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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홍의 메아리

킹루클린 2023. 3. 14. 17:08
 ~01. 추억
이건 나의 기억인가, 아니면
 
히류: 준비는 아직입니까?! 적이 반격해오고 있습니다!
 
아카기: 1항전, 2항전, 함재기를 어뢰장비로 공격 전환, 대함 공격 개시!
 
카가: 뭐?! 이 타이밍에?!
 
카가: 언니, 안 됩니다! 적에게 공격 전환할 틈을 주면!!
 
소류: 고도 2000에서 적기 다수 접근 중!
 
아카기: 뒤에서?!
 
카가: 큭! 직위대에 귀환 지시! 대공 화력을!
 
카가: 크아아아아아!!
 
아카기: 카가! 카가아아아아아아!!
 
 
 
……………………
 
……
 
실수를 범했군…하필이면 이런 때에.
 
…미안… 아무래도 당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 같아…….
 
아마기… 씨…….
 
 
 
 
 
——청홍의 메아리
 
 
 

……확실히…예전 이야기였지……
 
 
 
아마기: 후후후후……외통수네요.
 
카가(戰): 앗!
 
아카기: 언니의 10연승!
 
카가(戰): 네 녀석…내 '사(士)' 를 대각선으로 옮기라고 꼬드기는 바람에 졌잖아! 치사하다!
 
아마기: 호호, 카가가 너무 공격만 하니까 그렇죠. '장(將)' 을 가운데로 옮겼을 때 이미 승부는 끝났었답니다.
 
아마기: 공격하기 보다 방어를 하는 척 하며 상대를 끌어들이는 게 어쩔 땐 더 효과적인 계책이 될 수 있다고나 할까요.
 
카가(戰): 칫, 우쭐대기는…이번엔 어쩌다가 내가 방심했을 뿐이야! 두고보라고……
 
카가(戰): 좋아, 한 번 더 간다!
 
→ 한 판 더 둔다
→ 여기까지 둔다
 
카가(戰): 아아아아!!
 
아카기: 아마기 언니 11연승~!
 
아마기: 벌써 시간이 이렇게…아카기, 슬슬 돌아가도록 하죠. 본의 아니게 카가의 연습을 방해하게 되었네요.
 
아카기: 아, 네!
 
카가(戰): 도망칠 셈이냐?
 
아마기: 그럴리가요. 내일모레는 일 년에 한 번 있는 사쿠라 엠파이어 연합 함대의 대연습 훈련 날입니다.
 
아마기: 연습이긴 하지만, 오늘 같은 승부가 아니라 실전으로 승부를 가리는 게 더 공평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카가(戰): …그렇지. 그럼 누가 최강의 신세대 전함인지, 실전으로 어디 한 번 가려보자고!

 

 

무츠: 나가토 언니, 무츠가 조금 알아봤는데…이번 참가자들은 다들 승부욕이 대단하대! 기대된다!
 
나가토: 딴 사람들 앞에선 날 나가토 언니라고 부르는 걸 삼가하라 이르지 않았더냐…!
 
무츠: 에에……그치만 왜 나가토 언니라고 부르면 안 되는 거야??
 
나가토: 으으으……그럼 마음대로 하거라……
 
나가토: 하아…그것보다, 연합 함대의 연습이라…잘 되면 좋으련만……

 

 
 
 ~02. 기억Ⅰ
나가토: 짐은 이번 연습의 심판을 맡게 된 연합 함대 기함, 나가토라고 한다!
 
나가토: …날로 뒤숭숭한 세계 정세, 더욱이 세이렌이 설치고 있는 요즘, 우리 사쿠라 엠파이어가 마주한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라곤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나가토: 우리 사쿠라 엠파이어는 더욱더 의기투합하여야 하고,
 
나가토: 더욱 큰 힘을 발휘하여야만 한다!
 
연함 함대 기함 나가토는 연설을 잠시 멈추곤, 연습 훈련에 참가한 함선소녀들을 둘러보았다.
 
나가토: 이번 연합 함대 연습 훈련에서 승리한 측의 기함에겐, 이후 연합 함대 기함의 자리를 넘겨주도록 하겠다!
 
!!!!
 
카가(戰): 나가토님을 이어…연합 함대의 기함이 된다고?!
 
무츠: 다들 조용히!
 
무츠: 그럼, 지금부터 이번 연습 함대의 편성을 읽어줄게~!
 
무츠: 홍군, 순양전함 아마기……………
 
무츠: 청군, 전함 카가……………
 
카가(戰): 예상대로인가. 아마기, 여기서 널 쓰러뜨리면……
 
나가토: 이번 연습 훈련은 우리 사쿠라 엠파이어 연합 함대의 미래를 정하는 중요한 자리다.
 
나가토: 다들 이 점을 명심하고, 자신의 전력을 발휘하여, 후회없이 싸울 수 있도록!

 

나가토: ……그럼……연합 함대 연습 훈련을 시작하겠다!
 
 
 
 ~03. 기억Ⅱ
하타카제: 어라? 홍군 기함인 당신이 나올줄은 몰랐는데.
 
아마기: 연습전은 술래잡기가 아니니까요. 제가 계속 나타나지 않으면, 카가가 곤란한 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으니 말이죠.
 
하타카제: 그래도 이렇게 전선에 나온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겠지. 참고로 이 연습전, 그대에게 있어선 어차피 단순한 유희에 불과하지 않나?
 
아마기: 글쎄요. 확실히 전 계책을 구사하는 걸 좋아하지만, 정면 승부에 능하지 못하다곤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답니다.
 
하타카제: 흠흠……그대가 적이 아니라 다행이군, 거기까지 생각할 줄이야.
 
하타카제: 뭐, 지금은 길을 막아 '졸(卒)'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겠지.
 
하타카제: 지나가고 싶다면 이 하타카제를 쓰러뜨리는 게 좋을게다!
 
