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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상점 작전

킹루클린 2023. 3. 18. 16:36
 ~01. 실험 작전은 어떻게
 
이것은 비스마르크의 검은 큐브 사건이 발생하기 전의 이야기다――
 
비스마르크: 철혈의 기술 연구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장기 실험 작전에 참가하게 해서 미안해.
 
블뤼허: 괜찮아 괜찮아! 동료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블뤼허: 이번 실험 작전은 경면해역의 기능 테스트지? 우리도 「장기말」을 잘 유도해서 싸우게 하면 되지?
 
Z16: 이몸은 최강이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이것도 다 철혈 함대를 위해서니까!
 
비스마르크: 기특한 마음가짐이구나. 훌륭해.
 
비스마르크: 아무튼 출격 전에 더 궁금한 게 있니? 대답할 수 있는 범위 내라면 뭐든지 알려줄게.
 
블뤼허: 작전 자체는 괜찮지만…… 비스마르크는 정말 괜찮아? 상층부의 그 이야기 들었던 거지?
 
블뤼허: 어느 쪽이든 다 아슬아슬하니까 더 이상 전력이 빠지면 비스마르크도 위험하지 않을까?
 
비스마르크: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도… 철혈도, 노여워하지 않으니까.
 
블뤼허: 그래? 그럼 블뤼허도 안심하고 작전에 나갈 수 있겠네!
 
블뤼허: 아! 그러고 보니 오이겐은? 언니 블뤼허가 출격하는데 배웅도 없어!?
 
블뤼허: 냐하☆ 혹시 너무너무 걱정하느라 늦잠이라도 잔 걸까?
 
비스마르크: ……오이겐은 히퍼하고 다른 작전에 나가 있어.
 
비스마르크: 긴급 임무가 있어서. 나중에 따로 알려줄게.
 
블뤼허: 괜찮아. 이 경면해역은 이미 사전 조사가 다 끝났잖아? 오이겐이 걱정할 이유도 없겠지.
 
블뤼허: 그럼 슬슬 출격할까? 냐하☆
 
비스마르크: 준비가 끝났다면 출항해도 좋아. …그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할게.
 
비스마르크: 이번 작전에서의 「적」은 누구지?
 
블뤼허: 응? 얘?(쿡쿡)
 
Z16: 그래! 이몸 대 블뤼허다!
 
비스마르크: ……임무 개요서의 15페이지를 펴서 다시 읽어봐.
 
블뤼허: 음― 15페이지…… 어디 보자………아.
 
블뤼허: 이 녀석하고 같은 팀이야!?
Z16: 이몸하고 블뤼허가 한 팀!?
 
 
비스마르크: 임무 개요서를 안 읽었던 건 아니겠지…?
 
블뤼허: 읽었어! 조사가 끝난 경면해역에서 훈련 작전을 하는 것쯤은 이미 머릿속에 딱 박혀 있다구.
 
블뤼허: 15페이지까지는 안 읽었지만! 냐하☆
 
Z16: 이몸도다! 칫, 블뤼허를 쓰러트리기 위한 작전이 헛수고가 됐군….
 
블뤼허: 나도 마찬가지야! 여기 오던 중에 필사적으로 생각했던 “Z16을 기☆습으로 너덜너덜하게 만드는 작전”이 물거품이 됐잖아!
 
비스마르크: ……뭐 됐어.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지금이라도 확인하렴.
 
블뤼허: 블뤼허, 질문!
 
블뤼허: Z16하고 같은 팀이라고 나와 있는데, 결국 「적」은 누구야?
 
Z16: 맞아! 여기에는 블뤼허하고 이몸의 이름밖에 없다고!
 
비스마르크: 그걸 아까 설명하려고 한 건데.
 
비스마르크: 훈련 작전의 「적」은――현 시점에서는 비공개로 할게. 우리와 같은 함선이 한 명 있다고만 생각해줘.
 
블뤼허: 흐음~ 궁금하게 하네……. 그럼 우리는 걔하고 언제 만날 수 있어?
 
비스마르크: 「실험」이 시작된 후에.
 
비스마르크: 처음부터 끝까지 싸우는 건 아니야. 그리고 경면해역의 시설이 가동되지 않는 동안은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도 할 수 있어.
 
Z16: 어떤 놈일지 기대되는데!
 
비스마르크: 그래. 어쩌면 놀랄지도 몰라.
 
Z16: 그런가…. 얼른 만나고 싶네… 이몸의 새로운 동료….
 
블뤼허: 그렇게나 기대되면 얼른 개요서 확인하고 출격하자!
 
블뤼허: 우리하곤 다르게 아는 사람이 상대지만, 비스마르크도 그 「재현」에는 조심해! 냐하☆
 
 
 
 ~02. 경면해역 시설
경면해역. 그것은 세이렌이 만들어 낸 이공간.
 
생성된 경면해역은 외부의 접근이 대부분 차단되고, 내부에서는 독자적인 환경·구조 내지 물리 법칙이 적용된다.
 
가령, 아무것도 없는 바다에서 발견된 경면해역 안에 거대한 섬이나 시설군이 존재하는 일도 있다――
 
 
경면해역. 생활 구역.
 
블뤼허: 여기가 이 경면해역 내부 작전 기지구나―
 
블뤼허: 밖에서 보면 뾰족뾰족 세이렌 건물인데 안은 의외로 쾌적하네!
 
Z16: 음. 넓고 설비도 완벽해서 작전 기지라기보다는 레저 호텔 같군.
 
Z16: 실험 작전이 끝날 때까지 여기서 생활하는 건가?
 
블뤼허: 영차―
 
블뤼허는 휴게실에 있는 소파에 누워 작전 개요서를 펼쳤다.
 
