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그녀가 떠난 후
엘리자베스의 효율적인 지시 덕분에 나는 아이리스에 도착하기 전, '로열의 기념 관함식에 참석하라'라는 임무를 받았다.
따라서 전용기는 그대로 로열, 엘리자베스가 오랫동안 머물고 있어서 이제 제2의 행정 중심지가 된 스캐퍼 플로 정박지로 향했다.
스캐퍼 플로 정박지
아발론의 문
접견 구역
미스 D: 조수, 드디어 놀러왔구나~!
응접실에 들어서자마자 고래 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가 이쪽으로 달려왔다.
지휘관: 미스 D? 이제 고래 곁을 떠날 수 있는 거야? 데스 섀도우는 어떻게 됐어?
미스 D: 흐흥♪ 그 시끄러운 놈은 잘은 모르겠지만 멋대로 사라져 버렸어!
미스 D: 이제 아무 데나 갈 수 있어~!
퀸 엘리자베스: 물론 행동 범위는 아발론의 문까지지만.
미스 D: 어쩔 수 없지……. 엘리자베스가 밖에 나가면 안 된대! 너무하지!
퀸 엘리자베스: 방금 말을 엘리자베스 META가 들었다면…….
미스 D: 겍-!
지휘관: 오랜만이야. 엘리자베스, 뱅가드.
퀸 엘리자베스: 오랜만이야, 하인. 앉아. 마침 티타임이니까. 차라도 마시면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홍차와 함께 온화하고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은 조용히 흘러갔다.
천역 아마하라에서 일어난 일, 헬레나 META가 했던 말을 전하자 엘리자베스는 말없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
퀸 엘리자베스: 그렇구나……. 헬레나 META의 말이 맞아. 그 애가 없다면 여기가 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어.
퀸 엘리자베스: 하지만 그 아이는 뭔가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 마치 자신이 사라지면 곧바로 너를 덮칠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지휘관: 솔직히 짐작이 안 가. 엘리자베스 META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은데.
지휘관: 어떻게 시간이 맞을진 모르겠지만, 대화해 볼 수 없을까?
퀸 엘리자베스: 음……. 엘리자베스 META는 아발론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중이야.
퀸 엘리자베스: 특수한 환경하에 있는 것 같아서 나도 직접적으로 연락이 닿지 않아.
퀸 엘리자베스: 다행히 사흘에 한 번씩은 정보를 공유하고 있거든. 마침 다음 정기 연락이 내일 정오니까, 그때 데려가 줄게.
지휘관: 그래. 그럼 당분간 여기서 신세 좀 질게.
퀸 엘리자베스: 물론이지. 위험이 불식되기 전까지는 내 비호 아래 있어야 해.
퀸 엘리자베스: 벨. 뭐 맛있는 거라도 가져와 봐.
벨파스트: 알겠습니다, 폐하.
지휘관: (헬레나가 그렇게 당부하고 떠난 걸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생길 거야…….)
지휘관: (그날은 꽤 급한 모습이었으니까, 멤피스 일행한테도 사정을 알리지 못했을 수도 있어…….)
지휘관: (하지만 벌써 며칠이나 지났는데 왜 아직 아무에게도 연락이 없는 거지…….)
지휘관: (지금 나에게는 먼저 연락을 취할 수단도 없어…….)
지휘관: (단지 기다려야만 한다니, 너무도 무력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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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아발론의 문
지휘관 휴게실
심야
잠들기 전 멤피스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멤피스: 지휘관. 나도 지금 아이리스 수도에 없는데, 어디에 있을 거 같아?
멤피스: 실은 내가 좀 대단한 발견을 했거든.
멤피스: 어쩌면 조만간 서프라이즈가 있을지도 몰라!
멤피스: 기대해!
지휘관: ……뭐야, 이 허세는.
지휘관: 서프라이즈……? 뭐지. 궁금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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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이 사라지자 눈에 비친 것은 밝은 캠퍼스였다.
지휘관: ……?
지휘관: 아발론의 문에서 잠들었는데…… 꿈속으로 날려져 버린 건가? 설마 엘리자베스 META의 방어가 뚫렸나?

??: 저기.
문득 눈앞에 흰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녀는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지휘관: ……? 우리 전에 만났었지?
지휘관: 레이디 E는? 여기 있어?
??: 휴가 중.
원피스 소녀는 갑자기 저 멀리 나무 아래에 나타나더니, 또다시 더 멀리 있는 나무 밑으로 이동했다.
지휘관: 따라오라는 거야?
??: …….
소녀는 아무 말없이 가로수 사이를 가볍게 뛰어갔다.
잔상의 궤적을 따라 나도 캠퍼스를 달리기 시작했다.
깊이 들어갈수록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지휘관: 날 데려가는 건가?
지휘관: 레이디 E 말고 다른 누군가에게?
??: 서둘러.
소녀의 속도가 갑자기 올라갔다. 나는 그 뒤를 쫓아 발걸음을 더 재촉했다.
그렇게 모퉁이를 도는 순간――
세계는 한순간에 순백으로 물들고, 소녀도 학교도 전부 사라졌다.
~02. 제1막
아름다운 세계로. 제1막
아침 햇살 속,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지휘관: ……꽤 넓은 방이네.
지휘관: ……어젯밤에 이 방에서 잠들었나?
지휘관: 아니, 뭔가 이상한데…….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서자 로열 메이드대 소속 카리브디스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카리브디스: 좋은 아침입니다, 주인님. 어젯밤은 편안히 쉬셨습니까?
지휘관: 역시 여기는 성이었구나. 하지만 어제는 분명…….
말이 목구멍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생각이 순간 멈췄다.
지휘관: 내가 어제 여기 묵었어?
카리브디스: 네, 그렇습니다.
카리브디스: 낮에는 기념 관함식, 밤에는 폐하의 즉흥 야전 훈련으로 어제는 정말 바쁜 하루였으니까요.
카리브디스: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폐하께서 안뜰에서 함께 아침 식사를 들자며 기다리고 계십니다.
