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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휴일

킹루클린 2023. 3. 20. 07:42

 ~01. 바다를 달리는 파도의 기사
푸르고 투명한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엔진음이 들려왔다.
 
하얀 파도와 함께 찾아온 사람은――
 
호넷II: 헬로, 지휘관.
 
호넷II: 화려하게 골인한 호넷의 늠름한 모습을 보러 왔어? 아니면… 나랑 같이 파도 가르러 왔어?
 
호넷II: 하아…. 이렇게 맑은 날에는 스릴 넘치는 수상 바이크로 맘껏 달려야지.
 
→ 그 차림은…?
 
호넷II: 이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움직이기 편한 걸 고른 거야. 노출도는 뭐어….
 
호넷II: 하항~ 이 호넷의 수영복 모습을 보고 홀딱 반한 거야?
 
호넷II: 괜찮아 괜찮아. 그럼 그렇다고 말하면 되지! 빙빙 돌려 말하는 거 안 좋아하기도 하고.
 
호넷II: 아무튼 타! 하이 스피드로 바다를 가르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느끼게 해줄게!
 
호넷이 준 구명조끼와 헬멧을 끼고 그녀의 뒤에 앉았다.
 
호넷II: 준비 됐어? 내 허리 단단히 잡아! 간다!
 
호넷II: 같이 파도 위를 나는 감각을 즐겨 보자고!
 
호넷이 시동을 걸자 수상 바이크 앞쪽이 엄청난 기세로 치솟았다. 이윽고 큰 파도를 일으키며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
 
호넷II: 후우…. 물보라 맞으면서 전력질주하는 느낌 최고야!
 
호넷II: 지휘관은 어땠어?
 
 
→ 상쾌했어!
호넷II: 그치! 역시 마음 가는대로 달리는 게 최고라니까!
 
→ 자극이 좀 강했어
호넷II: 하하, 세상의 풍파에 시달려온 지휘관이니까 이 정도는 별거 아니어야지!
 
 
호넷II: 엇, 슬슬 돌아가야겠네. 또 아까처럼 밟을게!
 
호넷II: …….
 
호넷II: 어? 시동이 안 걸리네?
 
호넷II: 설마 너무 폭주해서 망가졌나…?
 
→ ……
 
호넷II: 아니… 미안 미안. 이러면 순찰 중인 동료가 발견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겠네.
 
호넷II: 그때까지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바다의 경치를 즐기자고.
 
호넷II: 바다가 놓아주지 않는다면, 데이트 후반전으로 삼자♪
 
 
 
 ~02. 샤이닝 스위머
실내 수영장 트랙. 수면에 파문이 일어나고 낯익은 동료의 모습이 나타났다.
 
노샘프턴II: 후우…. 이런 좋은 날씨에 수영장에서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좋다니까.
 
노샘프턴II: 응? 지휘관도 왔네. …또 내가 있을 장소를 예측하고 찾아온 거야?
 
노샘프턴II: 항상 바쁜 지휘관이 이런 데 들리다니 별일이네.
 
→ 너는 수영 훈련 중이야?
 
노샘프턴II: 반반일까. 날씨도 덥고 하니까 그냥 물에 들어가고 싶기도 해서.
 
노샘프턴II: 그리고 조용한 곳이 좋거든. …사람이 별로 없는 여기라면 바닷가보다는 편할 거 같아서.
 
노샘프턴II: 호넷하고는 많이 다르지. 그 애는 떠들썩한 걸 좋아하니까 지금쯤 해변에 나가 있지 않을까?
 
노샘프턴II: 으흠…. 아무튼, 지휘관…. 그, 나하고 같이 수영할래?
 
노샘프턴II: 누가 더 빠른지 겨뤄보자.
 
노샘프턴II: 지휘관이 모항의 숨은 스포츠맨이라고 들었거든. 한번 솜씨를 보고 싶은데, 어때?
 