블뤼허: 응. 아주 오~랜 실험이 될 거니까 시간 날 때 이 시설에 대해 파악해 둬야지!
 
블뤼허: 흠흠. 여기는 휴게실이고… 함대…… 어어, 「조각실」에 「공방」?
 
Z16: 세이렌의 「장기말」이 만들어지는 시설인가! 이몸은 처음 봐! 블뤼허는?
 
블뤼허: 나도 처음이야. 세이렌은 물론이고 이 경면해역 조사도 끝난지 얼마 안 됐으니까.
 
블뤼허: 어디 보자…. 이 경면해역의 「장기말」은 특수하고, 전투력고 작전수행능력이 강화되어 있다…….
 
블뤼허: …우리의 의장과 마찬가지로 이번 실험 작전을 위해 특별히 조정된 사양이다…….
 
블뤼허: 「장기말」을 유도할 때 너무 깊숙이 들어가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요주의.
 
블뤼허: 냐하☆ 무섭네 무서워!
 
블뤼허가 작전 개요서를 확인하고 있는 동안 Z16은 옆에 있는 무인 식당을 조사하고 있었다.
 
Z16: 블뤼허, 굉장해! 여기 식당 엄청 맛있을 거 같아!
 
Z16: 철혈 요리뿐만 아니라 아이리스에 로열, 사디아 요리도 주문 가능해!
 
블뤼허: 과연…. 해역의 실험 구역은 몇 개의 작은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기함을 전투불능으로 만들면 해당 구역에는 「제압」 판정이 내려진다.
 
블뤼허: 구역을 충분히 제압하면 훈련의 적이 있는 작전 기지로 나아갈 수 있다…….
 
Z16: 블뤼허! 듣고 있어?
 
블뤼허: 아니―
 
Z16: 이몸은 식당을 조사했어! 꽤 괜찮다고!
 
Z16: 블뤼허도 엄청 오래 항행했는데 배 안 고파? 일단은 밥부터 먹을까?
 
Z16: 애초에 시설이 기동하지 않으면 작전도 시작되지 않으니까!
 
블뤼허: 흠, 그건 그래……. Z16은 뭐 주문했어?
 
Z16: 슈바인스학세, 자우어크라우트, 카르토펠퓌레!
 
블뤼허: 그럼 나도 슈바인스학세, 그리고 부르스트하고 야채 그릴로 할까!
 
블뤼허: 다음은…… 어느 쪽의 작전 기지가 제압될 때까지 경면해역에 침입하거나 탈출은 불가능하다…….
 
블뤼허: 뭐야 이게――!!
 
Z16: 왜 그래!?
 
Z16: 앗차차차. 하마터면 요리가 떨어질 뻔했네…. 자, 블뤼허가 주문한 거.
 
블뤼허: 고마워! 음음… 첫날의 시설 기동――작전 개시는 오후 3시…….
 
Z16: 하아!? 왜 첫날부터 싸워야 돼!
 
Z16: 지금 시간이….
 
블뤼허: 11시 반! 시설 점검도 아직인데!
 
Z16: …………….
 
블뤼허: 아무튼 서둘러서 밥 먹고 얼른 시설하고 「장기말」을 점검하자!
 
 
 
 ~03. 「장기말」 함대
경면해역. 「장기말」 함대.
 
작전 개요서에 나와 있는 지도를 따라 「공방」 구역에 도착한 블뤼허와 Z16은 눈앞의 광경에 압도당했다.
 
「공방」이라는 이름 그대로 마치 공장처럼 꾸며진 그 큰 공간 안에는 무수한 「장기말」들이 말없이 자리잡고 있었다.
 
Z16: 자, 「장기말」 대함대……!
 
Z16: 이몸들이 경면해역에서 싸우는 적들은 이렇게 시설에서 생겨나고 있는 건가…??
 
블뤼허: 레베에 틸레, 그리고 카를스루에, 오이겐하고 히퍼도 있어!
 
블뤼허: 거기에 그나이제나우와 샤른호르스트… 비스마르크까지!?
 
Z16: 이 숫자가 일제히 습격한다면 아무리 가짜라도 이길 수 없다고!
 
Z16: 이 훈련은 우리가 이겼어! 그렇지, 블뤼허!
 
Z16: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하하하!
 
앞으로의 대규모 작전(훈련)에 마음이 설레는 Z16은 근처에 있던 틸레의 「장기말」에게 말을 걸었다.
 
Z16: 특히 틸레! 이번에는 아무리 그래도 신중하게 가자고 하진 않겠지!
 
블뤼허: 어― 답을 바라는 거면 소용없을 텐데? 「장기말」은 의사소통이 안 되니까.
 
Z2?: …………………
 
블뤼허: 역시 꺼림칙하네……. 표정 정도는 바꿀 수 있다는 건 싸우면서 알았지만.
 
Z16: 그건 그렇지. 뭐 「장기말」은 「장기말」이니까. 세이렌의 악취미적인 산물이라는 건 이몸도 안다고!
 
Z16: 그게 아니면 여기서 「실험 작전」 같은 걸 할 리가 없으니까! 어디, 여기 철혈 녹음기가 있네.
 
프린츠 오이겐?: “「결상점 작전」 실험 요항――”
 
프린츠 오이겐?: “「장기말」 함대 기동 후, 「적」 구역으로 유도하며 공격. 구역 내 「기함」을 격파.”
 
프린츠 오이겐?: “일정 수의 구역을 제압한 뒤, 「적 기지」를 공격해 제압하면 실험 종료.”
 
프린츠 오이겐?: “어느 한쪽의 작전 기지가 제압되기 전까지 경면해역에 침입하거나 탈출할 수는 없어.”
 
Z16: 작전 개요서에 나와 있는 내용하고 똑같잖아!
 