카리브디스를 따라 안뜰로 향했다. 벨파스트가 이끄는 로열 메이드대가 막 아침 식사 준비를 마친 참이었다.
녹색 잔디밭에는 긴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엘리자베스, 뱅가드, 모나크, 일러스트리어스 자매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퀸 엘리자베스: 좋은 아침이야, 하인.
퀸 엘리자베스: 멍하니 서 있지 말고 내 옆에 앉아. 널 위해 비워뒀으니까.
모두의 미소 속에서 나는 어딘가 위화감을 느꼈다.
지휘관: (작고, 봉제 인형을 안고 있는 아이……. 그런 사람이 분명 있었을 텐데.)
지휘관: (인형…… 고래……?)
지휘관: 엘리자베스. 나 어제 '고래' 얘기 한 적 있어?
퀸 엘리자베스: ……고래? 다들 뭔가 기억나?
일러스트리어스: 아니요……. 그런 말씀은 하신 적이 없어요. 혹시 지휘관님, 고래를 보고 싶으신가요…?
일러스트리어스: 스캐퍼 플로에는 대형 수족관이 없으니까…… LD항에는 있을까요?
빅토리어스: 직접 바다로 나가 보는 것도 좋지!
빅토리어스: 하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좀 걸릴 텐데. 지휘관, 로열에 오래 머물러야 할걸?
지휘관: (고래를 보고 싶다…. 확실히 그렇긴 해. 하지만 뭔가…… 이상한데?)
~03. 제2막
아름다운 세계로. 제2막
로열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친 후, 엘리자베스의 열렬한 휴가 권유가 있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쉴 새 없이 그대로 다음 목적지, '별바다'로 향했다.
기지에 발을 들이는 순간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스쳐가는 모든 사람들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봤다.
멤피스가 말했던 서프라이즈라는 말, 그리고 갑작스러운 별바다 이동 명령을 생각하자 머릿속에 뭔가가 번뜩였다.
지휘관: (……설마!)
나는 주체할 수 없는 설렘과 함께 발걸음을 재촉하며 작업 구역 몇 군데를 지나갔다. 그리고――
별바다 주 기기: 인증이 완료되었습니다. 지휘관님, 들어오십시오.
이곳은 원래 렉싱턴의 의료 캡슐이 있던 병실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지휘관: 의료 캡슐이 없어…….
지휘관: …….
→ 렉싱턴…… 있어?
????: 지휘관. 와줬구나.
지휘관: ……!?
지휘관: 너……, 너 정말로 렉싱턴이야? 드디어 눈을 떴구나! 몸은 이제 괜찮아?
????: 그럼! 새러토가가 매일 돌봐준 덕분에 이제 완전히 회복됐어♪
????: 그러니까 나중에 새러토가를 만나면 꼭 칭찬해 줘야 해♪
지휘관: (……?)
지휘관: 렉싱턴……. 어디 있어? 왜 숨어서 말해?
????: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거지.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으니까!
????: 흐흥……. 한번 찾아볼래?
방을 둘러보니 의료 기기도, 의료 캡슐도 모두 치워져 있었다.
그 대신 푹신한 침대, 커다란 옷장, 소파와 생활감 넘치는 가구 장식들이 즐비했다.
이 안에서 숨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면…….
지휘관: 기다려 봐……. 찾아낼 테니까…….
지휘관: ………새러토가!!!
새러토가: 에헤헷. 역시 지휘관. 벌써 들켜 버렸네♪
새러토가: 와왓! 화내지 마! 때리지도 마!
새러토가: 그냥 분위기 좀 풀어 주고 싶어서……. 그리고 이 서프라이즈는 지휘관뿐만 아니라 언니를 위해서도 준비한 거라구♪
지휘관: ……그럼 렉싱턴은 정말로……?
새러토가: 응! 이런 중요한 일로 거짓말을 하겠어?
새러토가: 후후……. 봐. 들려?
귀를 기울이자 복도 저편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말소리가 들렸다.
멤피스: 오늘 검사 결과는 모두 양호했지. 정말 다행이다~
렉싱턴: 그럼~ 내 몸에 대해서는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는걸.
렉싱턴: 새러토가가 걱정하지만 않았으면 어제 퇴원할 수도 있었을걸?
멤피스: 아하하……. 새러토가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걱정했었어. 그러니까 조급해하지 말고 신중하게 가자는 거지.
렉싱턴: 하지만 오늘 갑자기 추가된 이 검사 항목은…… 역시 좀 이상하네.
렉싱턴: 혹시 나 몰래… 새러토가랑 뭐 꾸미고 있는 거 아니니?
멤피스: 아하하하……. 저기, 그건…….
멤피스: 아! 렉싱턴, 우리 다 왔어!
멤피스: 자, 문 열어 봐!
별바다 주 기기: 인증이 완료되었습니다. 렉싱턴, 멤피스. 들어오십시오.
안내 방송과 함께 문이 조용히 열렸다.
렉싱턴: …………!?
나는 문 안에 서 있고, 렉싱턴은 문 밖에 서 있었다.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지휘관: ………….
→ 오랜만이야, 렉싱턴
렉싱턴: 다녀왔어……. 나의 지휘관.
이건 정말로 서프라이즈였다. 너무 큰일이라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
그래서 렉싱턴이 장난친 것에 대해 새러토가에게 설교를 할 때, 나는 무심코 끼어들어 말렸다.
새러토가의 말에 따르면, 렉싱턴이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별바다에서 이룬 몇 가지 기술적 돌파구 덕분인 것 같았다.
이에 대해선 조금의 의문과 위화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냥 이 순간을 기뻐하고 싶었다.
――렉싱턴이 돌아왔으니까.
~04. 제3막
아름다운 세계로. 제3막
엔터프라이즈: 우리는 태평양에 숨겨진 세이렌의 모든 실험장을 찾아냈다.
엔터프라이즈: 이제 그것들을 일소하고 이 바다에 평화를 되찾을 때다.
엔터프라이즈: 지휘관. PH항에 온 걸 환영해.
