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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항 패션 특집! 색다른 일상

킹루클린 2024. 4. 27. 02:25

모항 패션 특집! 색다른 일상

 ~01. 연심. 두근거리는 당번
포미더블: 후우…….

방과 후, 텅 빈 교실에서 어느 '아가씨'가 까치발을 들고 열심히 칠판을 닦고 있었다.
그 진지한 모습을 보아하니 아직 내 존재를 깨닫지 못한 것 같다.
도와줄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이, 그녀는 더 높이 까치발을 들어 거의 온몸을 칠판에 밀어붙이고고 위쪽을 닦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분필 가루가 그녀의 눈에 들어가고 말았다.

포미더블: 꺅―!

깜짝 놀란 그녀는 엉겁결에 뒤로 물러나다가 그만 발을 헛디뎠다.

→ 위험해!

지휘관: 아야야…….

포미더블: 서, 선생님?! 괜찮으세요?

포미더블: 저기…. 포미더블은 그렇게 무겁지 않으니까…… 괜찮으시겠죠…?

포미더블: 아, 아니,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포미더블: 아무튼…… 감사합니다, 선생님!

지휘관: (촬영 중인 걸 알고 있어도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건 왠지 익숙하지 않네…….)

지휘관: 괜찮아. 위쪽은 내가 닦을게. 눈은 괜찮아?

포미더블: 네에……. 그냥 따끔한 거뿐이에요. 괜찮아요.

지휘관: 불어 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봐.

포미더블: 네……? 아, 네. ……그럼 부탁 드려요, 선생님.

볼이 빨개진 채로 포미더블은 힘껏 고개를 들고 내게 다가왔다.

포미더블: 으으……. 이, 이러면 될까요?

입술이 거의 닿을 정도의 거리였다.
달콤한 향수 내음과 그녀의 촉촉한 눈동자는 마치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어떤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지휘관: ……너무 높아. 이러면 불기 어려워….

포미더블: 정말, 지휘…어흠! 선생님!

포미더블: 알겠어요…. 조금 낮게…… 이 정도로 숙이면 되죠?

그녀는 불만인 듯 긴 머리를 가볍게 흔들고 천천히 몸을 숙였다.
……머리 높이가 내 허리춤과 같아질 때까지.

포미더블: 선생님? 이번에는 너무 낮다고 하시는 건 아니죠?

고개를 치켜든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리고 눈동자에는 장난기가 조금 담겨 있었다.


→ 그래. 너무 낮네
포미더블: 그치만 선생님~ 포미더블은 이제 힘들어요. 이번에는 선생님이 허리를 굽혀서 적당한 높이로 맞춰 주시면 안 될까요~?

포미더블: 후훗. 선생님은 포미더블의 눈 속의 먼지를 불어주고 싶으신 거죠?

지휘관: 아니, 이 정도로 시간이 지났으면 벌써 날아갔을 거 같은데….

포미더블: 진짜! 이럴 때만 날카로우시다니까…!

→ 아니. 딱 적당해
포미더블: 흐응? 정말요?

포미더블: 그치만 이번에는 포미더블의 머리와 선생님의 입 사이 거리가 아까보다 더 멀어졌는데요?

포미더블: 왜 딱 적당하다고 말씀하시는 거죠?

포미더블: 아쉽지만 가루는 벌써 눈물하고 같이 떨어졌어요. 이제 선생님 도움은 필요 없답니다.


그렇게 말하며 포미더블은 몸을 일으키고 내 눈앞에서 우아하게 빙글 돌았다.
삐빅――
그와 동시에 카메라의 정지음이 울렸다.

지휘관: 휴…. 이럼 촬영은 무사히 끝난 건가?

포미더블: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어흠. 촬영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지휘관님.

포미더블: 아까 어느 분께서 대본대로 연기하지 않았으니까요.

포미더블: 흐흥. 이 장면은 다시 찍어야겠네요.

