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여긴 어디?
이것은, 강철의 작은 용사들의 모험담(Epos) 이다……
모항 - 창고의 어느 방
체펠린쨩: 그러니까, 우리는 확실히 유괴된 거란 말이다!
체펠린쨩: 큭…! 발칙한 지휘관 녀석! 이 내가 방심한 틈을 노린게 분명해! 용서치 않겠다! 벌을 내려줄 테다!
체펠린쨩: 경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히에이!
히에이쨩: 저, 정말일까요…… 지휘관님께서 히에이와 여러분을 유… 유괴? 할만한 이유도 모르겠고…
히에이쨩: 애초에, 체펠린도 지휘관님 얼굴은 못 봤죠……?
체펠린쨩: 상관없다! 아니, 유괴하는 상대에게 일부러 얼굴을 보이는 유괴범이 어디 있단 말이냐!
히에이쨩: 우으…… 지휘관님의 부하로 착임 했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네요…
히에이쨩: 하지만 히에이는 함력상 더 높으신 분의 연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
히에이쨩: 혹시, 지휘관님은 히에이를 쭉 곁에 두고 싶어서 유괴한 건지도 몰라요!
체펠린쨩: 으음… 설마 그런 의도가 있을 줄은…! 좋아! 경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깨달았군 그래!
체펠린쨩: 그런 이유로! 서둘러 여기서 탈출해서, 철혈로 돌아간다! 히에이도 그걸로 괜찮겠지!
히에이쨩: 히에이는 중앵 소속입니다만……
체펠린쨩: ……뭐가 됐든! 이 모항에서 탈출할 기회다! 나는 간다!
체펠린쨩: 저 공작함의 말이 맞다면, 여기에서 나와서 똑바로 가면 바다로 나갈 수 있을 터…!
히에이쨩: 체펠린! ……아, 두고 가지 말아주세요!
체펠린쨩: 흥, 이 철혈 최초의 항공모함인 그라프 체펠린의 힘, 지금에야말로 보여…… 아얏!
체펠린쨩: 뭐야! 여기에서 나와서 똑바로 가니까 벽이잖아! 그 공작함, 우릴 속였군…!!
히에이쨩: 체펠린! 괜찮아요?!
히에이쨩: ……이래선 길을 찾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02. 첩보전!
체펠린쨩: 전방의 모퉁이에서 함체의 그림자를 발견…… 이거나 먹어라으구그그극…!
히에이쨩: 체펠린! 장비로 사람을 때리면 안 돼요!
히에이쨩: ……정말, 기절시키면 길을 물어볼 수가 없잖아요!
체펠린쨩: 콜록, 콜록! 경의 말이 맞군. 그럼 저 아이에게 우리들 길 안내를 시키도록 하지.
히에이쨩: 그것도 안 돼요!
체펠린쨩: ……왜?
히에이쨩: ‘의전함'으로서의 긍지가 허락하지 않아요! 체펠린도 철혈 해군의 샛별이라면, 이런 구축함 아이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건 가당치 않다구요.
체펠린쨩: 오, 오오…… 그럼 경은 여기서 어떡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작전을 말해보도록.
히에이쨩: 여기선 조용히 뒤를 밟아 길을 파악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즉, 첩보전입니다.
체펠린쨩: 과연… 잘 알겠다. 흥, 프로에게 물려받은 잡입 스킬을 경에게 보여주도록 하지…!
히에이쨩: 히, 히에이도 지지 않을 거예요!
(약 1시간 뒤)
히에이쨩: 하아… 하아… 하아……
체펠린쨩: 지쳤어어어어어… 이제 못 움직여어어……
히에이쨩: 체펠린, 상대를 계속 놓치고 말았네요…… 아니 그보다, 도중에 호기심에 엉뚱한 곳으로 새지는 않았나요?
체펠린쨩: 그, 그건 신경 쓰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나 할까… 경이야말로 주방을 지날 때 한 걸음도 못 떼지 않았나!
히에이쨩: 아으…… 어쨌든, 바다로 나가는 길은 알아내셨나요? 히에이는 좀처럼 감이 안 잡혀서……
체펠린쨩: 후, 후후후후후… 이제 와서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
히에이쨩: 어, 어쩌지………
???: 뭔가 곤란하신 일이라도?
두 사람: 다, 당신은……!?
~03. 하늘의 도움!
벨쨩: 평안하신지요. 에든버러급 경순양함, 로열 메이드대의 견습 메이드, 벨파스트입니다.
벨쨩: 사람들은 저를 '벨'이라고도 부른답니다.
히에이쨩: 처, 처음 뵙겠습니다. 중앵의 순양전함, 히에이라고 합니다.
체펠린쨩: 나는 철혈 최초의 항공모함, 그라프 체펠린!
세 사람: ……………………………………………………………………………………(침묵)
벨쨩: 저기, 뭔가 곤란하신 일이라도 있는지요…?
체펠린쨩: 우리는 이곳의 지휘관에게 유괴된 함선으로, 이 모항에서 탈출하려다 길을 잃은 참이다.
벨쨩: 유괴…? 저처럼 주인님이나 폐하로부터 여기에 초대받으셨단 건가요?
히에이쨩: 그건 어떨지… 아무튼, 저희들은 바다를 보고 싶은데, 안내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벨쨩: 알겠습니다! 안내해드리도록 하죠.
벨쨩: 여기는 대강당입니다. 지금은 수업 중이어서 다들 교실에 있답니다.
쾨니히스베르크: 어머, 벨이잖아. 뒤에 있는 건 새로운 친구들?
히에이쨩: 네, 네!
