지만 우리의 수정안은 ‘이사회’에서 채택되지 않았다.
미하일: 따라서 계획은 원래의 방안대로 추진될 것이다.
미하일: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지휘관’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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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그래. 그 사람이었어!)
지휘관: (뭔가 묘하네……. 이름을 들은 순간 기억을 덮고 있던 안개가 조금 걷힌 느낌이야…….)
지휘관: (하지만 외모는…… 여전히 기억나지 않아….)
지휘관: (잠깐만…. 또 뭔가 생각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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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 프로토콜-사이즈: 시스템 기동 중――
워 프로토콜-사이즈: 지휘 시스템 접속 중――

오스타: 어떤가, 미하일 장군. 이번 협력의 성과에 만족하나?

미하일: 흠. 모든 테스트 데이터를 훑어봤네. 아주 좋아.
미하일: 동황과의 합작으로 '문'이, 쳘혈과는 '포트리스', 로열과는 '인라이튼(enlighten)', ……그리고 우리 북방연합과는 '사이즈'…….
미하일: 이것으로 워 프로토콜 시리즈가 4기 갖추어졌다. 드디어 이사회의 새 임무 함대 편성에 나설 수 있겠군.
미하일: 앞으로 실전에서의 활약을 크게 기대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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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사이즈, 포트리스, 문은 모두 하이어로팬트가 보여준 장면에서 나왔어.)
지휘관: ('인라이튼'은… 뭐지?)



 ~24. '영광스러운' 다과회

 

에너지 충전이 진행되면서 장미탑은 더 강한 빛을 발했다.
어두운 하늘에 은은한 빛이 비추면서 대전 전 티타임에 각별한 풍경을 더했다.

그렌빌(META): 외곽 진지의 포성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
그렌빌(META): 컴파일러도 서둘러 방어 시설을 짓고 있는데, 여기서 다과회를 하는 건 좀…….

글로리어스(META): 장미탑이 모드를 변경하기 전까지 적은 이곳을 노리지 않을 겁니다.
글로리어스(META): 안심하세요, 그렌빌.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요.

퀸 엘리자베스(META): 그래. 순간의 평안을 느끼면서 티타임을 즐기도록 해.

그렌빌(META): 네에…….

글로리어스(META): 후훗. 너무 딱딱한 분위기면 차도 무미건조해지니 대화라고 할까요?

퀸 엘리자베스(META): 무슨 대화를 하고 싶은데?

글로리어스(META): 여러분은 이미 제 과거를 알고 계시지만, 저는 아직 여러분을 모릅니다.
글로리어스(META): 이렇게 많은 META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라서……. 조금만 이야기를 들려 주실 수 있을까요?

퀸 엘리자베스(META): 흐응…. 다과회 화제로 뭐 그럭저럭이네.
퀸 엘리자베스(META): 그럼 그렌빌, 너부터 시작해.

그렌빌(META): 엣, 나, 나부터!?

퀸 엘리자베스(META): 네가 왜 안절부절못하는지 알아. 너도 과거에 비슷한 경험을 겪어서 그렇지?

글로리어스(META): 그렌빌의 세계도 이런 느낌이었나요?

그렌빌(META): ……다른 점도 많지만, 우리도 결전을 앞두고 이렇게 잠시 조용한 시간이 있었어.
그렌빌(META): 후우. 내가 있던 세계는 세이렌과 서로 싸우는 실험장이었어.
그렌빌(META):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처음에는 놈들이 먼저 동맹을 제의하고, 우리에게 기술을 제공해줬어.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폭주'를 가장하고 적대하기 시작했지.
그렌빌(META): 과거에 쌓아온 기쁨이 너무 많아서, 그 후의 삶은 배로 고통스러웠어.
그렌빌(META): ……그건 리셋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지옥이었어.
그렌빌(META): 페하께서 부대를 이끌고 와준 덕분에 나도 동료들도 살아남았어. 얼마 남지 않은 생존자도 폐하 덕에 겨우 피신할 수 있었지.
그렌빌(META): 그 후로 나는 폐하 곁에 남아 폐하를 위해 봉사하기로 했어.

퀸 엘리자베스(META): 그 세계의 세이렌은 아마도 일정 수준의 과학 기술을 가진 문명을 기르다가 멸망시키고, 폐허 속에서 새 문명을 키우려고 했던 것 같아.
퀸 엘리자베스(META): 그래서 공격에 약간 자비가 있었어. 덕분에 내가 제때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던 거야.

글로리어스(META): 저는 줄곧 세이렌은 아군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정말… 극단적인 이야기네요…….

퀸 엘리자베스(META): 실험 기관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어차피 주어진 명령을 충실히 수행하는 기계에 불과해.
퀸 엘리자베스(META): 우호 관계를 맺은 세계도 있고, 서로 사투를 벌이는 세계도 있지.

글로리어스(META): 지금 밖에서 우리를 돕고 있는 컴파일러도… 그런 느낌일까요?

퀸 엘리자베스(META): 아아… 그 아이는 조금 특별한데…. 뭐, 지금은 틀림없는 우리 편이야.