포미더블: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다시 한번 함께해 주세요. 사랑하는 선생님~



 ~02. 브릴리언트 터치다운
하프 타임 휘슬이 울리자 나는 막 득점에 성공한 프린츠 오이겐을 향해 달려갔다.

지휘관: 잘했어, 오이겐. 방금 터치다운은 아주 훌륭했어.

프린츠 오이겐: 후우……. 후훗. 이 정도는 가뿐하지.

지휘관: 고생했어. 후반전 전술에 대해 논의해 보자.

프린츠 오이겐: 흐응~? 내가 있는데 그런 지루한 논의가 필요해?

프린츠 오이겐: 귀중한 휴식 시간인걸. 종이 위의 전술에 대해 논하기 보다는――

프린츠 오이겐: 코치인 지휘관이 좀 더 직접적인 도움을 줘야 하지 않을까?

프린츠 오이겐은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었다.
땀이 그녀의 뺨을 타고 쇄골에 떨어져 촉촉한 흔적을 남겼다.

지휘관: "더 직접적인 도움"?

프린츠 오이겐: 코치 생각은 어때?

프린츠 오이겐: 나 지금 몸이 끈적끈적한데?

오이겐은 그렇게 말하면서 가슴께에 대고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프린츠 오이겐: 정말 덥네…. 유니폼이 방해될 정도야.

프린츠 오이겐: 여기를 조금만 내리면 더 시원해질 거 같은데. 어때?


→ 수건하고 물 가져왔어!
프린츠 오이겐: 무난하고 실용적인 선택이네….

프린츠 오이겐: 흐응…. 뭐, 좋아. 지금 나한테 가장 필요한 거니까.

프린츠 오이겐: 역시 작전에 능한 지휘관이네. 고마워.

→ 가서 샤워하고 오는 건 어때?
프린츠 오이겐: 풉……. 그런 짓을 했다간 휴식 시간을 금방 넘겨 버릴걸?

프린츠 오이겐: 아직 후반전이 남아 있잖아?

프린츠 오이겐: 뭐, 농담은 이쯤 하자. 수건하고 물 가져왔지?

프린츠 오이겐: 얼른 줘♪


맑은 물줄기가 입안으로 쏟아졌다. 구슬땀을 머금은 목덜미는 물을 삼킬 때마다 조금씩 수축했다.
급하게 마신 탓인지 오이겐의 입술 끝에서 물방울이 살짝 흘러나와, 그녀의 우아한 몸짓에 약간의 와일드함을 더해줬다.

프린츠 오이겐: ……후우. 좋아.

프린츠 오이겐: 아까부터 물병을 계속 쳐다보는데….

프린츠 오이겐: 너도 목 말라?

프린츠 오이겐: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프린츠 오이겐: 양보해 줄 수는 있지만 그러면 간접 키스가 되겠지?

프린츠 오이겐: 경기장 구석에서 코치와 선수가 간접 키스를 하는 모습을 누가 보기라도 하면 한바탕 스캔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프린츠 오이겐: 하지만… 뜨거운 햇살 속에 이대로 목마른 코치를 방치하는 건 너무 불쌍하고.

프린츠 오이겐: 그러니…… 이 절충안은 어때?

오이겐은 다시 물병을 들어 물을 크게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강하고 정확하게 내게 입술을 밀어붙였다.

→ 잠깐ㅁ――
→ ?!

휘슬 소리와 함께 달콤하고 시원한 물이 입안으로 흘러들어갔다.

프린츠 오이겐: ….푸하. 하프 타임 끝났나 보네. 후반전도 열심히 뛰고 올게.

프린츠 오이겐: 응? 후후후. 벌써 '후반전'이 기대되서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이네.

프린츠 오이겐: 서두르지 마. 이런 데는 순서가 있는 법이니까.

