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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기 캐릭터 스토리 ~피안화의 사랑

킹루클린 2023. 3. 20. 22:23

 ~01. 붉은 비서함

모항⦁집무실

 

아카기: 지휘관님. 다음 회의에 쓸 자료를 가져왔답니다. …네, 항상 두었던 곳에 놔뒀어요. 시간 나실 때 확인해 보시어요.

 

아카기: 물론, 아카기가 나름대로 상세히 조사해 두었답니다. 정말, 아카기에게 전부 맡기고 지휘관님은 그대로 쉬셔도 되는데….

 

아카기: ……역시 아카기가 무리하지 않도록 신경 써주시고 계신 거로군요~. 아카기, 기쁘답니다~.

 

(똑똑)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일전의 연습 보고서를 가져왔다.

 

아카기: 읏! 에, 엔터프라이즈…….

 

엔터프라이즈: 앗, 아카기…….

 

아카기가 가볍게 주먹을 쥐는 걸 보았다. 집무실의 공기가 무겁다…….

 

 

→ 분위기를 띄운다.

아카기: 지휘관님……. 흥. 지금은 적이 아니라 아군이니…. 보고하려면 하도록 해.

 

엔터프라이즈: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다만…….

 

→ 일단 아카기를 관찰한다.

아카기: ………(이이이이익)

 

책상 뿐 아니라 집무실 자체가 요동치는 듯한…….

 

 

엔터프라이즈: 보고는 이상이다. ……이곳에 오래 머물 생각은 없어. 물러가도록 하지.

 

(탁)

 

아카기: 하아……. 지휘관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이래봬도 아카기는 공사는 잘 구분하니까요…. 지휘관님께 방해가 될 만한 일은 하지 않는답니다.

 

아카기: 그래요! 저런 해충은 나중에 청소하고, 지휘관님을 아카기만의 것으로 삼는다면……. 일하는 중에는…… 네?

 

 

 

 

 ~02. 무쌍 전승

낮⦁연습해역

 

함재기가 급강하 하는 순간에 들리는 허공을 찢는 소리와, 폭탄이 표적함을 파괴하는 순간의 폭발음. 두 선율이 교차하며 울려 퍼진다. 그 후.

 

히류: 하아…, 하아……. 오, 오늘은 평소보다도 더 귀신교관 같으시네요….

 

소류: 그러네……. 아카기 선배,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나…. 이렇게 힘든 합동훈련은 꽤 오랜만이네…….

 

즈이카쿠: 큭! 하지만 이걸 견뎌내면 선배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터! …앗, 쇼카쿠 언니!?

 

쇼카쿠: 선배너무해선배너무해선배너무해선배너무해너무해…….

 

카가: 쓸 데 없는 말은 삼가라. 언니는 오늘 진심이다. 방심하다간 그 시절 언니의 두 번째 이름 그대로…. 지옥을 보게 될 것이야.

 

히류: 그런데 왜 갑자기 합동연습을……. 카가 선배는 혹시 알고 계신가요?

 

카가: 나도 자세히 알지는 못하다만, 아무래도 일전의 연습에서 유니온 녀석들이 우리 중앵보다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라는 보고가 있었다는군.

 

카가: 언니도 오랜만에 전력을 다하고 있으니, 아무쪼록 재미있어 지겠군……. 크크크크크큭…….

 

아카기: 고작 이 정도로 우는 소리를 하다니…. 그러고도 중앵 항공전대의 일원이더냐!?

 

아카기: ……지휘관님? 후훗.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드렸군요……. 부디 용서해주시길.

 

아카기: 하지만…. 이건 제 사사로운 원한이 아니라 우리 일항전을 위해…, 아니 중앵을 위해…….

 

아카기: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저희들은 그 전쟁에서 「무쌍」이라고 불리게 된 거랍니다.

 

카가: 아카기. 정렬이 끝났다. 지휘관. 다들 저래보여도 가능한 한 이 연습에 힘을 쏟으려 하고 있어. 동정은 필요 없다.

 

아카기: ……그러면 지휘관님. 아카기는 합동연습으로 돌아가겠어요. 견학하고 싶으시다면 저쪽으로 가주세요. 후훗♪

 

 

 

 

 ~03. 연적과… 예외?

낮⦁상점가

 

아카기: 비번인 날에 지휘관님과 쇼핑……. 후후, 후후후♪

 

아카기는 매우 들뜬 모습으로 쇼핑백을 흔들며 곁에서 함께 걷고 있다.

 

아카기: 지휘관님…? 피곤하신가요? 정말, 인간이시니까 그렇게 강한 척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아카기가 전부 거들어 드릴 테니까~.

 

그렇게 말하곤 아카기는 내 쇼핑백을 전부 빼앗았다. 확실히 그러고 보니…….

 

→ 정신적으로 지친 것 같기도 하다.