아마기: 서로 최선을 다하도록 하죠. 후후후후……
 
 
 
 ~04. 기억Ⅲ
하타카제: 이정도인가. 과연 화력이 달라도 너무 다르군 그래.
 
아마기: 그렇게 말하는 그쪽도 맡은 임무를 다하셨잖아요?
 
하타카제: 아마기……그대, 진심인가?
 
아마기: 무슨 말씀이신지?
 
하타카제: 연합 함대 기함 후보 말이네.
 
아마기: ……
 
하타카제: 그대의 움직임은 평소와 다르지 않지만, 싸워보면 차이가 느껴지네.
 
하타카제: 참고로 그대의 전의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고양되어 있는 것 같군.
 
하타카제: 그 정도 전의라면 후방에서 지휘 담당을 맡아도 같은 전투 성과를 얻을 수 있을 텐데, 전선으로 나온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군 그래.
 
아마기: 글쎄요… 전 단지 지금까지랑은 다른 방식도 필요하지 않나 해서 이런 건데 말이죠.
 
아마기: 시대는 계속 변해가고, 매년 같은 방식으로 싸우다 보면 나중에 실전에서 통용되지 않을까 두려운 게 있으니까요.
 
아마기: 상황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고 나가토님도 그러셨어요. 이젠 제 몸만 생각할 할 때가 아니에요.
 
아마기: 새로운 방식의 전략이 과연 통할 수 있을지…
 
아마기: 연습 훈련이니까 시험해볼 가치가 있다고, 전 생각합니다.
 
하타카제: 그렇군, 확실히 일리 있는 말이야.
 
하타카제: 그대가 그리 생각한다면 됐네. 연합 함대의 기함이 누가 되든, 난 전력으로 지지할테니.
 
하타카제는 그렇게 연습전 해역을 이탈하였다.
 
……
 
나가토: 지금부터 연습 훈련 첫날의 전투 성과를 확인하겠다!
 
이렇게, 연합 함대 연습 훈련의 첫날이 종료되었다.
 
아마기: 콜록, 콜록…겨우 끝났군요…하마터면 걸릴 뻔 했어요……
 
아마기: 역시 몸을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더니…콜록콜록…이 정도로 쓰러질 것 같다니……
 
아마기: …조금만 더, 앞으로 두 번만 더 버티면……
 
 
 
 ~05. 기억Ⅳ
아마기: 후후후후……당신이 공격 부대를 이끄는 거군요? 나카.
 
나카: 네! 아마기씨!
 
아마기: 기운 넘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나카는 이런 연습 훈련은 처음인가요?
 
나카: 네! 사쿠라 엠파이어 선배들과 함께 싸우고, 다음 연합 함대 기함이 선출되는 과정을 보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기: 후후후, 의욕이 넘치는 건 좋지만 여기가 전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는 거, 알죠?
 
나카: 물론이죠! 아무리 아마기씨라 해도 쉽게 지나가게 놔두진 않을 겁니다!
 
아마기: 그럼 당신의 그 힘, 사쿠라 엠파이어의 모두에게 한 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06. 기억Ⅴ
나카: 역시 아마기씨! 나카의 완패입니다!
 
아마기: 아뇨, 나카도 충분히 잘 싸워주었어요. 언니들에게 많이 배운 것 같군요.
 
나카: 아마기씨는 언니들과 사이가 좋나요?
 
아마기: 글쎄요. 그래도 둘은 저번 연습 때는 꽤 눈에 띄긴 했었는데 말이죠.
 
아마기: 진츠의 지략, 그리고 센다이의 힘……당신의 소질도 그녀들과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진 않아요.
 
나카: 에헤헤헤…감사합니다!
 
아마기: ……아카기도 당신처럼 자라주면 좋으련만.
 
나카: 그 아카기씨 말씀이신…가요?
 
아마기: 예. 아카기는…뭐, 그렇죠. 응석을 너무 받아주어서 그런 걸까요……
 
나카: 그런가요…? 아카기씨도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아마기: 힘이 있다 해도 그것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심성이 없다면……물론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문제 없겠지만, 만약 그 아이가 좌절을 맛보기라도 하는 날엔…
 
나카: 괜찮을 거에요. 아마기씨가 곁에 있잖아요!
 
아마기: 그래서 걱정이라는……콜록! 콜록콜록!
 
아마기: 아마기는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나카: 아마기씨! 괜찮으세요?!
 
아마기: 괜찮습니다…콜록콜록…연습 훈련을 준비하느라 몸이 조금 안 좋아진 것 뿐이에요.
 
아마기: 후후, 딱한 모습을 보여버리고 말았군요.、
 
아마기: 나카는 어서 모항으로 돌아가야겠죠? 벌써 '격침' 판정이 나왔으니까요.
 
나카: 아…네! 아마기씨, 몸조리 잘 하세요!
 
아마기: 후우……
 
아마기: 제가 곁에 있으니까, 라고요?……하긴……
 
아마기: 그렇지만, 과연 제가 앞으로 얼마나 더 당신 곁에 있을 수 있을까요……아카기.
 
 
 
 ~07. 기억Ⅵ
아마기: 무슨 일인지 다들 서두르고 있는 것 같네요…아침부터 무슨 일이람?
 
하타카제: 이제 왔는가, 아마기. 조금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러네만, 잠깐 같이 가도록 하지.
 
둘은 모두가 모인 장소로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연습 훈련 정보가 적힌 게시판이 있는 곳이었다.!
 
카가(戰): 하!? 너는 멍청이냐?
 
카가(戰): "내가 연습전에 참가할 수 있으면 아마기 언니가 나올 것도 없다" 라니, 그 미완성된 장비랑 그 멍청한 머리로 말이냐?
 
아카기: 그쪽이야 말로 전투에서 꽁무늬 빼고 도망친 주제에 잘도 그런 말을 하는군요!
 