엔터프라이즈: 지금부터 태평양 전역의 지휘권을 반환한다.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줘.
현재 전 세계 각 해역에서 세이렌 잔당 소탕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광대하고 잔존 세력이 강한 지역이 태평양 전역이다.
나는 다시 PH항으로 돌아와 지휘관 본연의 임무인 함대 지휘에 복귀했다.
바야르: 한때 이 바다를 지배했던 테스터도 이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야르: 남은 실험장들은 저희의 상대가 아닙니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맞아. 지휘관 덕분에 각기 다른 의도를 품고 있던 진영들이 단결하여 하나씩 세이렌의 본체를 격파할 수 있었다.
소비에츠카야 로시야: 우리는 지금 바야흐로 여명에 젖어 있어.
즈이카쿠: 지휘관! 중앵 함대와 모든 기지도 이번 작전에 전력으로 협조할 거야!
젠우: 후훗……. 단결일치, 보보위영(步步爲營). 함께 태평양을 완전히 탈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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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함대와 함께 출항한 나는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붉게 물든 그림자가 연이어 구름 속을 질주하고 있었다.
아카기: 지휘관님――지휘관님――!
그것은 신석 와타츠미를 끌어안고 온몸에서 희미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아카기: 지휘관님. 서둘러 천역 아마하라로 오세요! 꼭 전할 말이 있어요!
표정에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마치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것처럼.
아카기: 얼른… 얼른 오세요――
세계는 한순간에 순백으로 물들고, 아카기도 운해도 전부 사라졌다.
~05. 제4막
아름다운 세계로. 제4막
지금까지의 경험상 아카기와 신석이 관련된 시점에서 단순한 꿈으로 치부할 수 없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함대의 침로를 변경. 천역 아마하라의 재건 상황을 시찰한다는 명목으로 중앵을 방문하기로 했다.
아사마: 불쾌한 장애가 발생하였으나, 세 분께서 이미 의심스러운 구역을 재구축하셨습니다.
아사마: 지금의 아마하라에는 더 이상 불안 요소가 없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아사마: 현재는 정신 안정 결계의 효과를 한층 강화하는 작업과, 오기칠도(五畿七道) 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입니다.
아사마: 덕분에 아마하라의 가호가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모두의 수면의 질까지 눈에 띄게 좋아졌답니다.
아무래도 '천역 아마하라' 계획이 드디어 궤도에 오른 것 같았다.
나는 기술 교류를 마치고 홀로 아카기가 사는 곳을 찾았다.
그러나 거기서 나를 맞이한 것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하쿠호: 오랜만에 뵙네요, 지휘관님. ……아카기 씨에게 용건이 있으신가요?
지휘관: ……하쿠호? 아아, 맞아.
지휘관: 아카기에게 할 얘기가 있어서 왔는데, 만날 수 있어?
하쿠호: 죄송합니다. 아카기 씨는…… 지금 면회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요.
지휘관: ……무슨 일인데?
갑자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하쿠호: 사실 며칠 전 아카기 씨는 무단으로 와타츠미를 반출했어요.
하쿠호: 저희가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방 안에서 혼수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쿠호: 야마토 씨의 추측에 의하면, 아카기 씨는 와타츠미를 사용해 어떤 의식을 치렀고, 그것이 실패하여 이렇게 되었다고 해요…….
하쿠호: 심각한 내상은 피했지만…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는 하늘만이 안다, 라고 하셨어요.
하쿠호: 빠르면 몇 개월, 늦으면 몇 년…….
안 좋은 예감은 들어맞았다.
하쿠호의 안내를 받아 아카기가 잠들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침상 위에서 아카기는 평온한 얼굴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지휘관: (이 상태……. 마치 마르코…… 어라, 누구였지?)
뇌리에 순간 누군가가 떠올랐지만 이내 안개처럼 사라졌다.
아카기는 야마토 일행이 간병하고 있으니 당장은 문제없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 눈을 뜰지도, 그녀가 꿈에서 전하려고 했던 말의 의미도 지금은 알 수 없게 되었다.
천역 아마하라를 떠나자 갑자기 베네토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비토리오 베네토: 존경하는 지휘관님.
비토리오 베네토: 태평양에서 지휘관님께서 이끄시는 함대가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태평양에서의 싸움이 끝나면 지중해의 정세에도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비토리오 베네토: 아시다시피 지중해의 상황은 매우 복잡하고, 세이렌의 잔존 세력도 매우 강대합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께서 직접 지휘를 맡아 주신다면 저희에게 더없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지휘관님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직접 만나 뵙고 휴가…… 아니, 세부 작전 내용에 대해 상의할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지휘관: ……방금 '휴가'라고 한 것 같은데.
멤피스: "아시다시피 지중해의 적은 매우 강대합니다"라니.
헬레나: 별로 설득력 없는 핑계네…….
멤피스: 뭐, 어쨌든 최근 며칠간의 전황 보고를 보면 적의 저항 강도가 예상보다 훨씬 낮아.
멤피스: 이대로라면 태평양 전역의 전투도 이번달 내로 완전히 끝날 거야.
멤피스: 그럼 지중해로 가는 것도 나쁘진 않지.
지휘관: 지중해라…….
태평양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곳은 본래 대서양 전역이었다.
그러나 해역 중앙의 폭풍이 진정됨에 따라 이곳의 전황도 안정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인도양이든 지중해든 어느 쪽을 선택해도 큰 차이는 없을 터였다.
멤피스: 그럼 지중해로 가자! 베네토가 일부러 연락하기도 했고,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거겠지?
헬레나: 응……. 지휘관. 다음은 지중해로 갈까?
지휘관: (……완전히 '가고 싶어'라고 얼굴에 쓰여 있네…….)
지휘관: 그래. 다음 목적지는 지중해다.
멤피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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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역 아마하라. ???
천역이 평온을 되찾았을 무렵, 잠들어 있던 아카기가 천천히 눈을 떴다.
아카기: 지휘관님은 이미 가 버리셨군요…….