Z16: 호, 혹시 이건 오이겐이 이몸이 작전 개요서를 읽지 않았다는 걸 눈치 채고…….
 
프린츠 오이겐?: “「결상점 작전」 실험 요항――”
 
블뤼허: 응? 계속 반복하네?
 
Z16: 그럼…, 「적」이 누구인지 궁금해!
 
프린츠 오이겐?: “「결상점 작전」 실험 요항――”
 
Z16: 역시 같은 말만 반복하네…. 으으으.
 
프린츠 오이겐?: “그나저나 적에 대해 궁금하겠지만, 아쉽게도 알려줄 수 없어. 후후후♪….”
 
Z16: 뭐뭐뭐뭐뭐야――!? 큭, 설마 이런 곳에서까지 오이겐한테 바보 취급 당하다니…!
 
블뤼허: 그쯤 하지? 오이겐이니까 그 정도 장난은 얼마든지 칠 수 있고.
 
블뤼허: 음― 그치만 생각해 보면 이거 딱히 우리한테만 하는 말은 아니지?
 
블뤼허: 어쩌면 상대 쪽도 우리가 「적」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걸까? 냐하☆
 
블뤼허: 좋아, 이 세이렌 「장기말」 대함대를 사용해서 어디의 누군지 모를 적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주자!
 
 
 
 ~04. 피제
경면해역. 실험 구역 H8.
 
Z46?: …………….
 
Z16: 적의 정찰함대를 확인!
 
Z16: 선두에 있는 건… 피제의 「장기말」과 양산형 세이렌이군!
 
블뤼허: 피제? 그러고 보니 피제는 작전 개시 전 의장 숙련도 아직이었던 거 같은데….
 
블뤼허: 여기 「장기말」은 벌써부터 전력으로 치는 거야? 어쩐지 재밌겠는걸! 냐하☆
 
Z16: 하지만 저쪽 함대는 소형함 중심이야. …아무리 피제의 「장기말」이 강하다고 해도 우리쪽 대형함 중심의 편성을 웃돌 것 같지는 않은데.
 
블뤼허: 1회전은 우리의 압승! 가자―!
 
 
 
 ~05. 그라프 체펠린
Z16: 적의 증원을 확인!
 
Z16: 그라프 체펠린이다! 진짜가 아니라 「장기말」이지만.
 
블뤼허: 달랑 항모 한 척이고 호위함대도 없는 거야? 음― 무슨 생각이지…….
 
블뤼허: 직접 지휘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곤 하지만 조금 「장기말」을 다루는 법이 엉성하지 않아? 냐하☆
 
블뤼허: 그러고 보니 그라프 체펠린도 의장 숙련 중이었던가? 이번 작전에는 시간이 안 맞았을 텐데.
 
그라프 체펠린?: ……………….
 
블뤼허: 피제의 「장기말」처럼 아마 그렇게 강하지는…… 우와앗!?
 
블뤼허: 오오오! 그라프 체펠린의 의장은 저런 느낌이구나!
 
Z16: 강해 보여! 멋있어! ……뭐 최강인 이몸보다는 못하지만!
 
블뤼허: 우왓! 넋 놓고 보고 있지 말고 함재기를 격추해!
 
블뤼허: 대공 사격, 개시―!
 
 
 
 ~06. 브륀힐데
――!!
 
함재기의 항공 공격에도 불구하고 「장기말」 그라프 체펠린은 격파되었다.
 
Z16: 이 구역의 기함으로 보이는 「장기말」 그라프 체펠린을 격파했다!
 
Z16: 어? 기함을 해치웠더니 다른 양산함들도 일제히 도망쳤어! 뭐, 양산함이니 고작 그 정도겠지!
 
Z16: 이제 우리 양산함들한테 추격을 맡기면 되는 거지!?
 
블뤼허: 후우― 깜짝 놀랐어…. 항공모함은 비겁해!
 
Z16: 비겁이든 뭐든 그것까지 포함해서 실험이야! 그렇지 않으면 이몸이 순식간에 정리했을 테니까.
 
블뤼허: 그치만 블뤼허도 전력으로 싸운다면 제대로 실험이 안 되겠지?
 
Z16: 그야 그렇지만…….
 
블뤼허: 냐하☆ 이제는 이 구역의 제압 판정이 나올 때까지 대기하면 되니까 느긋하게 하자.
 
블뤼허: 아, 다른 함선의 신호를 포착했어. …순양전함 브륀힐데? 누구지?
 
Z16: 브륀힐데……? 모르겠어…. 이름은 멋있지만!
 
블뤼허: 냐하☆ 혹시 실험의 「적」을 맡은 아이일지도!
 
블뤼허: 그치만 통신은 실험이 다 끝나기 전까진 하면 안 되겠지…?
 
블뤼허: 함선이 있다는 건 어쩌면 원군이 오는 걸지도 몰라!
 
블뤼허: 우리도 출격해서 이 구역에서 적을 모두 몰아내자!
 
 
 
 ~07. 첫날의 개선
Z16: 블뤼허, 적이 철수한다!
 
블뤼허: 벌써? 아직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는데….
 
블뤼허: 추격하자 Z16! 놓치지 않을 거야!
 
Z16: 그치만 상대 함선은 벌써 어딘가로 가버렸는걸…. 이대로 나아가면 다른 구역에 진입해.
 
Z16: 그렇게 되면 작전 룰 위반이야. 오늘은 이미 이겼으니까 슬슬 돌아가자.
 
블뤼허: 으그극…. 한 방 먹었네….
 
Z16: 응? 먹었어? 이긴 건 우리 쪽인데?
 
블뤼허: 이긴 건 좋지만 저쪽 함선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잖아.
 
블뤼허: 그리고 저쪽만 항모를 내보내니까 다음엔 우리가 불리해져!
 