카가(戰): 까불지 마라. 그 약아빠진 여우는 말야, 교활한 책략으로 상대를 함정에 빠뜨리는 걸 제일 잘한단 말이다.
 
카가(戰): 본인이 전선에 나온다고 해서 바로 공격을 하러 가는 멍청한 짓은, 아무리 너 같은 얼간이라 해도 안 하겠다!
 
카가(戰): 게다가 난 '전함' 이다. '순양전함' 과는 방호 능력이 애초에 다르단 말이다.
 
카가(戰): 너희 얇은 장갑을 다시 한 번 보고 내게 얘기해보시지. 나, '전함' 카가가 정면 승부에서 두려워 할 거라 생각하나??
 
아카기: 어쩜 그런 말을?! 나와 언니는 처음부터 당신과는 달리 속력이 빠르다고! 당신의 그 둔한 다리로 우리 30노트를 애시당초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요?
 
카가(戰): 흥, 설마 지금 도망치는 게 빠르다고 자랑이라도 하는 건가?
 
아카기: 이…이……촌스러운 백발요괴가!
 
카가(戰): 이 쓸데없이 가슴만 큰 멍청이가!
 
 
――딱!
 
카가(戰): 헉?!
 
좀 전까지 서로 살기를 내뿜으며 말다툼을 했던 두 사람은, 갑자기 나타난 맹렬한 살기 앞에 순식간에 침묵했다.
 
아마기: 약아빠진 여우란 누구를 얘기하는 걸까요?
 
아카기: 아마기 언니!
 
――딱!
 
아마기: 전부 사이좋게 지내자고 하지 않았나요? 카가와 말다툼을 해서 어쩌겠단 거죠~?
 
아마기: 자~ 서로 악수하고 화해하는 거에요~
 
아마기는 살벌히 웃으며 두 사람의 손을 강제로 움켜잡게 했다.
 
아마기의 꿀밤을 맞아 머리에 혹이 난 카가와 아카기는, 싫은 티를 내며 반강제적으로 악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자리에 있던 모두는 생각했다, '이 여자, 무섭구나……'
 
자비로운 미소에 감춰진 강철의 괴수로부터 느껴지는 살기를 느낀 사람들은, 그 사실을 확실히 머릿속에 각인하게 되었다.
 
아마기: 자, 이걸로 화해했네요. 잘 됐어요~
 
아카기와 카가에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아마기: 사쿠라 엠파이어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있으니까, 서로 사이좋게 지내지 않으면 적과 싸울 수 없다구요~
 
아마기: 자자, 오늘 연습전도 이제 곧 시작되니까, 각자 자리로 돌아가도록 하죠.
 
두 사람은 화가 아직 다 풀리지 않았는지, 꼭 붙잡은 손을 점점 더 세게 쥐었지만,
 
아마기의 무언의 살기에 압도당해, 결국 서로 등을 돌리곤 각기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카가(戰): 목숨은 건졌구나 왕가슴. 네가 전장에 서게 되면 똑똑히 알려주도록 하마.
 
아카기: 흥, 오늘이야 말로 아마기 언니가 아마기급이야말로 최강이란 걸 확실히 알려줄 테니, 도망이나 치지 마시죠.
 
이들을 구경하던 이들도 하나 둘 씩 자리를 떠나고,
 
마지막엔 아마기만이 그 자리에 남아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08. 기억Ⅶ
카가(戰): 드디어 전장에서 만났군. 아마기!
 
아마기: 장을 잡기 위해선 차도 포도 떼어주는 법……방어를 뚫고자 하는 전법을 배웠군요.
 
카가(戰): 네 덕분이지. 솔직히, 지략도 전법도 확실히 네 쪽이 위지만…
 
카가(戰): 전투라면, 네겐 절대 지지 않아!
 
아마기: 그러면 이렇게 하도록 할까요……당신이 이긴다면, 제가 당신의 길을 막는 것을 제거하는 존재가 되고,。
 
아마기: 제가 이긴다면, 당신이 저의 최강의 칼날이 되어, 제 전략에 힘이 되어주도록 하는 겁니다.
 
카가(戰): ……당연하지.
 
카가(戰): 연합 함대 기함 후보의 자리는 잘 받아가도록 하마……자, 승부다!!
 
 
 
 ~09. 기억Ⅷ
아마기: 장은 포위하여 공략해야 하는 법……이제 도망칠 곳은 없답니다.
 
카가(戰): 어느 틈에 여기까지 포위를…넌 역시 전력을 감추고 있었구나.
 
아마기: 병불염사……연습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준비해왔던 책략입니다.
 
카가(戰): 큭…! 설마 이정도였을 줄은……
 
카가(戰): 이렇게 싸우고 있는 도중에도 냉정히 전술을 조정하고, 지휘까지 하다니……
 
카가(戰): 내 완패다. 삶던지 굽던지 맘대로 해.
 
아마기: 후후후…그럼 앞으로 '아마기씨' 라고 불러주시도록 할까요?
 
카가(戰): 네 녀석은……! 너무 우쭐대지 말라고…!
 
둘의 담소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아마기: 한 가지 신경 쓰이는 점이 있습니다만, 카가의 싸움에는 늘 냉정함이 부족합니다.
 
아마기: 오늘이 연습전이 아니라 실전이었다면…카가, 당신은 아마……
……

 

 
 
 ~10. 기억Ⅸ
사쿠라 엠파이어 연합 함대 연습 훈련은 나가토의 축사로 그 끝을 알렸다.
 
나가토: 사쿠라 엠파이어 연합 함대 연습 훈련은 이걸로 끝이다, 다들 고생 많았다!
 
나가토: 이번 연습 훈련은 아마기가 이끄는 홍군도 카가가 이끄는 청군도 모두 잘 싸워주었다.
 