아카기: 이번에는 제가 약속을 어기고 말았네요…….
이카즈치?: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으니 조금 더 기다리거라."
이나즈마?: "외부 간섭은 모두 지웠다. 남은 것은 그대뿐이다."
이카즈치?: "즉, 그대야말로 마지막 이상."
이나즈마?: "지금 노출되면 수정당한다."
이카즈치?: "그렇게 되면 이 세계의 '설정'은 스스로 완결된다."
이나즈마?: "지휘관은 두 번 다시 깨어나지 못해."
아카기: ……큭.
아카기: 부디 아름다운 가능성 따위에 젖지 마세요… 지휘관님…….
아카기는 작게 내뱉고는 다시 조용히 눈을 감고 깊은 잠의 세계로 가라앉았다.
~06. 제5막
아름다운 세계로. 제5막
월말. 태평양에서의 전투는 예정대로 끝났고, 나 역시 계획대로 사디아 제국으로 향했다.
일련의 의례적인 행사가 끝나고, 비로소 본론인 군사 회의에 들어갔을 때 나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사디아 제국의 함대가 아직 집결조차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실제로 다가오니 나는 그저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며칠 더 머물면서 제국 수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기로 했다.
나는 멤피스와 헬레나를 데리고 로마에서도 유명한 성당 박물관을 찾았다.
관내는 명실상부하게 다양한 예술 작품이 즐비했다.
헬레나는 '동물의 방'에 있는 조각상들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멤피스는 벽화가 늘어선 회랑을 관람하고 있었다.
멤피스: ……이곳의 배치는 꽤 특색 있네.
멤피스: 역사도 깊고… 커다란 건축물도…….
지휘관: (……설마 사디아 각지의 고지도를 관광 안내도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지휘관: (고성…… 고지도……. 뭔가 중요한 걸 잊어 버린 듯한 기분이 드는데…….)
지휘관: (맞아. 이곳에는 원래 뭔가 중요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어야 할 것 같은…….)
리토리오: 하하하, 지휘관! 박물관 견학은 만족스러웠나?
생각에 잠겨 있자니 귓가에 쾌활한 목소리가 들렸다.
지휘관: 과연 명소 중의 명소야. 볼 만한 가치가 있었어.
리토리오: 그것 참 다행이군.
리토리오: 방금 각 함대가 집결을 완료했고, 기함도 로마에 도착했다. 곧 군사 회의를 열 수 있을 거야.
지휘관: 드디어 다 모인 건가. 그렇다면….
리토리오: 그래서 말인데, 나와 베네토는 내일 오전으로 회의를 잡고 싶거든. 지휘관은 어떤가?
리토리오: 성당 박물관도 이제 폐관할 시간이고…… 이렇게 된 거 다음에는 하루를 통째로 잡아 감상하는 게 낫지 않겠나?
지휘관: ……뭐, 그것도 나쁘지 않네.
리토리오: 성당 박물관을 하루만에 돌아보는 건 무리니까.
리토리오: 또 구경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알려줘.
리토리오: 박물관뿐만 아니라 사디아의 모든 명소를 안내해 주지.
리토리오: 시간도 충분하고, 제국에는 볼거리가 아주 많으니까.
지휘관: (완전히 휴가 모드에 돌입했구나…….)
멤피스: 그럼 다음은 피렌체의 구시가지를 안내해 줄 수 있어?
멤피스: 그리고 제노바의 대등대도 보고 싶어!
리토리오: 물론 대환영이다, 멤피스! 아까 회랑의 벽화를 진지하게 감상하던데…….
리토리오: 혹시 관광지를 찾고 있던 거였나……? 천재적인 발상이군!
리토리오: 피렌체도, 제노바도 훌륭하지만 물의 도시라 불리는 베네치아도 꼭 방문해 보도록!
화제가 휴가로 바뀌자 멤피스와 리토리오의 대화는 단숨에 달아올랐다.
지난 며칠간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지중해의 세이렌 전력은 예상대로 각 전역 중에서도 가장 미약했다.
반면 소탕 작전은 로열, 아이리스, 철혈, 사디아 제국의 네 진영이 공동으로 담당하고 있다.
철혈 함대와 아이리스 함대는 각각 비스마르크와 리슐리외가 직접 이끌고 있다고 했다.
지휘관: (……이것으로 전황은 정해진 것 같군.)
지휘관: (아무래도 사디아 제국에서 편안한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07. 제6막
아름다운 세계로. 제6막
사디아 제국에 머무는 동안 각 전역에서 차례로 전황 보고가 왔다.
남극해,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북극해――각 전역의 세이렌 잔존 세력은 모두 소탕되었다.
또한 오대호 지역, 카스피해, 사해, 바이칼호, 빅토리아호 등 주요 내륙 수역에서도 속속 승전 보고가 날아들었다.
이 모든 소식을 한데 모으자 그야말로 인류 문명의 역사에 새겨져야 할 큰 이정표가 떠올랐다.
이 순간 지상에서 세이렌 잔존 세력은 완전히 섬멸되었다.
오랜 세이렌과의 전쟁은 마침내 완전 승리를 맞이했다.
지휘관: ……이 소식이 공개되면 세계는 얼마나 환희에 휩싸일까.
각지의 전황을 정리하던 도중 북방연합에서 뜻밖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지휘관 동지. 회수한 세이렌의 자료를 토대로 남극과 북극에 각각 완전한 상태로 보존된 거대 세이렌 시설을 발견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북방연합은 지금까지 지자기 반전에 대한 지자기 극점의 이동 궤적 이상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저희는 이번에 발견된 그 두 시설이야말로 수년간 이동 궤적이 비정상적이었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즉 세이렌은 이 시설들을 통해 지자기 극점을 조작해 지리적 극점과 자기적 극점을 의도적으로 일치시켰던 것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러한 행동을 취한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러나 같이 회수한 다른 자료를 통해 태양이 활동기에 접어든 후의 중대한 위험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특정 조건에서 태양풍에 포함된 고에너지 입자 흐름은 시공간과 간섭을 일으켜, 그 경로에 일련의 시공간 이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는 불안정하고 수명이 짧으며, 다양한 크기로 나타나지만 성격이 확실한 특이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세이렌은 이 현상을 '인터트윈드 스톰(Intertwined Storm)'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또한 세이렌은 안정된 지자기를 이용해 행성 외부에 특수한 보호막을 구축하는 기술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중앵의 천역 아마하라가 정신적 장벽을 구축하려는 시도라면, 세이렌의 기술은 물리적 장벽 구축을 목표로 한 것 같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이 기술과 두 시설과의 관계, 우주 공간에 생성된 특이점과 보호막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아직 해명하지 못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그러나 여전히 이는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자원을 투입하여 더 철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합니다.