모처럼 받은 권유를 무시할 수도 없어서 노샘프턴과 함께 트랙을 몇 번인가 왕복했다.
 
노샘프턴II: 신기하네. 이렇게 편하게 수영해본 건 처음이야….
 
노샘프턴II: 지휘관이 옆에 있어줘서 그럴지도.
 
→ 스포츠 드링크를 건넨다
 
노샘프턴II: 아, 고마워.
 
노샘프턴II: …후우. 살겠네.
 
노샘프턴II: 오늘은 컨디션 좋으니까, 조금 쉬었다가 또 몇 번 돌아봐야지――
 
→ 노샘프턴 옆에 앉는다.
 
노샘프턴II: 어?
 
노샘프턴II: 같이 쉬자…는 뜻이야?
 
노샘프턴II: 그래. 흔치 않은 기회니….
 
노샘프턴이 내게 몸을 기댔다. 어깨에 훈훈한 감촉이 느껴졌다.
 
노샘프턴II: 고마워. 그럼 이대로 좀 쉬자….
 
 
 
 ~03. 고요한 불꽃놀이의 밤
카자구모: 아, 지휘관…. 여길 잘도 찾았네.
 
카자구모: 카자구모가 남긴 힌트를 보고 헤엄쳐서 온 거야? 다행이다….
 
카자구모: 지휘관… 수영해서 피곤하지 않아? 여기면 푹 쉴 수 있어. …아무도 안 오니까.
 
 
→ 카자구모 혼자 여기 있는 거야?
카자구모: 응. 불꽃놀이도 보이고, 조금 떨어진 데 있는 게 좋아서.
 
카자구모: 그리고, 여기라면 지휘관하고… 둘이서만…. 아무것도 아냐. 지휘관한테는 안 가르쳐줄 거야….
 
→ 여기가 카자구모의 비밀 장소니?
카자구모: 응…. 카자구모밖에 모르는, 좋은 장소.
 
카자구모: 그치만 지휘관이 알았으니까, 오늘부터는 둘만의 비밀이네.
 
 
카자구모: 아무튼, 카자구모는 오늘 엄청 기뻐.
 
카자구모: 지휘관은 카자구모의 제일 소중한 사람이니까, 여기를 알았으면 해서….
 
카자구모: 여기서 쉬다가 카자구모하고 같이 불꽃놀이 보자.
 
카자구모: 조금 거리가 있지만, 멀리서 보는 불꽃놀이도 예뻐.
 
카자구모: 소중한 사람하고 함께라면 더더욱….
 
카자구모: 아, 지휘관. 이거 줄게. 목마르면 마셔.
 
계속 손에 쥐고 있었는지 미약하게 온기가 느껴지는 음료를 받았다.
 
카자구모: 아이스크림은 하나밖에 없어서 못 주지만… 음료수는 돼….
 
강 건너에서 쏘아올린 불꽃이 카자구모의 발갛게 물든 뺨을 비추었다.
 
카자구모: …같이 불꽃놀이 보자. 응?
 
 
 
 ~04. 푸른 바다와 시를 자아내는 자
브레스트: 자, 영웅님. 눈을 뜨셔도 좋아요――
 
여기는… 바닷속?
 
브레스트: 영웅님도 그렇게 놀라실 때가 다 있군요…. 후후, 평소와는 다른 면을 보았네요.
 
브레스트: 간단한 마법이랍니다. 훌쩍 바다 밑으로 와서 경치를 즐기는…. 영웅님께도 드문 체험이 되겠죠?
 
브레스트: 놀라지 마세요. 이 푸른 바다에는 제 마법보다 더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걸요.
 
브레스트: 자, 영웅님. 함께 바다의 비밀을 찾으로 가볼까요?
 
→ 브레스트의 손을 잡는다
 
브레스트와 함께 바닷속을 거닐었다. 부드러운 흰 모래가 마치 물처럼 발밑으로 흐르고 있었다.
 