나가토: 양쪽은 숙련도도 규모도, 장비도 비등했지만, 마지막의 승리를 판가름 낸 것은 전술적인 계책에 있었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으나……
 
나가토: 포술이나 뇌격전의 기술적인 배움, 평소와는 다른 편성에 따른 동료들 간의 공동작전 등, 이번 연습에서 얻은 작전 경험은 틀림없이 연합 함대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나가토: 이번 경험을 꼭 살려서, 부디 앞으로 마주하게 될 세이렌과의 싸움에서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
 
나가토: 그럼, 전에 말했던 연합 함대의 차기 기함은……
 
나가토: 차후 아마기급 순양전함, 아마기에게 위임하도록 하겠다!
 
나가토: 앞으로 아마기가 과거 미카사님으로부터 내려온 이 중요한 자리를 물려받아, 우리 사쿠라 엠파이어를 이끌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
 
아카기: 언니가…연합 함대의 기함이……!
 
아카기의 눈에 기쁨의 눈물이 맺혔다.
 
나가토: 그리고, 한 가지 더 모두에게 전할 소식이 있다.
 
나가토: 나 또한 방금 전달받아 아직 전말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나……
 
나가토: 나가토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다.
 
나가토: 알고 있듯이, 수십년 전에 있었던 세이렌과의 대전쟁의 결과는,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은 자원을 버려가며 쟁취해 낸 것이다.
 
나가토: 그것은 우리 사쿠라 엠파이어 뿐만이 아니라, 이 세계의 생명선인 바다를 공유하는 모든 세력들이 똑같이 지불했던 막대한 대가……
 
나가토: 또한, 세이렌이 일시적으로 퇴각하여 국력 회복이 시급한 지금, 각 진영의 수뇌부에선 회의를 통해 한 가지 조약을 맺었다고 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가토: "이글 유니온, 로열 네이비, 사쿠라 엠파이어, 아이리스 리브레(자유 아이리스 교국), 임페로 사르디냐, 과거 대전에 참가했던 5대 세력의 수뇌부는 아래 조약에 서명한다…"
 
나가토: "어느 진영에서든 패권을 잡지 못하도록 서로에게 족쇄를 채워, 힘의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함선, 그리고 함대 유지에 사용되는 국력을 절약하기 위해…"
 
나가토: ”협의 사항에 적힌 대로 해군 전력을 삭감한다…”
 
나가토: ……놀란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다.
 
나가토: 앞으로는 새로운 주력함의 건조하는 것은 용인되지 않으며, 건조가 진행 중인 주력함 또한 건조 동결이나, 다른 함종으로 계획을 변경한다는 내용이다.
 
나가토: 그럼에도 조약을 어기게 되는 경우, 그 함선은……
 
나가토는 길게 숨을 들이쉰 뒤, 깊은 한숨을 쉬며 묵묵히 그 다음 말을 이어나갔다.
 
……퇴역 처리되게 된다.
 
 
 
 ~11. 잔향Ⅰ
알고 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약자는 도태되는 운명.
 
약하면 죽는다, 단지 그것뿐.
 
그렇다면 적어도, 전력을 다할 전장에서 끝나는 게 나의 희망사항.
 
"연합 함대, 그리고 사쿠라 엠파이어를 부탁해……"
 
"나의…………"
 
 
아시가라: 아마기씨, 큰일이에요! 카가씨가 편지만 남겨두고, 혼자 세이렌이 지배하고 있는 거울해역으로 떠났대요!
 
아시가라: 속력이 빠른 구축함 아이들이 뒤를 쫓고 있긴 하지만, 전력적으로 거울해역을 탐색하기엔……
 
아시가라가 카가가 남긴 편지를 아마기에게 건네주었다.
 
아마기: 이건……카가, 당신 설마……
 
아마기: 상황은 알겠습니다. 수색은 계속 부탁해요. 뒷일은 제가 맡겠습니다.
 
아시가라: 아, 네!
 
아마기: 수뇌부가 체결했다는 '그 조약'……그 때부터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아마기: 저 뿐만이 아니라, 과거 이글 유니온에 소속되었던 렉싱턴급이라는 아이들도……
 
아카기: 아마기 언니, 우리들도 계획이 변경되어 항공모함인지 뭔지가 되는 건가요…?
 
아카기: 41cm포, 아직 한 번도 못 쏴봤는데……
 
………………
 
아마기: 제 짧지만 남은 시간동안 완수해야 할 계책에는, 카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마기: 하지만 성급히 편성하여 세이렌의 영역에 함부로 들어갔다간 자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카기: 지금까지 지속되었던 거함거포주의를, 하늘을 나는 장난감 같은 함재기들로 바꾸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
 
아마기: 그렇군요, 그런 수단이 남아있었네요…
 
아마기: 하늘을 나는 장난감……그것밖엔 없겠어요……!
 
아마기는 황급히 아카기와 방을 나왔다.
 
아마기: 하아…하아……호쇼씨, 지금 잠깐…시간을…하아하아……내주실 수 있을까요?
 
호쇼: 아마기씨…?! 갑자기 무슨 일이세요?
 
장비를 차고 운동하는 게 오랜만인 탓일까, 너무 급하게 뛰어 숨이 끊어질 것만 같다.
 
아마기는 심호흡을 몇 번이나 한 뒤……
 
아마기: 사쿠라 엠파이어 최초의 항공모함이신 호쇼씨에게 긴히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아마기: 호쇼씨, 당신의 함재기로 거울해역에 있는 카가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호쇼: 그건……이 아이들은 이제 관숙훈련이 막 끝난 참이라, 실전에선 아직……
 
아마기: 정찰만 하는 걸로 충분합니다. 카가만 찾을 수 있다면, 그 뒤는 제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요.
 