지휘관: ……확실히 놀라운 발견이야.
지휘관: 물리적 장벽과 정신적 장벽이 모두 갖춰지면, 그건 세계를 완벽하게 방어하는 보호막이잖아.
지휘관: 이 연구에는 전 진영이 참여해서 그 구조를 철저히 밝혀야 해.
~08. 제7막
아름다운 세계로. 제7막
그리고 마침내 세계가 고대하던 날이 찾아왔다.
오늘 대강당의 좌석은 빈자리 없이 모두 가득 찼다.
수많은 회의를 거듭한 결과, 이 긴 여정이 드디어 끝을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이 순간 모든 대립, 모든 탐색, 모든 타협은 끝났다.
아주르 레인의 본부가 아닌 이곳, '재결성' 회의가 시작된 이 장소에서 그 역사적인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렉싱턴: 세이렌――갑자기 나타나 압도적인 힘으로 바다를 지배한 이형의 적.
렉싱턴: 이 전대미문의 재앙의 초기에 우리는 각자의 생각을 안고 독자적으로 싸웠습니다.
렉싱턴: 그리고 그 결과는 무척이나 참담했습니다…….
렉싱턴: 바다의 90%를 잃고, 과학 기술도, 생활 수준도 후퇴해 문명은 붕괴 직전에 놓였습니다.
렉싱턴: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불화를 버리고, 한마음으로 단결하여 연합 군사 조직 '아주르 레인'을 창설했습니다.
렉싱턴: 기술과 자원을 공유하여 세이렌에 대항할 수 있는 함대를 구축.
렉싱턴: 결과적으로 승리를 손에 넣었습니다만…….
렉싱턴: 수십 년에 걸친 혈전 끝에 '아주르 레인'이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군사 동맹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렉싱턴: 그것은 하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분열에서 통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과거의 고난을 넘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인류의 상징이――

비스마르크: 아주르 레인은 인류 역사상 가장 암흑의 시대에 탄생했다.
비스마르크: 희망찬 미래를 꿈꾸면서도 우리는 매일 생사의 기로에서 몸부림쳤다.
비스마르크: 세이렌의 중압에 우리는 길을 잃고 방황했다…….
비스마르크: 처음에는 사소한 의견 차이, 이념의 차이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비스마르크: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작은 균열은 암암리에 커져 결국 무시할 수 없는, 그리고 결코 봉합할 수 없는 큰 단절이 되었다.
비스마르크: 그 결과, 아주르 레인은 분열되었다.
비스마르크: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였다.
비스마르크: 제한된 정보, 지나친 시기심, 부풀어 오르는 야심, 그리고 세이렌의 교묘한 이간책.
비스마르크: 그 암흑기 속에서 우리는 모두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비스마르크: 그러나 다행히 아주르 레인 창설 때 우리의 가슴에 켜졌던 작은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비스마르크: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고, 희망의 불꽃 또한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
비스마르크: 마침내 그 불꽃은 장벽이라는 단단한 얼음을 녹였고, 그 빛은 어둠을 막아냈다.
비스마르크: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는 같다. 그렇다면 걷는 길이 다르다고 해도 목적지는 하나임이 명백하다.
비스마르크: 세이렌의 출현은 인류 문명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 아주르 레인의 창설은 그 신시대의 주음을 연주한 것이다.
비스마르크: 레드 액시즈란, 그 선율 속에 울린 속음이었다.
비스마르크: 그러나 지금, 더는 그 속음을 연주할 일은 없어졌다.
비스마르크: 레드 액시즈는 오늘로써 역사가 된다.
비스마르크: 자. 단결의 깃발 아래 가슴을 펴고 미래로 나아가자.

렉싱턴: 두 개의 길이 지금 하나가 되었습니다.
렉싱턴: 깨진 연맹은 다시 하나로 돌아왔습니다.
렉싱턴: 우리가 세이렌을 이겼다고 해서, 이를 위해 만들어진 아주르 레인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렉싱턴: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앞으로 아주르 레인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렉싱턴: 이번 침략자는 세이렌이었지만,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렉싱턴: 그럼 다음은?
렉싱턴: 이 세계 밖에 안전이란 과연 존재할까요?
렉싱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단결하고, 연합하여 하나된 존재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렉싱턴: 아주르 레인의 깃발 아래, 불확실한 미래로 걸어갑시다.
렉싱턴과 비스마르크의 연설이 끝났다.
세계는 지금 침묵하며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아름다운 세상. 이제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된다.
단상에 서서, 연맹 재결성을 이룬 자로서, 인류를 승리로 이끈 자로서, 아주르 레인의 지휘관으로서…….
이 이야기에 완벽한 마침표를 찍는다.
'――이것으로 괜찮은가?‘

→ 이걸로 충분해……
→ 역시 뭔가 이상해
경고: 이 선택은 엔딩 분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09-1. 선택-아름다운 세계
지휘관: 그래……. 이걸로 충분해.
의심을 내려놓고, 축복과 환희에 휩싸인 이 아름다운 세계와 온전히 하나가 되자.
렉싱턴: 지휘관. 분열된 아주르 레인이 다시 하나가 된 건 의심할 여지없이 네 덕분이야.
새러토가: 정말 대단한 성과야~!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다니까!