 

아카기: 후후후…. 하찮은 벌레 주제에, 이 아카기에게서 지휘관님을 빼앗을 생각이야? 선수…, 지휘관님? 왜 아카기를 멈춰 세우신 건가요?

 

 

아카기: 방금 저 아이 보신 거 맞죠? 왜 아카기를 보지 않는 거에요? 아카기와 함께 쇼핑 나온 건데? 저 아이가 유혹했나요? 저런 녀석은 이 아카기가…….

 

 

아카기: 다이호…. 저 계집, 우릴 미행하고 있었구나…! 언젠가 반드시 제거해주겠어…!

 

아카기: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지휘관님은 뒤돌아보시지 마시고 아카기만을 보시면 된답니다~.

 

 

카가: 언……. 크흠. 아카기. 지휘관과 쇼핑인가.

 

아카기: 그래. 카가도 같이 갈래?

 

카가: 나는……, 미안하지만 거절하지. 모처럼 지휘관과 보내는 휴일을 훼방하고 싶진 않아.

 

아카기: 정말,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카가라면 지휘관님을 조금 양보해줄 수도 있단다. 지휘관님도 상관 없으시죠?

 

아카기는 거의 강제로 카가를 이쪽으로 끌어 당겼다.

 

카가: 나 참…. 아카기 언니…….

 

……아카기, 카가와 평화(?)로운 쇼핑을 즐겼다.

 

 

 

 

 ~04. 아군과 과거

중앵⦁철혈간의 교류 파티.

 

아카기: 어머, 넌 철혈의…….

 

체펠린: 그라프 체펠린이다. 의외로군. 설마 네가 이런 행사에 참가할 줄이야.

 

아카기: 그냥 와봤어.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챙겨주는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고. 너도 그런 모양이지?

 

체펠린: ……부정하진 않겠다. 너를 근본으로 삼아 설계된 탓인가…. 힘은 그렇다 치고, 이런 부분은 꽤 닯았을지도 모르겠군.

 

아카기: 이번엔 함께 싸우게 되었네. 후훗. 또 하나의 나라고 생각하니 든든한걸.

 

체펠린: ……그러고 보니, 네가 「신」인지 뭔지를 버리고 이쪽에 붙었다고 들었을 때는 꽤 놀랐었지.

 

아카기: 확실히, 그때 지휘관님과 만나지 못했더라면 나는 계속 「신」 편에 서있었을 거야.

 

체펠린: 미드웨이…. 분명 지휘관은 너와 그 해역에서 예의 대전을 되풀이했었지.

 

아카기: 전쟁을 계속하고, 아군을 상처 입히고, 그저 미워해야 할 적의 「힘」을 손에 넣기 위해 「각성」의 가능성이 있는 존재를 찾아 헤멨어…….

 

아카기: 아니, 그 「신」의 편에 붙은 나……. 진짜인지 아닌지는 제쳐두고, 단지 하나의 가능성에 지나지 않아.

 

체펠린: 가능성…?

 

아카기: 같은 거울에 비친 다른 모습의 나…. 같은 정보에 의하여 조각되고, 마음이 생겨나는 존재가 모두 「가능성」이야.

 

아카기: 네가 언젠가 싸울지도 모를 나는, 어차피 한낱 「가능성」에 불과해. 그리고 너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나도….

 

아카기: 지휘관님과 만난 덕분에, 「세이렌」으로부터 구원받은 「가능성」으로서…….

 

체펠린: ……흥. 그 어조로 보아하니 지휘관은 아직 모르는 모양이군.

 

아카기: 언젠가 모든 것이 밝혀지는 때가 올 거야.

 

아카기: 우리들의 존재, 「성역」, 「혼」, 그리고 형태를 이루지 못한 「소체」도….

 

체펠린: 그런가……. 쓸 데 없는 말이 너무 길었군.

 

아카기: 후후. 나도 조금 취한걸까…….

 

떠들썩한 파티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둘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아카기: 그럼에도, 지휘관님이 사랑해주신다는 것을 믿고 있답니다……. 후훗…….

 

 

 

 

 ~05. 사소한 상처

모항⦁식당 부엌.

 

아카기: 식사당번이 갑자기 감기에 걸리다니 참 어쩔 수 없네요……. 지휘관님의 손을 번거롭게 한 죄로 나중에 확실히 벌을 줘야 하겠어…….

 

아카기: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지휘관님과 함께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오히려 감사를 해야 하겠네요~. 후후후…. 카가라면 혼자서 전부 해버릴 테니까, 이런 시추에이션을 체험할 수 있는 건 나 뿐…….

 

아카기: 아아…. 지휘관님은 요리하시는 모습도 멋있으셔…. 아카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화상을 입을 것만 같답니다…….

 

옆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 ……에 정신을 뺏긴 탓인지 손을 살짝 베이고 말았다.

 

아카기: 지휘관님!? 손이……!