히에이쨩: (다들, 사이좋게 수업받고 있어…… 무척 평화로워 보여……)
히에이쨩: (어라, 체펠린,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거죠?)
벨쨩: 여길 지나면 뒷산의 중앵 신사가 나옵니다. 설날에는 다들 정월 첫 인사를 드리러 오죠.
아야나미: 안녕하세요. 견학하러 온 손님인가요?
자벨린: 오오! 안내하느라 수고 많아! 벨은 오늘도 열심이네!
래피: 킁킁…… 히에이의 냄새가 나.
Z23: 히에이 씨는 아까 주방에서 만났잖아요. 착각한 거겠죠. 빨리 가자구요?
체펠린쨩: (저 아이들은 모두 '친구'인 걸까…… 부러워…… 게다가 여기도 철혈 사람들이 있어…)
체펠린쨩: (응? 히에이, 엄청 떨고 있는데…… 왜지?)
체펠린쨩: 지, 지쳤어……
히에이쨩: 결국 아까랑 같은 경로로 모항을 또 한 바퀴 돌았네요……
벨쨩: ?? 손님들께 모항을 견학시켜드리며 부두까지 안내해드리는 게 아니었나요…?
~04. 드디어 종점!
벨쨩: 여기가 부두입니다. 출격이나 군사 의뢰 시에는 다들 여기서 바다로 나간답니다.
히에이쨩: 여기가…… 부두……
체펠린쨩: 크, 크흠! 벨이라고 했나. 수고했다! 감사를 표하지.
벨쨩: 달리 분부하실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꾸벅).
히에이쨩: 저기, 그러니까, 벨?
벨쨩: 네, 무슨 일이신지요?
체펠린쨩: 보아하니, 경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장비에 비해서도 몸집이 꽤 작다.
체펠린쨩: 혹시 경도 이곳의 지휘관에게 유괴되었다면……
체펠린쨩: 우리와 함께 녀석의 마수로부터, 푸른 바다로 탈출하지 않겠는가!
벨쨩: 네. 저로 괜찮으시다면, 바다에 나가는 정도는 전혀 문제없습니다만, 하지만……
벨쨩: 여기에는 주인님, 폐하, 그리고 언니들이 있습니다. 제게는, 이곳이 있어야 할 곳입니다.
벨쨩: 그리고, 여기서 다 함께 지내면 무척 즐겁다구요?
히에이쨩: 벨……………
체펠린쨩: 그, 그런……………
벨쨩: 하지만, 괜찮을까요? 체펠린님과 히에이님, 조금 전에는 방향을 잡는 데도 고생하셨습니다.
벨쨩: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잘 찾으실 수 있을지……
체펠린쨩: 앗………
휘잉~…………
아카기: 여기 있었네요.
그라프 체펠린: 흥, 쓸데없는 뒷바라지를 하게 만드는군.
히에이: 그런 말씀 마세요. 이런 건 어른들이 돌봐줘야 하니까요.
아카시: 그렇다냥! 아카시 혼자선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냥!
체펠린쨩&히에이쨩: 저 사람들은~~!?
~05. 작전 실패…?
그라프 체펠린: 그러니까, 경이 만든 괴상한 광선 조사 장치 실험 중에, 우연히 이 아이들이 태어났다는 건가.
히에이: 함력으로 이루어진 용골은 같지만, 사람의 마음에 의해 그 일부가 차단되어서……
아카기: 여기 있는 우리들의, 이른바 어린 모습으로 구현화 된 거네……
아카시: 그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다냥… 히에이, 체펠린 모두 함력의 일부만 갖고 있으니 말이다냥.
벨파스트: 마찬가지로 벨도 그 특질을 가지고 있다, 란 거네요.
벨파스트: 자신의 존재 의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탓에, '유괴당했다'고 오해한 거겠죠.
체펠린쨩: 우, 우리는 터무니 없는 착각을 했었다…… 증오스럽다, 내 미숙함이…!
히에이쨩: 그러면 저희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아카시: 그러게 말이다냥! 그럼 이 아이들은 어떻게 하냥?
히에이: 히에이쨩은 저희 중앵이 책임지고 돌봐주겠습니다. 미카사 님도 분명 기뻐하시겠죠.
그라프 체펠린: 그럼 이 아이는 내가 돌보도록 하지. 인격은 다르지만, 나와 동일한 존재다. 험한 꼴을 당하게 둘 수는 없지.
아카기: 그럼 그렇게 하시는 걸로. 그리고 아카시, 그 이상한 기계를 봉인하도록 하세요. 이 이상 귀찮은 일을 만들면… 어떻게 될지 아시겠죠?
아카시: 아, 알았다냥! 미안하다냐아앙!
벨쨩: 체펠린, 히에이! 다행이에요!
히에이쨩: 저와 같은 '히에이' ……이대로라면 요리 실력도 분명 늘겠죠……
히에이쨩: 체펠린……?
체펠린쨩: 이럴 수는… 철혈 최초의 항공모함인데, 설마 배가 '두 척' 있다…고…!?
벨파스트: 그럼 모두, 숙소까지 안내하겠습니다. 벨은 지휘관에게 세 사람을 무사히 확보했다고 보고해주세요.
벨쨩: 네, 언니!
히에이쨩: 이걸로 한 건 해결이네요…… 우리들, 이 모항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체펠린쨩: 우~~~~~~~음……
히에이쨩: 체펠린?
체펠린쨩: 설마 이 내가 처음부터 누군가의 존재를 잊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아카기: 그럴 리 없어요. 자, 얼른 가도록 하죠.
아카기: ………당신도요. 후후후.
아카기쨩: ——
아카기쨩: 물론이에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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