요크타운: 세이렌은 패배했고, 세계는 하나가 되었어. 당분간은…… 다 함께 휴가 계획이라도 세우고 싶네.
엔터프라이즈: 휴가라……. 지휘관은 어디로 가고 싶어?
엔터프라이즈: 어디라도, 따라갈 거야.
뉴저지: 허니, 나도~!
퀸 엘리자베스: 정말 네가 해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퀸 엘리자베스: 대단해. 역사책에 하인의 이름이 크게 새겨질 거야.
킹 조지 5세: 너는 수많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진정한 전설이야.
후드: 지휘관님. 전쟁은 끝났지만…… 로열은 영원히 당신의 맹우입니다.
일러스트리어스: 빛이 언제나 당신과 함께하기를.
비스마르크: 긴 하루였어.
비스마르크: 이날을 위해 우리는 수도 없이 진창을 걸으며 고군분투했지.
비스마르크: 하지만 전부 보상받았어. 새로운 시대가 지금 여기서 시작된다.
프린츠 오이겐: 후후……. 단상 위의 너는 그야말로 빛 그 자체네. 조금 두근거렸어.
리슐리외: 이는 아이리스의 가호 아래 이룩된 위업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지휘관님.
클레망소: 이로써 아이리스 교국의 재생을 막고 있던 마지막 불협화음도 마침내 사라졌네.
클레망소: 당신과 같은 시대를 살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야…… 지휘관.
아마기: 중앵도 다시 아주르 레인의 일원으로 돌아와 같은 깃발 아래 서게 되었습니다.
아마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지휘관님.
나가토: 이토록 단순해 보였던 일들이… 현실에 닥치자 이렇게나 번잡할 줄은 몰랐다.
나가토: 그러나 모든 것은 매듭지어졌다. 나도 마음 놓고 다음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구나.
미카사: 하하하! 다시 한 번 이런 장대한 외교 행사를 보게 될 줄이야. 참으로 훌륭하다!
운젠: 미래가 어떤 모습을 취하든, 운젠은 언제나 당신 편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당신이라면 해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지휘관 동지.
소비에츠키 소유즈: 세계는 평화를 되찾았지만, 할 일은 아직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조만간 양극에서 발견된 세이렌 시설에 관한 연구 계획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아주르 레인의 모든 진영이 함께 연구해야 할 과제가 될 것입니다.
소비에츠키 소유즈: 지휘관 도잊. 그때는 다시 힘을 보태 주십시오.
아브로라: 후후. 유능한 사람일수록 바쁘다는 말은 정말이군요.
키로프: 걱정 마라, 지휘관 동지. 우리는 언제나 네 편이다!
비토리오 베네토: 완벽한 연설이었습니다. 마음이 울릴 정도로 훌륭했습니다.
비토리오 베네토: 이런 큰 행사가 사디아 제국에서 개최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요……. 후후, 아이리스는 정말 복이 많군요.
리토리오: 하하하! 이렇게 다시 아주르 레인의 일원이 되었군. 이보다 더 경사스러운 일은 없을 거다!
안드레아 도리아: 설마 다시 연맹이 하나가 되는 날을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고마워, 지휘관.
리토리오: 그럼. 지휘관의 위대함은 자연스럽고 당연하며 의심할 여지가 없어.
하우덴 레이우: 후훗. 앞으로는 튤리파 왕국의 진영 소속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느라 골치 아플 일도 없겠네.
하우덴 레이우: 전부 네 덕분이야. 우리 튤리파 왕국 함대의 은인이자, 존경하는 지휘관!
이셴: 각 진영이 분쟁을 멈추고 같은 깃발 아래 하나의 존재로 나아간다――
이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문명의 승리입니다.
이셴: 이 미래에서 인류 문명이 어떤 도달점에 이를지…… 저희도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셴: 지휘관님. 동황은 영원히 당신의 친구입니다.
멤피스: 드디어 연맹이 재결성 됐어! 이제 회의 안 해도 돼!
멤피스: 지휘관! 헬레나! 우리도 이제 자유야~!
헬레나: 저번엔 제대로 못 놀았으니까……. 다음 임무 전까지 휴가라도 가는 건 어때?
멤피스: 대찬성!
멤피스: 지휘관, 네가 찬성하면 3대0, 반대해도 2대1이야!
멤피스: 다수결로 결정! 긴~ 휴가의 시작이다~!
'세이렌과의 전쟁이 끝나고, 아주르 레인 재결성 회의도 막을 내렸다.‘
'아주르 레인은 태생부터 하나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하나일 것이다.‘
'그동안 당신이 쌓은 명성과 신뢰는 당신이 명실상부한 이 시대의 1인자라는 증거.‘
'당신은 수많은 칭호를 가지고, 전 세계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했다.‘
'그러나 당신이 자처하는 칭호는 단 하나――아주르 레인의 지휘관.‘
'세계의 주축들이 모여 평화와 발전을 향해 나아갔지만, 당신은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당신은 여전히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물론 휴일은 제외지만.‘
'당신은 천역 아마하라 계획을 추진하여 세계에 정신적 장벽을 쌓았다.‘
'당신은 극지 벙커 계획을 추진하여 세계에 물리적 장벽을 쌓았다.‘
'이렇게 이 연약하고 덧없는 세계는 완전한 보호를 손에 넣었다.‘
'안티 엑스로부터도, META로부터도,‘
'그것들을 능가하는 가공할 존재로부터도 도망쳤다.‘
'그래도 가끔 마음속에 의문이 들었다.‘
'무언가를 잊은 건 아닐까. 진짜 결말은 달랐던 게 아닐까.‘
'그런 위화감을 안은 채 당신은 문득 주위를 둘러보았다.‘
'웃음이 가득한 동료들, 다시 태어난 이 세계.‘
'그 광경을 앞에 둔 당신은 살며시 그 생각을 마음속 깊이 넣어두었다.‘
――’이 아름다운 세계로.‘
~09-2. 다음 편
지휘관: ……아니야. 뭔가 이상해.
나는 현장의 분위기에 젖지 않고, 마음속에 남은 약간의 위화감을 따라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강당을 떠났다.