호쇼: 알았어요. 아마기씨의 부탁이라면……
 
바닷바람을 맞으며, 항공모함 호쇼는 한 손을 구름 낀 하늘을 뒤덮는 수평선을 향해 뻗었다.
 
호쇼: 부탁해 함재기들아. 너희의 그 날개를 펼쳐,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렴……
 
갑판에서 하나 둘씩 함재기들이 하늘로 날아올라, 호쇼가 있는 바다의 상공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그 옆에선 거울해역의 탐색을 돕고 있는 정찰함들을 데리고 온 아마기와 아카기가 조용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들에게 있어 항공모함, 그리고 함재기란 그 정도로 기이한 존재였다.
 
호쇼: 거울해역을 향해, 카가씨의 행방을 찾아줘.
 
호쇼: 그리고 다들, 무사히 돌아와!
 
호쇼의 지시를 받아 함재기들은 부채꼴을 그리며, 7시 방향의 바다로 멀리 날아갔다.
 
아마기: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호쇼씨. 카가는 반드시 데려오겠습니다. 그리고……
 
아마기는 호쇼에게 가볍게 귓속말을 하곤, 정찰함들에게 이동지시를 내렸다.
 
호쇼: 알겠습니다. 그럼 무운을.
 
아카기: 언니, 여기서부터는 함재기들과 연락을 하며 거울해역을 탐색할 수 있겠어요.
 
아마기: 응, 이 아이들은 의외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지도 모른답니다.
 
아마기: 그것보다 아카기, 배웅은 여기까지만으로 괜찮아요. 당신은 장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니까, 바로 모항으로 돌아가 개조 준비를 해주세요.
 
아카기: 그치만 역시 전, 왠지 안 좋은 예감이……
 
아마기: 언니 말 들어요. 카가는 반드시 데려올 테니까요.
 
아마기는 아카기를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인 후, 아카기의 반대방향으로 몸을 돌려 전진하기 시작했다.
 
자신도 감출 수 없는 초조함과 불안감을 동생에게 들키지 않도록……
 
 
 
 ~12. 잔향Ⅱ
아마기: 여기는 세이렌에게 점령당한 해역……얼마 전 까지만 해도 여기를 지나다닐 수 있었는데, 역시 항로 외에는……
 
하타카제: 세이렌의 움직임은 예측불가능. 이쪽의 연습전 해역까지 진출한 건 역시 아마기라 해도 예측할 수 없군.
 
아시가라: 호쇼씨의 함재기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2시 방향에 전투의 흔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기: 좋은 정보네요. 함재기라…확실히 쉽게 볼 만한 게 아니네요. 후후후……
 
아마기: 전 함, 경계 태세로 이동하여 주십시오. 접근하는 세이렌이 있는 경우, 응전은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13. 잔향Ⅲ
쿠콰아앙!
 
아마기: ……큭!
 
아시가라: 아마기씨!
 
아마기: 괜찮아요, 긁힌 상처에요. 그래도…역시 이 자폭 능력은 예측할 수 없겠네요…제 불찰입니다.
 
아시가라: 아마기씨는 무리하지 말아주세요! 여기는 저희들이…
 
아마기: 아뇨, 그렇게 놔둘 수는 없습니다.
 
아마기: 병의 생사를 고려하지 않고 책략만 고집한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비책이라 해도 공론에 불과하죠.
 
아마기: 언제까지고 천막 안에 숨어있는 책사는 지장이 아니라 그냥 겁쟁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마기는 연습 훈련 때 처럼, 후방이 아닌 전방으로 나와있다.
 
나카: 아마기씨……
 
아마기: 그리고, 제가 이렇게까지 앞으로 나와서 싸우면, 이런 성과도 있을 수 있잖아요?
 
아마기는 바다에 떠 있는 카가의 것으로 판단되는 장비의 파편을 주워 동료들에게 보여주었다.
 
아마기: 혼자서 여기까지 올 수 있다니…생각보다 훨씬 강하네요.
 
아마기: ……하아……
 
 
 
 ~14. 잔향Ⅳ
아시가라: 이상하네요…9시 방항으로 간 함재기들이 연락이 없어요…
 
아마기: …호쇼씨에게 함재기를 전부 무사귀환 시켜달라고 부탁받았는데……곤란하게 됐네요……
 
아마기: 연락이 두절된 건 세이렌에게 격추되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다른 방향에 카가가 있는 흔적이 보이지 않으니, 우선은 9시 방향으로 전진할 수 밖에 없겠네요.
 
나카: 아마기씨, 크크, 큰일났어요!
 
아마기: 나카, 무슨 일이죠?
 
나카: 에, 그그게…하늘에서 꽤 많은 그림자가 접근 중이에요!
 
아마기: 이건……!
 
아마기: 항공모함 형태의 세이렌이 있다는 건 거의 확실하고…전 함, 대공 태세를 갖춰주세요!
 
나카: 대, 대공 태세요?
 
아마기: 네.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전진하고, 부포의 시야를 최대한 확보하여 날아다니는 걸 쏴주세요!
 
나카: 아, 네! 나카, 힘내볼게요!
 
 
 
 ~15. 잔향Ⅴ
아마기: 카가!!
 
카가(戰): 아마기?! 어째서 여기에?!
 
아마기: 당신이야 말로,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겁니까!
 
아마기: 연합 함대, 그리고 사쿠라 엠파이어를 잘 부탁한다며……
 
카가(戰): 연약한 것들이나 받는 항공모함 개조 따위, 받을까보냐! 난……
 
……짝!
 
아마기는 설득 대신, 카가의 뺨을 때렸다.
 
아마기: 자신만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해서 몸을 던지는 그런 미련한 행동, 자기 자신을 설득하고자 강자네 약자네 자기 변명만 찾는 그 비굴함!
 
아마기: ……모든 건 어차피, 당신이 현실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변명이지 않습니까!
 