바다 위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오랜 유적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브레스트: 아득한 옛날에는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었을 테지요.
 
브레스트: 지금은 파도에 휩쓸려, 시간이라는 강의 조각이 되어 묻혔지만요.
 
 
→ 그렇기에 시가 필요한 법이지…
브레스트: 후후후. 그렇습니다. 시간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흩어진 조각 중 하나를 주워올려――
 
브레스트: 이 유적처럼, 이야기를 시로 풀어 후세에 물려줄 수 있다면, 적어도 상상 속에서 그 영광을 재현할 수 있겠죠.
 
→ 그래도 이야기는 유적과 함께 있어
브레스트: 네. 비록 그 기억은 잊혀지더라도. 설령 그 형태가 무너져 폐허가 되더라도…. 유적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비밀을 말해줍니다.
 
브레스트: 조각이나 장식이 풍화되더라도 여전히 과거의 변영을 보여주듯 말이죠.
 
브레스트: 무엇보다… 이렇게 영웅님과의 모험은 유적에 새로운 이야기――우리만의 이야기를 덧붙일 수 있습니다.
 
 
브레스트: 영웅님과 함께 있으니 무척이나 즐겁게 느껴지네요.
 
브레스트: 앞으로도 영웅님과는 가끔씩 이렇게 소란에서 벗어나, 단 둘이 느긋하게 모험을 하고 싶습니다.
 
브레스트: 서사시의 막간을 장식하기에 알맞은, 짧으면서 환상적인 모험담을――
 
브레스트: 당신을 위한 시에 한 구절 써 넣겠습니다.
 
브레스트: 후후후. 영웅님, 부디 브레스트와 함께 다음 이야기도 자아내도록 해요.
 
 
 
 ~05. 세이프티 래빗
프린츠 하인리히: (부릅――――――)
 
프린츠 하인리히: 스톱! 지휘관군, 여기 여기!
 
프린츠 하인리히: 수영장에 들어가려는 순간 프린츠 하인리히에게 붙들렸다.
 
프린츠 하인리히: 지휘관군, 설마 이대로 들어가려고 했던 거야?
 
프린츠 하인리히: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들어가기 전에 준비 운동 안 했잖아!
 
프린츠 하인리히: 몸도 안 풀고 수영장 들어갔다가 다리에 쥐라도 나면 어떡해!
 
프린츠 하인리히: 지휘관을 건져 올릴 자신은 있고, “심폐 소생”이라든가 “인공 호흡”도 공부했지만… 그래도 스트레칭은 꼭 해야 돼!
 
프린츠 하인리히: 스트레칭 다 할 때까지 지켜보고 있을 거야. 만약 하는 법 모르면 알려줄게!
 
프린츠 하인리히: 제대로 해! 건성으로 하면 안 된다구!
 
프린츠 하인리히의 감시를 받으며 대충 준비 운동을 했다.
 
프린츠 하인리히: 응 응… 됐어! 그럼 신나게 놀다 와~!
 
→ 하인리히는 수영 안 해?
 
프린츠 하인리히: 수영해! 그치만 일이 다 끝나고 나서!
 
프린츠 하인리히: 그냥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래봬도 열심히 감시하고 있다구.
 
프린츠 하인리히: 모두 제대로 준비 운동 했는지, 물에 빠진 아이는 없는지, 장난꾸러기 잠수함들이 잠수해서 장난치지는 않는지….
 
프린츠 하인리히: 그러니까, 교대하는 애가 올 때까지는 노는 건 참는 거야!
 
프린츠 하인리히: 지휘관군도 금방 가진 않을 거지?
 
프린츠 하인리히: 아하하. 같이 놀고 싶으니까 교대까지 기다려줄래?
 
프린츠 하인리히: 만세에! 그럼 약속한 거야! 나중에 “역시 돌아갈래~!”이러면 안 돼!
 
 
 
 ~06. 더 물대포 사무라이?
휴일의 해변은 웃음소리가 가득한 휴양지… 일 터였다.
 