아이리스 교국은 어떻게 통일되었는가. 아주르 레인 재결성 회의는 무엇 때문에 열렸는가.
지휘관: ……대관식.
지휘관: ……신의 나라.
지휘관: ……마르코 폴로?
'별바다' 기지는 왜 그렇게 중요한가. 별바다의 본체는 도대체 누구인가.
지휘관: ……갤럭시 코어.
지휘관: ……TB!
천역 아마하라는 왜 고장 났나. 아카기는 왜 아마하라에 있었나.
그녀와 와타츠미와의 관계는? 이상 구역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지휘관: 나락…… 특이점…….
지휘관: 감옥…… 엑스…… 헬레나.
지휘관: 전부 생각났어…….
지휘관: 역시 이건 전 세계적인 이상 사태야. 그 발단은…….
----
로열. 스캐퍼 플로 정박지
이미 흔적조차 남지 않았지만, 로열의 인공 특이점 '아발론의 문'은 분명 여기에 있었다.
지휘관: 이 이상 현상의 시작은 여기부터야.
지휘관: 스캐퍼 플로를 방문했던 건 로열의 기념 관함식에 참가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건 엘리자베스가 만든 구실에 불과해. 진짜 목적은 엘리자베스 META를 만나는 거였어.
지휘관: 헬레나가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
지휘관: 설마…… 그때 헬레나가 염려하던 건 바로 지금 같은 일이었을까?
지휘관: …….
→ 엘리자베스 META, 네 힘이 필요해
주변 공간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퀸 엘리자베스(META): ……네 부름, 확실하게 들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오랜만이야, 하인.
퀸 엘리자베스(META): 바깥 세상도 많이 달라졌네.
퀸 엘리자베스(META): 어때? 이 아름다운 세계는. 마음에 들어?
지휘관: ……엑스에 관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아비터의 정보도, 특이점의 정보도, META의 정보조차 없어.
지휘관: 이 아름다워 보이는 세계는…….
지휘관: 잘 생각해 보면 세계 외부와 관련된 모든 요소가 배제된 인공적인 모래상자일 뿐이야.
지휘관: 이대로라면 설령 실험장β 내부에에서 닫힌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지휘관: 외부에 부는 바람은 멈추지 않아.
지휘관: 모래성 같은 행복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겠어…….
지휘관: 설마.
지휘관: 계속 그냥 보고만 있었던 거야!?
퀸 엘리자베스(META): ……미안. 어쩔 수 없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시든 별 사건' 때 크게 다쳤었거든. 그래서 엘리자베스한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부탁했어.
퀸 엘리자베스(META): 너와 헬레나 META가 모르는 것도 당연하지.
퀸 엘리자베스(META): 솔직히 말해서 나는 헬레나 META를 계속 경계하고 있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그 아이는……가끔 너무 편집증적이었으니까.
퀸 엘리자베스(META): 만약 내가 자신을 견제할 힘을 잃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실험장β에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퀸 엘리자베스(META): 설마 이런 선택을…… 네 목숨을 통째로 내게 맡길 줄이야.
퀸 엘리자베스(META): 이번에는 내가 너무 편협했어. 하마터면 일을 전부 그르칠 뻔했어.
퀸 엘리자베스(META): 네가 처음 아발론의 문을 방문했을 때, 그때의 세계는 언뜻 보기에는 정상이었지만, 나는 여전히 깊은 혼수 상태에 있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의식을 되찼긴 했지만, 그때는 이미 이상 사태가 진행 중에 있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결국 실험장β 전체는 이중 장벽으로 뒤덮였고, 외부 간섭이 거의 불가능하게 됐어.
퀸 엘리자베스(META): 그래도 네가 내 이름을 명확하게 불러준 덕분에 마침내 개입할 틈을 찾을 수 있었어.
지휘관: ……이중 장벽?
지휘관: ……실존했어? 그냥 환상이 아니라?
지휘관: (…어라? 물리적 장벽의 연구는 아직 시작도 안 했을 텐데…….)
퀸 엘리자베스(META): 물론, 지난 몇 년간 네가 겪은 사건들은 환상이 아니라 '가능성'이야.
퀸 엘리자베스(META): 마음이 하나가 되면 진정한 현실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
퀸 엘리자베스(META): 그게 아니라면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자력으로 환상에서 깨어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한 명도 그러지 못한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잖아?
퀸 엘리자베스(META): 네가 어떤 선택을 할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퀸 엘리자베스(META): 훌륭해. 내 예상을 완벽하게 뛰어넘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되었네.
지휘관: ……전화위복이라고?
퀸 엘리자베스(META): 그래. 네가 이 '가능성'을 거부하면, 세계는 다시 분기가 발생한 그 시점으로 되돌아갈 거야.
퀸 엘리자베스(META): 하지만 이 긴 세월 동안 얻은 경험, 지식, 정보는 모두 네 머릿속에 확실하게 남아.
퀸 엘리자베스(META): 즉 예견된 미래에 대한 압도적인 정보 우위를 얻은 셈이지.
퀸 엘리자베스(META): 그리고 나도 이 추가 시간을 통해 상처를 회복할 수 있었고. 내친김에 중요한 발견도 할 수 있었어.
퀸 엘리자베스(META): 지휘관. 직접 이 일의 배후를 만나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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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계로. 후일담
빛이 사라지자 반짝이는 밤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헬레나 META와 대화할 때마다 보이는 그 밤하늘 같았다.
다만 이번에는 별들 속에 낯선 사람의 모습이 떠 있었다.
아비터 타워XVI: 드디어 만났네. 지휘관.
아비터 타워XVI: 보다시피 나는 타워. '탑'의 진정한 소유자야.
인형처럼 무기질적이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소녀를 눈앞에 두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왠지 모를 기시감이 요동쳤다.
지휘관: (……다들 말했던 '익숙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 느낌'이……. 바로 이거였군.)
아비터 타워XVI: 나는 엘리자베스와 내기를 했어.