블뤼허: 정체불명의 적에게 일방적으로 아웃레인지 공격을 당하는 거…… 짜증나! 엄청 짜증나!
 
Z16: 어렵네…. 그런데 블뤼허가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줄은 몰랐어.
 
Z16: 왠지 평소의 블뤼허하고 다르다고! 출격 전에 무슨 일 있었어?
 
블뤼허: 히퍼가 매일 매일 공부하라고 잔소리 했는걸! 이 정도야 당연하지!
 
Z16: 흐으음…. 이몸도 틸레나 니미한테 과외 받으면 그렇게 될까?
 
Z16: 아무튼 지금은 돌아갈래! 슬슬 「공방」도 멈출 테니까 얼른 식당 가서 밥 먹을 거야!
 
블뤼허: 아앗! 기다려!
 
 
 
 ~08. 만찬회? 반성회?
경면해역. 생활 구역.
 
블뤼허: 냐하☆ 오늘 저녁은――호화 아이리스 요리 풀 코스!
 
Z16: 맛있겠다!!! 그리고 양도 많아!
 
블뤼허: 그치! 평소에는 이런 거 거의 못 먹으니까!
 
블뤼허: 음료수는 알아서 가져와. 내 거밖에 안 가져 왔으니까.
 
Z16: 응! 오늘은 뭘로 할까…….
 
Z16: 그러고 보니 「장기말」은 밥 같은 거 안 먹나?
 
Z16: 하긴 식당에서 「장기말」이 줄서서 주문한다고 생각해 보면 좀 요상하지….
 
블뤼허: 안 먹지 않을까? 「장기말」은 세이렌이 만들어 낸 로봇 같은 건데 밥은 필요 없겠지.
 
블뤼허: 조사 자료에 따르면 「공방」으로 돌아온 「장기말」은 전투 데이터를 이곳에 있는 다른 시설로 업로드 한대.
 
블뤼허: 그리고… 이름은 까먹었지만 다른 「장기말」한테 받은 전투 데이터를 동기화해서 자신의 성능에 반영한다는 거 같아.
 
블뤼허: 그 다음엔 격납 시설로 돌아가서 코 자려나?
 
블뤼허: 아무튼 그리고 「공방」에서 보충된 「장기말」과 합류해서 다음날 시설이 기동될 때 다시 함대를 짜서 실험에 참가하는 거야.
 
Z16: 그렇구나……. 블뤼허, 의외로 잘 알고 있네….
 
Z16: 여기 오기 전까지는 이몸하고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블뤼허: Z16이 작전 개요서를 너무 안 읽어서 그런 거잖아. 다 적혀 있는데.
 
블뤼허: 그리고 「실험」이 끝날 때까지――즉 승패가 결정될 때까지는 여기서 탈출할 수 없고, 밖에서도 간섭할 수 없어.
 
블뤼허: …대충 들어도 좀 무섭지?
 
블뤼허: 이런 곳에 갇히면 보통은 빨리 탈출해서 동료들한테 돌아가고 싶어지잖아.
 
Z16: 그, 그건 그러네……. 이몸은 그냥 단순한 훈련이라고 생각했는데…….
 
Z16: 우윽. 갑자기 무서운 말을 들어서 식욕이 없어졌어….
 
블뤼허: 그치만 괜찮지 않을까? 저쪽도 철혈 함선이고, 「장기말」하곤 달리 이야기가 통하니까 만일의 경우에는 대화를 시도할 수 있잖아.
 
블뤼허: 그리고 오늘 같은 상태로 계속 이기면 금방 나갈 수 있어!
 
Z16: 그것도 그러네! 으음…… 일단 햄버거 하나 추가!
 
 
 
 ~09. 브륀힐데와의 만남
경면해역. 생활 구역.
 
식사를 마친 블뤼허와 Z16이 적당히 쉬고 있을 무렵――
 
브륀힐데: 휴식 중에 실례. 제대로 연락이 갔나?
 
블뤼허: 오! 이 시설에 따로 연락을 할 사람은… 브륀힐데, 맞나?
 
브륀힐데: 아아. 너희와 같은 철혈 소속 함선, 순양전함 브륀힐데다.
 
브륀힐데: 블뤼허, 그리고 Z16. 함께 대업을 짊어진 존재로서 절차탁마하면서 앞으로 나아가자.
 
Z16: 어, 어쩐지 멋있는 녀석이다…!
 
브륀힐데: 멋있나? 그렇게 칭찬받는 건 처음이군. 고맙다.
 
브륀힐데: 오늘의 싸움은 매우 훌륭했다.
 
블뤼허: 냐하☆ 너도 그래! 우리하곤 달리 멋지게 자신의 정체하고 실력을 숨겼으니까!
 
브륀힐데: 그래. 오늘은 너희에게 승리를 내줬을 뿐이야.
 
브륀힐데: 그쪽 시설의 생활 구역은 어떻지?
 
블뤼허: 완벽해! 밥도 맛있고 침대도 푹신푹신!
 
블뤼허: 그보다 다음 실험 예정 말인데, 분명 3일 뒤였지?
 
브륀힐데: 실험 예정은 세이렌의 중추 단말이 만들고 있다. 나는 뭐라고 답해줄 수가 없어.
 
브륀힐데: 3일 뒤일지 5일 뒤일지, 어쩌면 내일일지…. 모두 가능하다.
 
브륀힐데: 단지, 경험담이지만 연속해서 출격시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블뤼허: 경험담? 브륀힐데는 이 경면해역에 대해서 좀 알고 있어?
 
브륀힐데: 그렇지 않아. 나도 너희와 마찬가지로 처음이다.
 
브륀힐데: 다만 이전에 비슷한 경면해역을 조사한 적이 있어서 말이지.
 