글로리어스(META): 다행이네요……. 그럼 에레버스는요?

에레버스(META): 난 무슨 대단한 이야기는 없어…….
에레버스(META): 치열한 전투 끝에 부상을 입고, 절망 끝에 META화를 선택했어. ……그리고 폐하의 도움을 받아 META화 상태를 안정시켰지.
에레버스(META): 그 뒤로는 계속 폐하와 함께 싸웠어.
에레버스(META): 응……. 내 세계는 조금 나은 편이었어. 세이렌이 리셋을 완료하기 전에 쓰러졌으니까.
에레버스(META): 그래도 헌터는 좀 더…… 운이 좋았지?

헌터(META): 왜 갑자기 나한테…….
헌터(META): 응. 내 세계는 좀 독특했어.
헌터(META): 폐하를 오래 따라다니면서… 내 세계가 얼마나 특별했는지 느꼈어.
헌터(META): 내가 있던 세계는 처음에는 이곳처럼 세이렌과 공존하던 곳이었어.
헌터(META): 하지만 엑스의 영향이 퍼져 세계 곳곳에서 의태물이 나타나기 시작했어.
헌터(META): 원래대로라면 의태물과의 사투 끝에 간신히 이기거나, 멸망당해 끝나거나 둘 중 하나였어.
헌터(META): 그런데 개전 직후 아비터 한 명이 나타났어.
헌터(META): 그 아비터는 우리와 함께 의태물과 싸우기를 선택했고, 의태물이 확산되기 전에 우리 세계에서 완전히 쫒아내줬어.
헌터(META): 그리고 아비터는 우리 세계의 모든 실험을 종료하고, 실험 기관을 철수시키고, 실험장을 안티 엑스 시스템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어.
헌터(META): 이를 위해서는 세계 전체에 인식 개변을 해 안티 엑스와 엑스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야 했어.
헌터(META): 하지만 나는 이미 진실을 목격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무지를 선택할 수 없었어.
헌터(META): 그래서 아비터는 나를 데리고 나왔어. 그 후의 일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헌터(META):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도 안 나고, 나를 도와준 아비터가 누구였는지도… 잊어버렸어.
헌터(META): 기억하고 있는 건, 혼자 황야를 헤매다가 미스 D와 폐하를 만났다는 것….
헌터(META): 그때부터 우리는 지금까지 함께 싸워 왔어.

글로리어스(META): 그건 확실히…… 기묘한 경험이었네요. 실험 기관과 비교하면 아비터 쪽이 더 종잡을 수 없는 존재 같아요.

퀸 엘리자베스(META): 완전한 인격을 부여받았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기계니까. 예측할 수 없는 게 당연하지.

글로리어스(META): 셰필드 씨는요? 리나운, 리펄스 씨하고 오래 알고 지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같은 곳에서 오셨나요?

셰필드(META): 출신이 같지는 않습니다만… 확실히 오랫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셰필드(META): 간략히 말씀드리면……. 두 분께서 고향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저와 만났습니다.
셰필드(META): 그 후 저희는 같은 조직에서 오랫동안 함께 싸웠고, 어느 대규모 작전을 치른 뒤 흩어졌습니다.
셰필드(META): 그리고 저는 폐하와 만나 함께 행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셰필드(META): 죄송합니다. 제 경위를 모두 말씀드리려면 필요한 사전 지식이 너무 많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글로리어스(META): 괜찮아요, 셰필드 씨. 지금까지 들은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글로리어스(META): 아아…… 세상 밖은 정말 넓군요.
글로리어스(META): 그 아이들에게도 언젠가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네요…….

퀸 엘리자베스(META): 그녀들이 이 다과회를 못 들었다고는 할 수 없을 텐데?

글로리어스(META):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퀸 엘리자베스(META): 이 장미탑의 비밀도, 네가 혼자서 지금까지 지켜온 이유도… 나는 알고 있거든.

글로리어스(META): ……그렇, 습니까.

글로리어스는 잠시 말을 멈추고 조용히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글로리어스(META): 저는 로열의 마지막 '영광'……. 무슨 일이 있어도 쓰러질 수 없어요.

그 순간 장미탑에서 하늘을 관통할 기세로 빛이 뿜어져 나왔다. 100년 동안 로열 섬 상공에 드리웠던 어두운 그림자가 비로소 완전히 걷혔다.
대지, 산, 강…… 이 땅에 남아 있는 모든 존재가 장미탑과 무언가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다.
장미탑은 로열의 땅에 있고, 로열의 땅 또한 장미탑 안에 있었다.
그리고 글로리어스는 그 빛이 방출되는 순간 빛의 알갱이가 되어 사라졌다.

그렌빌(META): 페하! 글로리어스가……!?

퀸 엘리자베스(META): 하아……. 역시 그랬구나.
퀸 엘리자베스(META): 걱정 마. 그 아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장미탑 내부로 갔을 뿐이야.
퀸 엘리자베스(META): ……우리도 슬슬 준비해야지.
퀸 엘리자베스(META): 가자. 전투가 시작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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