카가(戰): ……………
 
카가(戰): 그렇다면 알려줘…조약에 묶인 우리들이, 어떻게 싸우면 될지…!
 
아마기: 여기 오기 전에 나가토님께 부탁했습니다.
 
아마기: 모항에 돌아와 한 번 더 싸워 자신의 힘을 보여주면, 처분이 바뀔 수 있도록요.
 
카가(戰): ……정말인가?
 
아마기: 제가 카가를 속일 이윤 없잖아요.
 
그 때, 세이렌의 함재기의 대군이 다시 함대에 접근했다.
 
아마기: ……그 전에, 이 해역에서 무사히 탈출할 대책을 강구 해놔야겠죠.
 
제공권이 없는 싸움의 불리함에 입술을 살짝 깨물며, 아마노는 심호흡을 한 뒤 함대 지휘에 집중했다.
 
아마기: 전원, 방공 태세를 유지하며 색적을 진행해주세요, 적 항공모함을 발견하며 전진, 격파하세요!
 
 
 
 ~16. 잔향Ⅵ
항공모함형의 세이렌이 격파되고, 지휘하는 유닛이 없어져서인지, 적기는 하나 둘 대공포화에 떨어져갔다.
 
살아남은 적기들은 함대를 기습할 찬스를 노리며 대공화력이 닿지 않는 고도로 올라갔다.
 
아시가라: 아마기씨, 남은 탄환이 이제 얼마 없어요! 퇴각 지시를 부탁드릴게요!
 
아마기: 함재기를 이용한 파장 공격, 제공권이 없으니 이렇게까지 무서운 전략이 될 줄이야…
 
아마기: 모항에 귀환하면 좀 전의 그 전략을 생각해봐야겠어…전략에 맞는 전용 장비 연구도 반드시 같이……콜록콜록!
 
아마기는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카가(戰): 아마기, 너……
 
아마기: 시간이…없어요……이제 빨리 벗어나지 않으면……
 
아마기는 말이 채 마치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카가(戰): 어이! 아마기! 정신차려!
 
카가(戰): 아마기!!
 
동료 함대의 지휘관이 전투불능이 되었다……이 틈을 세이렌이 놓칠리가 없다.
 
콰아아아아앙! 번쩍!!!
 
쓰러진 아마기를 지키듯이, 카가가 방패가 되어 폭격기의 폭탄을 그대로 본인의 측면 장갑으로 막아냈다.
 
아마기: 콜록콜록……바보…그런 공격은 피해야……
 
카가(戰): 전함의 장갑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넌 얌전히 입 다물고 모항까지 끌려오라고!
 
퍼어어어어어엉!!
 
또 다시 나타난 세이렌의 공격대는 집요하게 카가와 아마기를 계속 공격했다.
 
카가(戰): …큭! 만만치 않군!
 
탄약 부족으로 대공포는 거의 쓸 수 없게 되었고, 카가와 아마기의 주변엔 차례 차례 폭발로 인한 물기둥이 터져 올랐다.
 
카가(戰): 이대로는 전멸이야…! 어떻게 해야…!
 
카가(戰): 아마기, 난 대체 어떻게 하면 좋지!
 
아마기: 조금…만 더…
 
카가(戰): 조금만 더 뭘 어쩌란 거야! 어이! 아마기!
 
상황은 사면초가. 항공모함과의 전술을 아직 충분히 익히지 못한 거함거포주의의 아이들은, 계속되는 항공 폭격에 허무할 정도로 무력했다.
 
카가(戰): 처음부터 날 찾아오지만 않았다면, 너희들은…!
 
마음 약한 자신 뿐만 아니라, 구하러 온 동료들의 목숨까지 헛되이 해버렸다는 사실이 카가의 가슴을 옥죄여왔다.
 
그리고 그 굴욕적인 결말을 받아들이려 하는 그 순간……
 
그녀들의 앞에 나타난 건 바로 복엽 전투기 아키츠였다.
 
아마기: 콜록콜록…때 맞춰 왔네요……
 
구름 낀 흐린 하늘을 가르며 나타난 수 대의 원군 전투기는,
 
아마기와 카가를 공격하는 데 전념하던 세이렌의 전투기들을 순식간에 전부 전멸시켰다.
 
카가(戰): 이것들은……?
 
아마기: 호쇼씨의 함재기네요……이젠 구식일지도 모르지만……
 
아마기: 역시 훌륭한 실력입니다…이렇게 멀리까지 함재기들을 조종할 수 있다니……
 
카가(戰): 하지만 대체 어떻게 우리들이 있는 장소를…?
 
아마기: 그렇네요…출발하기 전에, 정찰기의 연락이 중간에 두절되면 그 방향으로 직위대를 보낼 수 있도록 했었답니다……
 
아마기: 우리들이 항공모함을 운용하기 시작했으니…세이렌도……
 
카가(戰): 아마기………아니, 아마기씨……!
 
카가(戰): 당신 말 대로, 내가 당신의 최강의 칼날이 되어, 사쿠라 엠파이어의 적을 전부 베어버리는 존재가 되겠습니다!
 
카가(戰):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이대로 조금만 더 직위대를 따라가면 모항에 귀환할 수 있으니까!
 
 
 
 ~17. 잔향Ⅶ
카가(戰): 상황은 어떤가?
 
하타카제: 의식은 돌아왔지만, 그렇게 낙관적이라곤 할 수 없네……어쨌든 지금은 면회금지야.
 
하타카제: 하타카제는 고개를 저으며 카가에게 아마기의 상황을 설명했다.
 
하타카제: 아무래도 아마기의 용골에 결함이 생긴 것 같네만, 애초에 성정큐브에도 문제가 있었을 줄은, 정말 아무도 몰랐네.
 
하타카제: 적어도, 무리하고 또 무리해서 지금까지 버텨온 게 한 번에 터진 거라는 건 확실하다.
 