Z16: 그 경면해역이란 거 혹시 우리 의장하고 관련이 있는 거야!?
 
브륀힐데: 그건 말할 수 없겠군.
 
브륀힐데: 한 가지 알려줄 수 있는 건, 네가 알고 있는 대로 철혈의 의장은 세이렌 기술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브륀힐데: 이 해역에서 봤겠지. 「진짜」는 아직 숙련이 끝나지 않았는데 이미 자유자재로 조종되고 있는 「장기말」이 있다는 것을.
 
Z16: 응 응! 싸워 봤는데 강했어!
 
브륀힐데: 「진짜」는 더 강하다. 이 기술이라면 철혈의 힘은 지금 이상으로… 아니, 다른 진영보다 앞설지도 모른다.
 
Z16: 그렇구나…. 그러면 동료들도, 이몸도 더 최강이 된다는 거지!
 
브륀힐데: ……아마도.
 
Z16: 갑자기 의욕이 막 생겼어! 얼른 돌아가서 피제한테도 알려줘야지!
 
브륀힐데: 너무 서두르지 마라. 이 의장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게 많으니까.
 
브륀힐데: 가령 의장의 제어만 해도, 함선의 용골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지? 실제로 나와 너희의 의장은 전혀 다르니까.
 
Z16: 그러니까 아직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거지……. 으으음….
 
블뤼허: 브륀힐데도 우리처럼 비스마르크한테 말해서 이 작전에 참가한 거야?
 
브륀힐데: 비스마르크? 아니, 나는 다른 동료에게 권유 받아서……. 미안하다. 그 분에 대해서는 너희에게 언급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거든.
 
브륀힐데: 걱정 마라. 내가 참가 중이라는 건 비스마르크도 알고 있다. 전에 다른 경면해역에서도 만났으니까.
 
브륀힐데: 그런가. 비스마르크…. 이번 「재현」과도 관련이 있는 건가….
 
블뤼허: 비스마르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권유했다고? 엄청 궁금해!
 
브륀힐데: 곧 알게 될 거다. 동료에게 언제까지고 숨길 일도 아니니.
 
브륀힐데: 시간이 늦었으니 오늘은 이만 쉬도록 하자.
 
브륀힐데: 「공방」이 작동하지 않아도 이 경면해역의 훈련 시설은 사용할 수 있다. 가끔은 낙오 세이렌과 「장기말」도 출현하니 그 녀석들 상대로 싸우는 법을 익히도록 해.
 
브륀힐데: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해라. 「실험」이 없는 날이라면 언제라도 괜찮으니까.
 
블뤼허: 알겠어! 너도 밥 잘 먹고 푹 자! 냐하☆
 
블뤼허: 다음 「실험」에서 만나자!
 
 
 
 ~10. 고장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쉬는 실험 작전이 한동안 이어졌다.
 
첫 패배 후 브륀힐데는 「장기말」을 더욱 투입했다. 그렇게 조금씩이지만 전세는 그녀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쪽도 결정타를 내지 못하였고, 실험의 종료 조건인 기지 공략은 요원했다.
 
그것은 즉, 세 사람 모두 경면해역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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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면해역. 생활 구역.
 
Z16: 으아아아아! 오늘은 중간까진 우세했는데 눈 깜짝할 새에 뒤집어졌어!
 
블뤼허: 설마 항모 「장기말」이 갑자기 둘이나 나오다니! 우리 배치가 전부 엉망이 됐잖아!
 
Z16: 대체 어디서 온 거야…? 그라프 체펠린만이라면 몰라도 블뤼허의 자매함도 있었어!
 
블뤼허: 자이틀리츠 말야? 그밖에도 그라프의 여동생도 있었고 이젠 뭐든지 있다는 느낌이야!
 
블뤼허: 으그그극…. 어떻게 하지….
 
Z16: 뭐가 어쨌든 애초에 이몸이 보기엔 이 실험은 너무 불공평해!
 
블뤼허: 불공평…? 확실히 브륀힐데 쪽의 「장기말」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거기에 요즘 새로 나오는 건 항모하고 순양함이지….
 
블뤼허: 그에 비하면 우리는 잠수함하고 구축함 「장기말」뿐이야~
 
Z16: 구축함은 딱히 상관없잖아! 이몸도 구축함이니까!
 
블뤼허: 구축함이 나쁘다는 게 아닌데? 단지 저쪽은 전부 대형함이니까 불리하다는 거야.
 
블뤼허: 싸우는 건 어디까지나 「장기말」이잖아? 대형함 수까지 저쪽이 우위를 점하면 상대가 안 된다고!
 
Z16: 그, 그건 그렇지만…….
 
Z16: 근데 저쪽은 대잠이 안 되는 「장기말」이 많지? 그러면 잠수함으로 힘을 빼서…….
 
블뤼허: 울프팩 말이구나!
 
블뤼허: 아니, 그보다 하나 신경 쓰이는 게 있어….
 
블뤼허: 비스마르크의 통신은 오늘도 아직 오지 않았지…?
 
Z16: 안 왔어….
 
블뤼허: 그 작전 준비로 바쁘다고는 하지만… 비스마르크가 분명 지원을 해주겠다고 했었는데― 이제부턴 어떻게 싸울까―
 
Z16: 서, 설마 비스마르크가….
 
블뤼허: 아니 아니, 말도 안 돼! 비스마르크는 철혈 함대의 기함이고, 최강이잖아!
 
블뤼허: 로열도 비스마르크를 쓰러트리진 못할 거야. 응. 비스마르크는 문제 없어.
 
블뤼허: 분명 우리 통신기가 고장이 난 거겠지…….
 
Z16: 으으…. 여기 머무른지도 꽤 됐고, 슬슬 돌아가고 싶어….
 