 

아카기: 세상에나…. 설마 이 식칼에 무슨 장치라도 되어 있던 거야!? 아니면 지휘관님의 집중을 방해하려드는 무리가 이 안에…….

 

아카기: 이러면 안 돼요. 집무실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도록 손을 써두었지만, 지휘관님이 그다지 오실 일이 없는 식당의 방비는 소홀했었네요….

 

아카기: 아카기가 온종일 지휘관님 곁에 붙어있을 수 없는 이상, 그 아이의 힘을 빌려야 하겠어…. 아아 하지만 이를 구실로 삼아 지휘관님과 동침이라도 한다면….

 

아카기: 그래요! 아예 지휘관님이 아카기와 떨어질 수 없도록 사슬로 꽁꽁 묶어서……. 아카시에게……. 아니, 이 아카기가 직접 만들겠어요!

 

→ 일단 혼자서 반창고를 붙인다.

→ 일단 괜찮다고 아카기에게 말한다.

 

아카기: 지휘관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아카기의 걱정은 필요없으시다는 건가요? 설마 아카기가 있는데 다른 아이에게 부탁하거나 그러시진 않으시겠지요…?

 

아카기: ……아카기의 말은 듣지도 않고 언제나 강한 척만 하는 지휘관님에게는…….

 

순간 시야가 까맣게 뒤덮였다.

 

몸을 움직여 보았더니 복슬복슬한 감촉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꼬리로 퇴로를 완전히 끊은 모양이다.

 

아카기: 도망칠 수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마세요. 이래봬도 아카기는 지휘관님을 누구보다……. 후훗.

 

거대한 꼬리에 감싸여서, 아카기와 단 둘만의 공간에 갇히고 말았다.

 

 

 

 

 ~06. 어둠 속의 고백

아카기: 지휘관님은 아카기가 말하는 것만 들으면 되어요……. 아카기를 슬프게 해선 안 돼…….

 

아카기: 아카기를 슬프게 한다면……, 이렇게…….

 

아카기는 이쪽으로 몸을 밀착시켰다. 그리고 그대로.

 

아카기: 응, 쪽……. 할짝할짝…….

 

지휘관: …………!?

 

아카기는 식칼에 베였던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아카기: 아카기는 절대로, 지휘관님을 다치게 하지 않아요…. 설령 지휘관님이 적이 된다고 해도…….

 

아카기: 하지만 지휘관님이 상처 입었을 때는 오직 아카기만이 지휘관님을 치유해 드릴 수 있답니다.

 

아카기: 그 누구도 아닌, 카가도 아닌, 아카기만이 할 수 있는 것……. 지휘관님께서 알아주셨으면 해요….

 

손가락 끝에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아카기: 지휘관님은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요. 아카기가 전부, 전부 해 드릴 테니까요.

 

아카기: 그러니까…. 지휘관님. 눈을 감고…, 이 아카기에게 모든 것을 맡기세요.

 

이미 몇 번이고 들었던 말임에도 불구하고, 아카기의 진심이 느껴졌다.

 

 

→ 눈을 감는다.

지휘관: ……….

 

→ 아카기에게 나를 의지해달라고 말한다.

아카기: 지휘관님이 아카기를 의지하는 것만 아니라, 「아카기도 지휘관님을」…….

 

 

아카기: 그건…, 지휘관님도 아카기를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인가요?

 

(끄덕)

 

아카기: ……지휘관님…….

 

아카기가 나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07. 운명의 사람

 

「나는 중앵의 모두를 구하고 싶었다.」

「지키지 못했던 동료를 위해, 그리고 그때의 『자신의 기억』을 넘어서기 위해.」

「설령, 신의 힘을 빌려서라도…」

「하지만, 그것도 과거의 일일 뿐…. 왜나면 나는 운명의 사람을 찾아내었으니까,」

 

가벼운 입맞춤과 함께 눈이 뜨였다. 아무래도 아카기의 무릎을 베개 삼아 그대로 잠든 모양이다.

 

아카기: 지휘관님, 편안히 주무셨나요? 설마 그대로 잠들어 버리시다니…. 역시 요즘들어 피로가 쌓인 모양이세요….

 

아카기: ……아카기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요. 네, 지휘관님만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아카기: 지휘관님이 아카기를 보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신다면, 그러셔도 괜찮아요……. 아카기만의 것이 되기 싫다고 하셔도…. 그래도 좋아요.

 

아카기: 아카기는 그저, 아카기가 지휘관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휘관님의 가슴 속에 새겨지는 것을 바랄 뿐이에요….

 

아카기: ……지휘관님은 역시 상냥하신 분이세요…….

 

지금까지의 소중한, 동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슬슬 가야 해.

 

아카기: 네, 지휘관님. 이제 가시는 거로군요.

 

아카기: 아카기를, 이 함대를, 그리고 중앵의 모두를 부탁드려요.

 

아카기: 부디 당신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아카기의… 운명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