노시로: …빈틈!
 
노시로에게 또 멋지게 물대포로 저격당했다…!
 
노시로: 이번에도 제 승리네요.
 
노시로: 어머, 너무 진심으로 하는 거 아니냐구요?
 
노시로: 후후…. 오늘은 마음껏 놀자고 한 사람은 당신 아닌가요?
 
노시로: 그래서 명령대로 전력을 다해 즐기고 있을 뿐입니다만?
 
노시로: 후우…. 해변에서 물총 싸움하니 기분이 상쾌하네요. 당신은 어땠나요?
 
 
→ 동감이다
노시로: 그럼 다행이네요. 당신도 가끔은 푹 쉬어야죠.
 
→ 좀 지쳤다
노시로: 지쳤어요? 그렇군요…. 너무 진심으로 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노시로: 다음은 어떻게 할까요? 괜찮으시면 가볍게 산책이라도 하실래요?
 
노시로: 따사로운 햇살에 기분 좋은 바닷바람, 부드러운 모래사장…. 산책하기에는 딱 좋네요.
 
노시로: 딱히 갈 곳을 정하지 않고 적당히 걷는 것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답니다.
 
노시로: 그리고, 조금 더 당신 곁에 있고 싶어서….
 
노시로: 어, 어흠. 다른 의견은 없는 것 같으니, 그럼 출발할까요?
 
바로 출발하려고 발을 내딛으려던 노시로였지만,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이쪽으로 돌아섰다.
 
노시로: 역시 저쪽으로 가요. 이쪽은 사람이 많으니까, 만약 사카와나 아가노한테 들키면 분명 놀림받을 거예요….
 
노시로: 저기, 그… 손, 잡을까요?
 
 
 
 ~07. 브라이트 스카이 머메이드
요크타운II: 지휘관님. 이 포즈는 어때?
 
요크타운II: …긴장한 것처럼 보여?
 
요크타운II: 아니, 괜찮아. 익숙하지 않은 차림이니까……조금만 마음을 가라앉히면 될 거야. 오래 안 걸릴 테니까.
 
요크타운II: 수영복? ……응. 호넷이 골라줬어.
 
요크타운II: 호넷이 지휘관과 해변에 가는 거니까 당당해져야 한다고 그러면서, “당당한” 수영복을 추천해줬어.
 
요크타운II: 처음 봤을 때는 이렇게 대담한 수영복이 나한테 어울릴까 했는데…….
 
요크타운II: 막상 해변에 오니까 훨씬 대담한 모습을 한 아이들이 많아서……. 딱히 안 되는 것도 아닐까 해서…….
 
요크타운II: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없고, 조금 대담해져도 괜찮……겠지?
 
요크타운II: 후우…… 바닷바람이 조금 강하지만, 기분 좋네.
 
요크타운II: …? 지휘관님, 왜 그래? 갑자기 눈을 돌리고――
 
→ 수영복이……
 
요크타운II: 수영복이……? 꺄악!? 어, 어느새에…….
 
요크타운II: 미안 지휘관님. 전혀 몰랐어……. 괘, 괜찮아?!
 
요크타운이 수영복을 수습하고도 한동안 어색한 시간이 흘렀다.
 
요크타운II: 이렇게 하면 될까? 지휘관님이 고른 세트, 정말 멋있어.
 
요크타운II: …아. 좀 피곤한가 보구나.
 
요크타운II: 모두하고 같이 놀아주고, 또 응석까지 받아주느라 정말 수고했어.
 
요크타운II: 괜찮으면…… 무릎베개 해줄 테니 누워서 좀 쉴래?
 
요크타운II: 괜찮아. 허먼뿐만 아니라 엔터프라이즈나 호넷에게도 해준 적 있으니까,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요크타운II: 지휘관님은 내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키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니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요크타운II: 눈을 감고 편하게, 함께 이 해변에서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를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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