블뤼허: 나도…. 그치만 맡은 실험은 끝까지 해야지!
 
블뤼허: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적당히 해서 상대에게 져주는 건 말도 안 되니까!
 
Z16: 그런 짓은 안 해! 비스마르크가 맡긴 철혈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실험인걸!
 
블뤼허: 응! …다음 대전은 모레…인가?
 
블뤼허: 우리한테는 비스마르크 「장기말」도 있으니까 전력을 다해서 얼른 실험을 끝내버려야지.
 
 
 
 ~11. 울프팩
경면해역. 실험 구역 C3.
 
블뤼허: 작전대로 U보트 「장기말」로 전황을 뒤집는 거야!
 
블뤼허: Z16은 전위를 잘 유도해서 기만 공격으로 상대방을 끌어당겨!
 
블뤼허: 적이 추격해 오면 나는 주력함대를 내보내서 항모를 호위하는 진형을 흔들어 놓을게!
 
블뤼허: 그리고 적 항모의 수비가 허술해지면 U보트 「장기말」의 울프팩으로 단숨에 치는 거야!
 
Z16: 좋아! 완벽한 작전이군!
 
블뤼허: 냐하☆ 함재기 공격은 귀찮지만, 정면으로 부딪히연 아직은 우리가 유리해!
 
블뤼허: 잠수함으로 항모를 무력화할 수 있다면 우리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라구!
 
블뤼허: 자, 출격하자―!
 
 
 
 ~12. 유도
Z16: 블뤼허, 들려?
 
Z16: 작전대로 잘 됐어! 상대는 지금 이몸이 이끄는 「장기말」에 집중하고 있다!
 
Z16: 적 호위함들도 항모한테서 떼어놨어!
 
블뤼허: 냐하☆ 정면의 적에 너무 집중하느라 허점이 생겼다구! 오늘은 거길 찔러서 이길 테다!
 
블뤼허: 주력함대, 자 이쪽이야…!
 
블뤼허: 이 앞은 적의 항모! 슬슬…… 어… 라――!?!?
 
Z16: 왜 그래 블뤼허! 적 항모는 아직 못 잡았어? 이쪽은 이제 한계라고!
 
블뤼허: 그게… 이쪽에도 전함 「장기말」이 나왔어―!
 
울리히 폰 후텐?: ……………….
 
블뤼허: 게다가 엄청 강해 보여……….
 
Z16: 이제 시간이 없어! 비스마르크 「장기말」도 있고, 숫자는 우리가 많으니까 싸울 수밖에 없어!
 
Z16: 블뤼허! 부탁해!
 
블뤼허: 알겠다고! 전 함 전진! 적 「장기말」을 쓰러트려!
 
 
 
 ~13. 결전 전야
경면해역에서의 실험 작전은 종반에 임박했다.
 
전함이 포함된 주력함대로 힘껏 돌파해 나간 블뤼허 일행이었지만, 브륀힐데 측에도 전함 「장기말」이 출현하면서 단숨에 압도당했다.
 
이미 지역 대부분은 브륀힐데에게 제압되었고, 전선과 마지막 시설 기지까지 이제 구역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만약 블뤼허 일행이 한 차례 더 지게 된다면, 브륀힐데는 시설 기지로 쳐들어 올 테고 그렇게 되면 실험 작전은 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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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면해역. 생활 구역.
 
Z16: 또 졌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블뤼허: 어쩔 수 없잖아. 저쪽에도 전함 「장기말」이 나왔으니 이제 우리 쪽 우세 화력은 없어졌어.
 
Z16: 그럼 어떻게 싸워야 돼…?
 
블뤼허: 어떻기는. 앞으로 한 번만 더 구역을 제압당하면 우리의 패배가 확정일 뿐이지.
 
Z16: 큭…… 분해!
 
Z16: 불공평해! 언페어야! 상대 「장기말」이 너무 강하잖아!
 
Z16: 우리 「장기말」은 처음부터 별로 변하지 않았는데 저쪽 「장기말」만 계속 강해지잖아! 그리고 비스마르크도 연락 하나 없고….
 
블뤼허: 그걸 포함해서 실험 작전이잖아? 아마.
 
블뤼허: 우리가 이기든 브륀힐데가 이기든, 철혈에게는 어느 쪽이든 의미 있는 일이야. 냐하☆
 
블뤼허: 그리고 우리도 모든 전략을 짜내서 싸웠어! 즉 져도 전력을 다한 결과니까 어쩔 수 없어!
 
Z16: 그건 그렇지만…….
 
블뤼허: 그보다 나도 이제 여기 있는 거 질렸는걸! 할 것도 거의 없고!
 
블뤼허: 「장기말」을 관찰하는 것도 좋지만, 말을 걸어도 아무 반응도 없고!
 
Z16: 그래? 틸레는 평범하게 반응해 주던데?
 
블뤼허: 뭐어어어어!? 진짜? 무슨 말을 했는데?
 
Z16: 저번에 이몸이 밥 얘기를 했는데 잘 들어줬어!
 
블뤼허: 에엥!? 뭐야 그게 말도 안 돼! 보고서에 써놔야지!
 
블뤼허: 애초에 「장기말」이 만약 대화가 가능하다면 지금까지의 철혈의 「장기말」에 대한 대책이라고 할까, 세이렌과의 전법 등이 전부 성립하지 않게 될 거야!
 
Z16: 뭐라고!? 떠올려 볼 테니까 좀만 기다려봐….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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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16: 틸레! 오늘 아침밥은 엄청 맛있었어!
 
Z2?: “듣고 있어. 응. 그래서?”
 
Z16: 점심도 맛있었어! 설마 사디아 피자는 저렇게 종류가 많을 줄이야!
 
Z2?: “듣고 있어. 응. 그래서?”
 