프린츠 오이겐: 우선은 '경기'의 후반전. 그 다음은――'우리들'의 후반전♥



 ~03. 해프닝 온 더 씨
맑은 하늘 아래. 물속에서 나와 콩고는 서핑 보드를 안고 좋은 파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콩고: 지휘관님. 어제 알려드렸던 서핑 기술 기억하시나요?

콩고: 우선은 패들링. 서핑 보드 위에 엎드려서 몸을 보드 중앙에 맞춘 뒤 복부에 힘을 줘서 상체를 지탱합니다.

콩고: 그 다음 양손을 좌우로 규칙적으로 패들링을 하는 거예요.

지휘관: 음……. 뭔가 포인트 없어…?

콩고: 포인트 말이죠…. 동작이 매끄럽고 우아해야 한다는 걸까요?

콩고: 다음은 테이크오프와 라이딩입니다. 쉽게 말하면 팔 힘으로 몸을 일으키는 것과, 서핑 보드 위에 안정적으로 서는 거예요.

지휘관: 몸을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게 어려울 거 같아.

콩고: 후후후. 괜찮아요. 자세를 바르고 우아하게만 하면 될 거예요.

콩고: 마지막 킥아웃은 간단합니다. 파도가 지나가면 가능한 한 자세를 낮추고 보드를 풀아웃하면 돼요.

콩고: 그러고 보니 이 동작의 포인트도 바르고 우아함이네요.

지휘관: 흠. 포인트는 우아, 바름, 매끄러움인가…….

콩고: 지휘관님. 방금 알려드린 것들을 잘 기억해 주세요♪

콩고: 초보자는 문제가 생기면 바로 당황하니 쉬우니까 오히려 위험한 법이랍니다.

콩고: 그러니 연습을 거듭해서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지식을 체득하는 게 중요해요.

콩고: 물론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지켜드릴 테지만요♪

콩고: 어머, 파도가 오고 있네요.

콩고: 지휘관님. 장비를 점검하세요. 침착하게!

기세등등한 파도가 밀려왔다.
콩고와 나는 서핑 보드를 타고 파도를 따라 빠른 속도로 바다 위를 나아갔다.

콩고: 후우……. 이런 느낌이에요!

콩고: 초보자치고는 잘 하셨어요, 지휘관님!

능숙하게 균형을 잡은 콩고는 이쪽을 돌아보고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시야 가장자리에 더 큰 파도가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채…….

→ 콩고, 뒤에!

콩고: 어…… 어어? 이, 이런…!?

필사적으로 노력한 끝에 어떻게든 콩고를 서핑 보드 위로 다시 올려 놓을 수 있었다.

콩고: 하아…하아…. 위험했어요…….

콩고: 정말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네요…….

콩고: 오히려 제가 지휘관님의 도움을 받을 줄이야…….

당황한 콩고지만 또 다른 위기가 이미 닥쳤음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지휘관: (……큰일이다. 콩고의 서핑 수트가 핀에 걸려서…….)

→ 말로 일깨워준다

→ 직접 해결한다
콩고: 지, 지휘관님!? 뭐하시는 거예요?!

콩고: 네? ……제 서핑 수트?

콩고: 꺄악!! 이, 이 무슨 꼴불견을…….

콩고: 지, 지휘관님! 보지 마세요…….

콩고는 허둥지둥 위기를 수습했다.

콩고: 아하하하…….

콩고: 이, 이렇게 우아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될 줄은 몰랐어요…….

콩고: 이 일은 저와 지휘관님 둘만의 비밀로 해주세요!

콩고: 그 대신 보답으로…….

콩고: 승마, 펜싱, 다도, 서핑 등등…. 지휘관님이 배우고 싶다고 하시면 언제든 함께하겠습니다.

콩고: 어떠세요? …후후. 그럼 약속한 거죠?

콩고: 어머, 또 파도가 오고 있어요.

콩고: 지휘관님. 준비하시고, 다시 출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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