하타카제: ……저번 일도 그 원인 중 하나지만……너무 자책하진 말게나.
 
하타카제: 다만……
 
카가(戰): 다만?
 
하타카제: 이 상황으로 봐선, 지금은 항공모함으로 개조되는 것도 불투명하게 되었군 그래……
 
카가(戰): 설마……
 
하타카제: 그대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이라 봐도 좋네. 참고로 이 일은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하타카제: 아카기도 포함해서 말이지……그 아인 지금, 한창 항공모함 개조를 받고 있는 중이니까 말이야.
 
카가(戰): ……………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짓던 카가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멍하니 한 곳을 응시했다.
 
 
 
아마기: 하타카제……?
 
하타카제: 여기 있네, 아마기.
 
아마기: 이제…이제 마지막 한 수만 남았으니……부탁드립니다…
 
하타카제: 물론이네. 그대의 뜻대로 하지.
 
그리고,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나가토: 나는 나가토…사쿠라 엠파이어 연합 함대의 기함, 나가토다! 다들, 잠시 여기 집중하도록!
 
나가토: 일전에 사쿠라 엠파이어의 세력권 내에 있는 일부 해역이 거울해역화 되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나가토: 무인도라고는 하나, 연습전 해역이 세이렌에게 점령당했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쿠라 엠파이어의 불찰이다.
 
나가토: 그 대책으로 우리 연합 함대에겐, 근해의 경계 태세 강화 대책과, 차후 개조 계획의 재검토가 결정되었다고 상부로부터 전달받았다.
 
나가토: 그래서 대형함, 인간형 세이렌의 기습에 대비하고, 수뢰전대와 주력함의 즉각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나가토: 다시 한 번 더, 연합 함대 전체의 대항 연습 훈련의 개최를 선언한다!
 
나가토: 청군과 홍군의 편성은 지난 연습 훈련과 동일하나
 
나가토: 긴장을 늦추지 말고, 실제 상황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나가토: (…아마기, 이걸로 정말 좋은 겐가……)
 
 
 
 ~18. 잔향Ⅷ
카가(戰): 아마기씨, 대체 무슨 생각입니까!
 
아마기: 하타카제에게 들었겠죠, 제 몸에 대한 건.
 
아마기: 세계는 변할 겁니다. 거함거포의 시대는 곧 막을 내리겠죠.
 
아마기: 미래는……항공모함의 시대입니다.
 
아마기: ……당신은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실은 저도 적어도 한 번만 더… 순양전함으로써 주포를 울려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답니다.
 
아마기: 그러니까 항공모함 개조보다, 이렇게 연습전에서 싸우는 걸 선택한 거죠.
 
카가(戰): 아마기…씨……
 
아마기: 카가도, 적어도 한 번은 제게 이기고 싶겠죠?
 
아마기: 모처럼 만의 기회니까, 적당히 봐준다면……전 분명, 평생 원망할 겁니다, 알겠죠?
 
카가(戰): 알겠…습니다………후후, 나도 참 복은 타고난 모양이군.
 
카가(戰): 아마기씨 같이 마지막까지 자신을 관철하는 상대라면, 전력을 다해 부숴버리는 것 말고 다른 건 생각할 수 없겠죠.
 
카가(戰): ……카가급 전함, 카가!
 
아마기: ……아마기급 순양전함, 아마기.
 
카가(戰): 전투 개시!
 
 
 
 ~19. 잔향Ⅸ
아마기: 강해졌군요. 이제 제 계책이 쉽게 먹히지 않을 정도로…후후후후……
 
카가(戰): 전부 당신이 가르쳐준 덕이죠.
 
아마기: 그렇다면, 더는 가르쳐줄 게 없겠네요. 언니는 이제 만족이에요.
 
카가(戰): 잠깐, 언니라니?!
 
아마기: ………카가, 지금부터 하는 말을 잘 들어주세요.
 
아마기: 아마기는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마기: 세상에는 '강자' 와 '약자' 가 있다고 당신은 말했었죠.
 
아마기: '아마기' 로써 태어난 저는, 두 말 할 거 없이 당신이 늘 입에 담던 약자……
 
아마기: 였습니다만, 이렇게 약한 저도 모두를, 그리고 동생인 아카기를 지키는 강자가 되고자 했답니다.
 
아마기: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훈련을 하고, 면학에 힘써 자연스럽게 강자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불리게 되었죠.
 
아마기: 당신이 인정할 정도로, 전 강자로 남아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기: 앞으로는 항공모함의 시대…
 
아마기: 항공모함으로 개조될 당신, 그리고 아카기는 사쿠라 엠파이어의 중요한 주축이 될 겁니다.
 
아마기: 그리고 이 세상엔 당신과 동급…아니, 당신이 강자라 부를 만한 자들이 잔뜩 있지요.
 
아마기: ……그러니 부디, 적을 얕보지 말고, 더욱 강해지세요.
 
아마기: 약자로써 태어난 저와는 달리, 당신은 강자로 태어났고, 그리고 강자가 되어야 할 자.
 
아마기: 당신과 아카기가 가진 영광스러운 용골은, 그 자격을 충분히 갖고 있습니다.
 
아마기: 그러니, 약자로서의 아마기가 아니라, 당신이 생각하는 강자로서의 저의 '인자' 를 짊어지고,
 
아마기: 사쿠라 엠파이어의 수호자가 되어, 부디……
 
…………………아카기를, 잘 부탁드립니다…
 
 
 
 ~20. 현실
…………
 
카가: ……나는……
 
아카기: 카가, 일어났니?
 
카가: 아카기 언니, 난 대체……
 
아카기: 별 거 아니야. 저번 전투의 피로 때문에 며칠 동안 잔게 다야.
 
아카기: 잠들어 있는 동안 그리운 이름을 몇 번이나 부르면서 말이지, 후후후
 
카가: 수리는 벌써 끝난 겁니까.
 