Z16: 스파게티도 종류가 많아!
 
Z2?: “듣고 있어. 응. 그래서?”
 
Z16: 저녁은 뭘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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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뤼허: ………혹시나 해서 묻는데 그냥 Z16 너 혼자 말이 통했다고 생각한 거 아냐?
 
Z16: 그, 그럴 수가!? 어째서―!?
 
블뤼허: 아니 대화가 전혀 안 이어지고 말투도 틀리잖아! …하아, 이러면 보고서에 쓸 필요는 없겠네….
 
Z16: 어? 진짜 안 써도 돼?
 
블뤼허: 안 써! 네 머리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할 거 아냐.
 
블뤼허: 오늘은 이만 자자! 다음 실험은 내일이니까 기력을 잘 보충해야지!
 
블뤼허: 중추 단말도 왠지 상태가 이상하네. 전에는 3일에 한 번 정도의 페이스였는데 요새는 매일 매일….
 
Z16: 혹시 중추 단말도 질린 건가?
 
블뤼허: 미묘하게 웃을 수만은 없지만 뭐 상관없지. 냐하☆
 
블뤼허: 아무튼 내일이면 마지막 싸움이 될 것 같지만, 언제나처럼 대충 하지 말고 전력으로 힘내자!
 
Z16: 물론이지! 맡겨줘!
 
 
 
 ~14. 마지막 싸움
시설 기지 바로 근처에 있는 마지막 구역 쟁탈전은 시작 전부터 이미 결과가 나온 듯 했다.
 
그래도 양측은 전력을 다했고, 블뤼허와 Z16은 「공방」에서 모든 「장기말」을 동원해 필사적인 방어전을 펼쳤다.
 
오랜 전투 끝에 시설 기지에 있는 「목표」가 파괴됨으로써 실험 작전은 블뤼허 일행의 패배로 끝났다.
 
블뤼허: 끝났네…… 별로 실감은 안 나지만….
 
Z16: 역시 졌나….
 
브륀힐데: 이기고 지는 것에는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이긴 쪽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좀 그렇군.
 
브륀힐데: 애초에 「장기말」 함대 전력부터 차이가 났고, 이 실험 작전에는 여러 가지 제한이 걸려 있었다.
 
브륀힐데: 어쩌면 승패는 처음부터 결정나 있었고, 우리는 어디까지나 그 「실험」에 참가한 것일지도 모르지.
 
블뤼허: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기왕 싸운다면 지는 것보단 이기는 게 더 기쁘잖아!
 
브륀힐데: 아아. 물론이지.
 
Z16: 실험이 끝났다는 건 여기 있는 「장기말」도 볼일이 끝났다는 거지? 어쩐지 벌써 철수하고 있는데….
 
브륀힐데: 양산함은 이곳의 중추 단말의 지시에 따라 분해되고 자재는 회수될 거다.
 
브륀힐데: 「장기말」도… 그 공방에서 실험 데이터 업로드를 마친 뒤 분해되겠지.
 
Z16: 역시 일이 끝나면 해체되는구나…. 수고했다고 한마디 해주고 싶은데.
 
브륀힐데: 실험이 끝나서 그런지, 이 경면해역도 변화하고 있군.
 
브륀힐데: 잔해는 수거되고, 시설 구조도 바뀌는 것 같다.
 
브륀힐데: 전부 원래대로 돌아가면 출구가 나올 거야. 그곳을 통해서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어.
 
블뤼허: 음― 모처럼 온 거니까… 브륀힐데. 기념으로 함선끼리 한 번 전력을 다해 훈련해 보지 않을래?
 
블뤼허: 지금까지는 거의 「장기말」만 싸웠잖아? 적어도 한 번만이라도 진짜 힘으로 싸워 보고 싶어.
 
브륀힐데: 괜찮겠나? 훈련탄이라면 비축되어 있지만, 그래도 잘못 맞으면 다칠 수도 있을 텐데?
 
블뤼허: 그건 브륀힐데도 마찬가지지. 괜찮다면 꼭 부탁해!
 
Z16: 이몸도 참가할래! 2대1인데 괜찮아? 최강의 이몸에게 겁먹고 도망가도 된다고?
 
브륀힐데: 후후. 나는 순양전함이야. 중순양함과 구축함 한 척 정도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
 
블뤼허: 글쎄에―? 그럼 훈련 구역에서 승부하는 걸로 하자.
 
브륀힐데: 좋아. 함선끼리의 전력을 다한 훈련, 이 실험 작전의 대단원이라고 여기면서 가겠다!
 
 
 
 ~15. 귀환
―――――!!!!
 
훈련 구역에서 시작된 실험 작전의 마지막 싸움은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졌다.
 
블뤼허: 꽤 하네! 역시 순양전함!
 
브륀힐데: 너희도 그렇군. 화력의 열세를 연계로 커버하면서 내가 각개격파하지 못하도록 잘 움직이고 있어.
 
Z16: 하지만 이걸로 마지막이다! 브륀힐데의 움직임은 다 파악했다고! 이몸의 최강 어뢰 공격은 못 피해!
 
???: 어머, 기운이 넘치는 것 같네.
 
통신기에서 동료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리자 세 사람은 일제히 움직임을 멈췄다.
 
프린츠 오이겐: 실험은 끝났는데 그렇게나 들뜨다니. 이게 혹시 여운이라는 걸까?
 
Z16: 이 목소리는…… 프린츠 오이겐!?
 
프린츠 오이겐: 그래. 출구가 나타난 게 관측돼서 안내하러 왔어.
 
블뤼허: 오이겐―! 냐하☆ 출격할 때는 왜 배웅 안 왔어??
 
프린츠 오이겐: 좀 볼일이 있어서. 미안해. 그래도 이렇게 마중은 나왔잖아.
 