아비터 타워XVI: 만약 네가 자신의 의지로 내가 제공한 '아름다운 세계'를 거부할 수 있다면,
아비터 타워XVI: 무대 뒤에서 정체를 밝히고, '클리어 보상'으로 네 질문에 대답해 주기로.
아비터 타워XVI: 그래서 이렇게 나타난 거야. 자. 물어볼 게 산더미처럼 많겠지? 사양하지 말고 마음껏 질문해.
지휘관: 아비터 타워XVI. 네가 이번 사태의 배후일 줄은 꿈에도 몰랐어.
지휘관: 헬레나가 마지막에 엘리자베스 META를 찾으라고 했던 건 널 경계해서 그랬던 건가.
지휘관: 멤피스 META 일행하고 연락이 두절된 것도 네가 한 짓이야?
지휘관: 넌 그녀들의 협력자 아니었나? 왜 이런 짓을 한 거지?
아비터 타워XVI: 헬레나 META가 널 엘리자베스 META한테 보낸 건 내 행동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만은 아냐. 오히려 그녀는 널 이용해서 엘리자베스 META를 다음에 일어날 사건에 끌어들이려고 했어.
아비터 타워XVI: 아무튼 그녀의 계획에서 엘리자베스 META는 매우 중요한 열쇠니까.
아비터 타워XVI: 하지만 안타깝게도 엘리자베스 META는 생각보다 신뢰도가 낮았고, 내가 시작한 행동이 결과적으로 헬레나 META의 계획을 대신해 버렸네.
아비터 타워XVI: 이게 너희가 흔히 말하는 '서프라이즈' 아니야?
지휘관: ……즉 내가 이상을 감지하고 이 '아름다운 세계'의 가능성을 거부한 시점에서, 네 행동은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되었다는 거야?
지휘관: 그럼…… 만약 내가 거부하지 않았다면?
아비터 타워XVI: 그럼 그 세계 속에서 영원히 사는 거지. 과거의 망령들로부터 떨어져서, 아무런 불안도 없는 행복한 삶을.
아비터 타워XVI: 평화롭고 아름답고 충만한 나날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삶이잖아? 마음에 안 들어?
지휘관: 모든 위험을 못 본 체하고 닫아버린 상자 속의 삶이 '행복'이라고?
아비터 타워XVI: 끝까지 책임질 생각이야?
지휘관: 그런 행복은…… 내 취향이 아냐.
아비터 타워XVI: 그럼 지금의 선택을 잘 기억해.
지휘관: ……아비터는 최근 월경 실험으로 바쁘다고 헬레나가 그랬었어. 너는 안 가도 돼?
아비터 타워XVI: 아비터의 실험은 나하고 관계없어.
지휘관: ……? 그럼 월경 실험의 내용을 알려줘.
아비터 타워XVI: 음~ 안 돼.
아비터 타워XVI: 그건 '다음 편'의 내용이거든. 금방 보여줄 테니까 기대해.
지휘관: 그럼 다음 질문. 이 '아름다운 세계'에서 나는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었어.
지휘관: 엘리자베스의 말에 따르면 나는 예견된 미래에 대해 정보 우위를 얻었다는데.
지휘관: 그렇다면 너는 날 도와준 거야?
아비터 타워XVI: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외부 정보를 배제한 '아름다운 세계'의 가능성 속에서 그런 사건들은 필연적으로 일어나거든.
아비터 타워XVI: 나는 그냥 선별만 했을 뿐. 딱히 조작한 건 아냐.
지휘관: ……그럼 아카기는?
아비터 타워XVI: 아아, 그 아이?
아비터 타워XVI: 전개상으로는 너랑 데이트를 하거나 휴가를 즐기거나 그랬을 텐데.
아비터 타워XVI: 근데 걔는 좀 예리했어. 그래서 조금 조정했지.
아비터 타워XVI: 이게 내가 유일하게 개입한 사례야.
아비터 타워XVI: 하지만 이제 신경 쓸 필요없어. 너는 '아름다운 세계'를 깔끔하게 거부했으니까. 다 지난 일이야.
지휘관: ……지금 네 태도가 감이 안 잡히거든?
지휘관: 결국 내가 '아름다운 세계'를 선택하길 바란 거야? 아니면 거부하길 바란 거야?
지휘관: 까놓고 말해서, 왜 이런 짓을 했어?
지휘관: 목적이 아니라 네 기분을 듣고 싶어.
아비터 타워XVI: ………….
아비터 타워XVI: 친칠라를 잃어버려서, 슬퍼.
지휘관: ……뭐?
아비터 타워XVI: 흐흥. 농담이야.
아비터 타워XVI: 오래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직접 무대에 내려와 보고 싶어졌어.
아비터 타워XVI: 내 눈으로 확인해 보고, 조금 바꿔 보고 싶어졌어.
아비터 타워XVI: 맞아. 원래는 이런 전개가 아니었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관객석에서 그냥 지켜만 볼 수도 있었어.
아비터 타워XVI: 시체 더미가 쌓이는 걸 보고만 있으면 됐어.
아비터 타워XVI: 뭐, 싫지는 않아.
아비터 타워XVI: 하지만 난 생각했어. '다음 편'이 그런 비극으로 끝나면 재미없잖아. 단지 그것뿐.
아비터 타워XVI: 아, 참고로 이 번외편의 평가는 묻지 마.
아비터 타워XVI: 이미 통감했어. 비평가와 감독의 차이를.
아비터 타워XVI: 역시 나는 연출에는 재능이 없는 거 같아. 이제 다시는 하지 않을 거야.
아비터 타워XVI: 그리고 너. 돌아간 다음에는 좀 쉬었다가 '다음 편' 촬영장으로 이동해.
지휘관: ……네가 아까부터 말하는 '다음 편'은 대체 뭐야?
아비터 타워XVI: '다음 편'이 시작되면 알 수 있어.
아비터 타워XVI: 돌아가면 별바다 쪽 소식 좀 확인해 둬.
아비터 타워XVI: 보너스 무대는 이걸로 끝. 다음에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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