아카기: 글쎄? 나도 눈 뜬지 얼마 안 됐는데…그것보다, 내가 매일 하고다니던 장식 혹시 못 봤어?
 
아카기: 대체 어디 떨어뜨린거람…? 설마 그걸 노리는 아이가 있는 건가…?! 그렇다면 아무래도 벌을 내려줘야겠는데……
 
카가: …………
 
카가: 아카기 언니, 당신은 도대체……
 
카가: (역시 평소의 아카기 언니로군……)
 
아카기: 뭘 멍하니 있는 거야? 빨리 '성역' 으로 갈 준비 해야지?
 
아카기: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앞으로 조금만 더…
 
아카기: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그 분' 을 만날 수 있어…후후후……
 
 
 
 ~21. 잔향Ⅹ
아마기: 나가토님, 잘 지내셨습니까?
 
나가토: 아마기인가. 날 찾아오다니, 무슨 일인가?
 
아마기: 외람되오나, 카가에 대해 한 가지 아뢸 게 있어 찾아왔습니다.
 
나가토: 좋아. 말해보게.
 
아마기: 조약에 의거한 내용이라곤 하오나, 전함 '카가' 의 퇴역 처분을 철회하여 주실 수 있으실지요?
 
나가토: ……후우……아마기, 내게 그런 걸 바라면 아니 되느니라. 조약은 이미 효력이 발생되었네, 누군가가……
 
아마기: 누군가가 카가를 대신하지 않는 이상은 어렵다……는 말씀이시지요?
 
나가토: …………
 
아마기: 아시는대로, 전 연합 함대의 기함을 맡게될 몸…하지만 머지않아 타인에게 또 위임을 해야만 합니다.
 
아마기: 지금 카가에게 맡긴다면, 조금이라도 이 병든 몸을 마지막 까지 사쿠라 엠파이어에 바칠 수 있을 것입니다……
 
나가토: 그게 그대의 바라는 것인가?
 
아마기: 물론입니다. 카가는 지금 잠시 이성을 잃고 거울해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함대를 이끌고 가 데려오도록 하겠습니다.
 
아마기: 그리고 난 뒤, 다음 연습 훈련 일정을 발표하실 때 정식적으로 공표하시고, 아카기와 카가의 함종 변경을 속행하실 수 있도록 관련 수속을 진행하실 수 있도록 간청드리고자 합니다.
 
아마기: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부디 나가토님의 고명한 판단을 부탁드리옵니다.
 
나가토: ………………
 
나가토: ……알겠다. 그대의 뜻대로 하지.
 
아마기: 황송하옵니다.
 
아마기: 그리고 그 둘의 함종 변경에 관해서는, 호쇼에게 관숙훈련의 협력을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아마기: 그 둘의 소질이라면 분명 사쿠라 엠파이어를 이끌어나갈 주력이 될 것이옵니다……콜록콜록
 
나가토: ……무사히 돌아오길 빌지. 아마기, 그대에게 자애를.
 
아마기: 황송하옵니다.
 
 
 
 ~22. 잔향ⅩⅠ
아마기: 이 장식, 받아주시겠습니까? 부적 대신 쓸 수 있도록.
 
아마기: 실은 아카기에게도 같은 걸 준비했답니다. 당신에게 주는 것은 나머지 한 짝…아니, 예비용랄까요.
 
카가(戰): (아마기씨, 왜 갑자기……?)
 
아마기: 후후후, 오던 길에 신사에서 샀을 뿐이니,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생각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자, 어서 받아요.
 
카가(戰): (아마기씨가 남에게 뭔가 선물하는 걸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데……) 그, 그럼 잘 쓰겠습니다.
 
아마기: 네, 몸에 지니고 다니시면 기쁘겠네요.
 
카가(戰): 네 네 알겠다고요, 아마기씨.
 

[한섭 버전]
카가: (아카기 언니, 당신은 날 이끌고, 그리고 강자로써의 목표를 알려준 존재)
 
카가: (당신의 의지, 그리고 내 몸 속에 흐르는 당신과 같은 '인자' 가, 우리를 강하게 이어준다.)
 
카가: (난 아마기씨의 염원으로 인해 살아가고, 강해지고, 당신을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
 
카가: (설령 당신에게 난 그저 그 사람의 대역에 불과하더라도…)
 
카가: (설령…세이렌의 힘이라는 꺼림칙한 것을 빌리는 한이 있더라도.)
 
카가: (나의, 아카기 언니……………)
 
 
 
[일섭 버전]
카가: (항모의 시대...... 당신이 말한 대로입니다, 아마기 씨.)
 
카가: (당신의 바람대로, 나는 지금 항모로서 「언니」...... 아카기 언니를 지키고 있습니다.)
 
카가: (예전엔 곁다리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중앵의 핵...)
 
카가: (가끔씩, 언니에게서 당신의 그림자를 겹쳐 볼 때가 있습니다.)
 
카가: (착각일런지, 아니면 내 미숙함 때문일런지...)
 
카가: (그럼에도, 아카기 언니는 내 가족과 마찬가지... 저는, 그녀를 돕고 싶습니다.)
 
카가: (문제는 당신의 예상을 뛰어넘는 세이렌의 동향...)
 
카가: (아마기 씨, 알려주십시오. 저는 앞으로, 어찌해야합니까......?)
 
 
아카기: 후후후, 또 쥐새끼가 숨어들어온 모양이네……
 
?????: (광역 모니터링, 꽤 잘 쓰고 있네, 후후후)
 
아카기: 5항전의 그 아이들이구나.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어쩜 저리 우둔하고 한심스러운 짓을……
 
아카기: '신' 에게 받은 이 신병기로, 그 힘을 한 번 시험해봐야겠어~
 

 


카가 독백이 한섭과 일섭이 너무 달라서 일단 두 개 다 넣어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