프린츠 오이겐: 실험 작전 수고했어. 블뤼허 언니, Z16, 그리고…… 브륀힐데였나?
 
브륀힐데: 아아. O급 순양전함 브륀힐데다. 마중 고맙군. 프린츠 오이겐――그리고 프리드리히 공.
 
브륀힐데: 지시받은 일은 모두 완수했다. 이제부터 원대로 복귀하겠다.
 
Z16: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아, 브륀힐데가 말했던 비스마르크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게….
 
브륀힐데: 프리드리히 공이다. 설마 직접 와줄 줄은 몰랐는데.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특별계획함,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란다. 작전 수고 많았구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블뤼허, Z16, 그리고 브륀힐데. 너희의 「실험」은 무사히 완료되었어. 이것으로 철혈도 또 다른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겠지.
 
블뤼허: 냐하☆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다!
 
Z16: 그리고 멋진 의장도 많이 봤어! 프리드리히 것도 멋있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후후후. 고맙구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브륀힐데. 그 「원대」 말인데, 유감스럽게도 구성원이 재편성되었단다.
 
브륀힐데: 그런가…. 과연, 그런 건가…….
 
블뤼허: 오이겐, 비스마르크는 괜찮아? 물어볼 게 엄청 많은데!
 
프린츠 오이겐: 비스마르크? 무슨 소리야?
 
블뤼허: 연락 말야! 아, 그리도 「장기말」도!
 
블뤼허: 연락하겠다더니 한번도 연락이 안 왔어! 그리고 비스마르크를 포함해서 우리 쪽 「장기말」도 이상했고!
 
블뤼허: 처음에는 쉽게 이겼는데 브륀힐데의 「장기말」만 계속 강해져서 엄청 당했어! 비스마르크의 「장기말」도 새로 나온 「장기말」한테 졌고!
 
프린츠 오이겐: 「재현」의 영향이 설마 여기까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이제 가자꾸나. 오이겐.
 
프린츠 오이겐: 그래…. 일단은 돌아가자.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나중에 또 해줄게.
 
블뤼허: 히잉. 뭐 상관없지! 돌아가자!
 
블뤼허: 아! 오이겐은 돌아가는 길에 같이 수다떨자!
 
블뤼허: 경면해역 안에서는 말동무가 Z16하고 브륀힐데밖에 없었거든! 계속 그 상황이었다간 머리가 이상해졌을 거야!
 
프린츠 오이겐: 그래 그래. 가는 길엔 블뤼허 언니 상대가 되어줄게.
 
Z16: 귀환이다! 집에 간다!
 
오이겐과 블뤼허 자매의 즐거운 잡담 소리와 함께 일행의 모습은 경면해역 출구로 사라졌다.
 
 
 
 ~16. 재현. 그리고 미래
실험 작전 전.
 
???·???
 
비스마르크: 드디어 이 순간이 왔어.
 
비스마르크: 성공이냐 실패냐――어느 쪽이든 철혈의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 될 거야.
 
비스마르크: 내가 어떻게 되든, 이제는 네가 앞에 나서야 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비스마르크: 특별계획함이자 세이렌과의 협력 창구인 당신이라면, 옵저버도 신용할 게 틀림없어.
 
비스마르크: 우리가 짠 계획을 실현하도록 해. 철혈의 운명은 네 어깨에 달려 있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걱정 마렴. 비스마르크.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는데. 오이겐에게는 이미 설명했니?
 
비스마르크: 아직이야. …다만 그녀는 이번 전투――그리고 이후의 일에서도 맡은 「역할」을 잘 연기해야만 해.
 
비스마르크: 우리 계획에 대해서는 네가 알려줘. 프리드리히.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 너무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비스마르크: 오이겐이라면 분명 이해해 줄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리고 하나 더. 검은 큐브를 사용한 후…… 너는 어떻게 되는 거지?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따로 구조 계획은 세워놓지 않은 것 같은데.
 
비스마르크: ……그건 나중에 깨달았으면 했는데.
 
비스마르크: 아무것도 안 했어. 필요가 없으니까.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비스마르크. 큐브의 힘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할 가능성은 0이 아니야.
 
비스마르크: 알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도박을 하는 거니까.
 
비스마르크: 다만, 내가 힘을 제어할 수 있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일까?
 
비스마르크: 검은 큐브의 침식…. 너도 알다시피 힘을 끌어낼수록 침식당하는 정도도 심해져.
 
비스마르크: 로열에게 쓰러지든, 세이렌에게 좀먹히든…. 다른 누가 됐든 간에 「비스마르크」는 여기서 한 번 쓰러져야 해.
 
비스마르크: 「비스마르크」가 쓰러지지 않으면 「재현」은 끝나지 않아…. 그러면 철혈의 미래 또한 열리지 않을 거야.
 
비스마르크: 나를 구하려고 시간이나 자원을 낭비하지 마. 상층부와 세이렌… 그 게임에서 「희생」되는 건 내가 마지막이 될 거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유감이지만 받아들일 수 없구나. 비스마르크.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네가 공백으로 남긴 이 악장은――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가 작곡하겠어.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철혈에 부과된 운명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새로운 길을 걷는 것. 최선의 결말을 위해선 너와 지휘관의 존재는 없어서는 안 돼.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얼마나 시간이 지나도, 얼마나 비용이 들어도 말이야.
 
비스마르크: 내가 거절해도 밀어붙일 셈이구나.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그래. 물론, 네 작은 기사도.
 
비스마르크: …………마음에 담아둘게.
 
비스마르크: 네가 연주하는 흑철의 악장, 기대하겠어. 또 언제 어딘가에서――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 또 어딘가에서 만나자꾸나. 비스마르크. 이 바다에 맹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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